[엘레오스] 고장난명 孤掌難鳴
[엘레오스] 고장난명 孤掌難鳴
  • 김종생 목사
  • 승인 2023.02.17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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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손

 

‘머리가 둘인데 몸은 하나’인 갓난아기 이야기가 탈무드에 나온다. 모든 아이는 생후 1개월이 되면 교회에서 아기를 축복해주는 의식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문제가 생겼다. 이 아이에게 축복을 두 번 해야 하는가? 한 번만 해도 되는가? 에 대해서 탈무드는 이렇게 답한다. 한쪽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 다른 쪽 머리가 비명을 지르면 한 사람으로, 반응이 없으면 두 사람으로 보면 된다는 것이다. 한 지체면 아픔에 반응을 즉각 보일 것이고 한 지체가 아니면 아픔에도 기쁨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탈무드 이야기 하나를 더 소환해 보자. 굶어 죽기 직전의 두 사람이 간절히 기도하자 신이 나타나 각자 기도한 대로 한 사람에게는 낚싯대를, 다른 사람에게는 한 광주리의 물고기를 주었다. 두 사람은 각자 몫을 챙긴 후 길을 나섰다. 낚싯대를 얻은 사람은 바다까지 걸어갔지만 탈진해 고기도 잡기 전에 죽었고, 물고기를 얻은 사람은 기쁜 나머지 물고기를 요리해 허겁지겁 먹었지만, 물고기를 다 먹자 그만 굶어 죽었다. 만약 물고기를 받은 사람이 낚시를 받은 사람과 함께 물고기를 같이 먹고, 함께 바다에 가서 낚시했더라면 둘 다 살아남았을 것인데 말이다. 하나님은 한 사람에게 두 가지 모두를 주시지 않았다. 각자 가진 것에 감사하면서 주어진 것을 독점하여 담을 치지 말고 같이 나누며 더불어 살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다. 상생과 협력이 중요한 이유다.

일찍이 성서엔 남성의 홀로 지냄이 좋지 않아 그를 돕는 베필로 여성을 짝지어 주셨고, 말씀만으로나 떡만으로는 부족하기에 말씀과 밥을 같이 주심을 언급하고 있다. 교리와 신학을 달리하는 여러 교단이 생겨나고,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 진영이 함께 동역하도록 하신 이유도 같은 이치일 것이다. 그래서 보수도 진보도 같이 존재해야 한다. 상대방이 불편하고 불합리하여 제거하고 싶지만 ‘마지막 날까지 가라지를 뽑지 말라’고 하신 깊은 뜻이 있어 보인다.

포항시 호미곶에 있는 해맞이 광장에 있는 <상생의 손> 기념물은 인류가 화합하고 화해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의미로 만들어진 조각물이다. 1999년에 조각가 김승국 교수(영남대학교)에 의해 제작되었으며, 이어령 대한민국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장과 대구은행 협찬으로 당시에 붙인 이름이다. 바다에는 오른손이, 육지에는 왼손이 있다. 많은 사람이 찾는 이 조형물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 바로 고장난명[孤掌難鳴]이다. 두 손으로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뜻이다. 한쪽 손뼉으로는 울리지 못한다는 것으로, 혼자서는 일을 이루기가 어려운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상생하기 위해서 하나의 손으로는 부족하다. 한 손으로 악수는 할 수 있지만, 포옹은 곤란하다. 서로 다른 손을 맞잡아야만 생존할 수 있고 사랑은 완성된다. 그러기 위해 상대방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 다른 점이 아니라 같은 점을 찾아내고, 비교적 부담이 적은 부분부터 하나가 되는 경험을 쌓아가며 마주치는 손뼉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면 좋겠다.

김종생 목사<br>빛과소금 대표<br>​​​​​​​글로벌 디아코니아센터 상임이사<br>
김종생 목사
빛과소금 대표
글로벌 디아코니아센터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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