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비평] 쏟아지는 챗 GPT 보도, 핵심은 도구일 뿐
[뉴스 비평] 쏟아지는 챗 GPT 보도, 핵심은 도구일 뿐
  • 안기석 장로
  • 승인 2023.02.17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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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주간 신문 방송을 비롯한 모든 미디어는 챗GPT의 활약상에 경탄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픈AI가 개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사가 100억달러를 투자한 AI(인공지능) 프로그램 챗GPT가 공개된 지 두달만에 사용자가 1억명을 넘어서자 모든 미디어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기자들이 챗GPT를 사용한 결과물을 경쟁하듯이 보도하자 구글이 서둘러 챗GPT 대항마 ‘바드’를 곧 선보이겠다고 호기를 부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시험삼아 챗GPT로 신년사를 써보니 훌륭하다”고 하면서 공직사회 도입을 고민해보겠다는 발언까지 했다고 한다. 네이버도 올 상반기에 ‘서치GPT’를 선보이겠다고 장담하고 카카오나 삼성도 ‘AI전쟁’에 참전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챗GPT 등장에 환호 일색만은 아니다. 대학생들이 챗GPT로 표절검색기로도 적발할 수 없는 논문들을 완벽하게 작성하자 대학교수들이 긴장하기 시작했으며 챗GPT가 미국 의사면허시험과 로스쿨시험을 무사히 통과하자 전문직들도 위협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의사, 판검사, 변호사, 기자들은 물론이고 시나 소설을 쓰는 작가나 설교를 준비해야 하는 목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한 개신교 목사는 성경의 난해한 구절에 대한 주석을 챗GPT에 부탁하자 편향되지 않은 무난한 주석을 했다는 체험담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챗GPT는 시작일 뿐이다. 가히 AI혁명이라고 할 정도로 인간이 그동안 하던 모든 지적이거나 예술적인 작업을 AI가 해내고 있다. 시를 창작하는 것은 물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작곡도 하고 동영상을 만들기도 한다. 축사나 기도문 등은 누워서 식은 죽 먹기로 단숨에 해내고 어려운 코딩도 해낸다. 사용자에 따라서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지만 각종 가짜뉴스나 가짜 캐릭터들이 인터넷에 유령처럼 배회할 수도 있다. 의사소통에 대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언론인들 중에는 ‘챗GPT에 환호만 할 수 없는 이유’로 사용하기에 편하지만 사고단계를 사라지게 한다는 우려를 표명한 경우도 있다. AI가 생산한 저작물의 저작권에 대한 논쟁도 앞으로 제기될 것이다.

독일에 거주하는 철학자 한병철 교수는 <사물의 소멸>이라는 저서를 통해 ‘정보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도구인 ‘사물’에 대해 반(反)사물로서 정보를 꼽고 있다. 정보가 사물의 앞을 가로 막고 빛바래게 할 뿐 아니라 사물을 사라지게 만들며, 이제 땅과 하늘에 거주하는 것이 아니라 구글 어스와 클라우드에 거주한다는 것이다. 이 디지털왕국에서는 정보가 지배하고 정보가 실제 일어난 사건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일시적인 흥분을 양식으로 제공하지만 사물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안정감을 얻지 못하고 늘 데이터 수집 강박증과 정보 소비에 내몰려 불안과 우울감에 빠질 수 있다. 결론은 아무리 고도로 발달한 AI라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계산할 뿐이라는 것. 저자는 AI를 계산하는 도구로 활용해야지 생각을 대신해주는 주체로 대하게 되면 인간은 디지털 감옥에서 헤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에 대한 다양한 속보들이 올해의 지면과 화면을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들은 AI를 어떻게 인간의 ‘손안에 쥘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알려주는 좋은 안내자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안기석 장로<br>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br>
안기석 장로
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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