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반부패운동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지난 1월 31일에 2022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를 발표했다고 한다. 그 발표 자료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63점으로 지난해보다 1점이 상승하였으며, 국가 순위는 전체 180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31위를 차지하여 한 계단 상승하였다. 그리고 OECD 가입 38개국 중에서는 22위로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차지하였다. 2017년부터 진행된 지난 6년 동안의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는 9점 상승하였고, 순위는 20계단 상승한 셈이다.

우리나라가 한때 “ROTC(Republic of Total Corruption/Comedy)의 나라”로 일컬어졌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러한 통계 자료는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가 점점 나아지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1위인 덴마크가 90점이고, 공동 2위인 핀란드와 뉴질랜드가 87점, 4위인 노르웨이가 84점, 그리고 공동 5위인 싱가포르와 스웨덴이 83점이라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치고는 참으로 부끄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한국투명성기구는 공직사회와 경제활동 분야의 주요 지표들이 하락했다면서, 정부 차원의 반부패 정책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반부패 리더십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무엇보다도 가슴 아픈 것은, 아직까지도 사회 구석구석에서 부정과 부패가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으며, 공무원으로서 성공하거나 사업에 성공하려면 어느 정도는 부패와 부조리를 배워야 한다는 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이다. 특히 인구의 4-5분지 일이 그리스도인이라니까 평균으로 칠 때 우리 사회의 어느 분야에든 4-5분지 일 정도의 그리스도인들이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상당수의 그리스도인들이 능동적으로든 피동적으로든 부정과 불의에 가담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추론도 충분히 가능해진다.

이처럼 엄중한 시기에, 우리는 범정부 차원에서 반부패 정책과 청렴 리더십 강화가 이루어지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오늘의 한국 사회를 이끌어가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몸담고 있는 부정과 부패야말로 우리 국민 모두의 가치관을 혼란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파멸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층 인사들은 진실과 정직을 삶의 원칙으로 정하고서, 그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한국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 역시 맑고 깨끗한 양심으로 세상을 살려고 노력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어두움을 밝혀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강성열 교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