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이오스]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여, 예수의 영성을 체득하라
[텔레이오스]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여, 예수의 영성을 체득하라
  • 정종훈 교수
  • 승인 2023.01.25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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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 7일 발표한 ‘2022년 주요 종교 호감도 및 종교 효능감’ 설문조사를 보면,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는 불교나 가톨릭에 비해서 현저히 낮다. 100점 만점에 불교 47.1점, 천주교 45.2점인데, 개신교는 31.4점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개신교 신자들 자신의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는 64.5점으로 60점을 겨우 넘겼지만, 천주교 신자나 불교 신자의 경우에는 각각 25.1점과 20.4점에 불과했다. 무종교인 역시 22.8점인 것을 감안하면, 향후 개신교의 미래는 매우 암울하다.

이 통계에서 흥미로운 것은 종교가 본인의 삶에 영향을 준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33%인데 반해, 종교가 한국 사회에 영향을 준다는 응답은 76%나 된다는 사실이다. 이를 미루어 보면, 한국의 종교들은 한국사회에 선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보다는 악하고 부정적인 영향력을 더 발휘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주요 종교가 황금만능주의와 결합되어 있을 뿐 아니라, 세상의 상식조차 따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점에서 천주교나 불교의 사정과 비슷한 것이 그나마 개신교의 다행이라고 보아야 할까.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2023년 새해를 맞이해서 환골탈태의 개혁을 해야 하며, 예수의 가르침과 정신, 기독교의 근원으로 복귀(Ad Fontes)해야 한다. 나는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무엇보다 예수의 영성을 체득해야 한다고 본다.

첫째는 가난의 영성이다. 이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고, 내 것은 없다는 것이며, 내 것으로 주어진 것조차 하나님의 것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청지기 의식에서 출발한다. 예수께서는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지만, 당신은 머리 둘 곳이 없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던가. 가난의 영성은 청빈을 덕목으로 삼아 적은 것조차 자족하며 자신의 것으로 가난한 자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삶으로 드러나야 할 것이다.

둘째는 예언자의 영성이다. 이는 하나님의 뜻과 진리에 근거해서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하겠다는 각오가 기준이다. 예수께서는 당대의 정치권력자들과 종교 특권층을 향해서 ‘독사의 자식들’이라 비난하셨고,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채찍을 휘두르며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고 하지 않으셨던가. 예언자의 영성은 안 되면 되게 할 수 있고, 되는 것도 안 되게 할 수 있는 돈의 권능과 권력자의 전횡을 거부하고, 사회적인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삶으로 드러나야 할 것이다.

셋째는 십자가와 부활의 영성이다. 이는 영원한 부활을 소망하며 십자가의 삶을 살겠다는 변증법적인 실천을 의미한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말씀하셨고, 십자가의 마지막 여정에서는 “아버지여,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셨다. 십자가와 부활의 영성은 예수께서 십자가의 삶을 철저히 사신 결과 부활하신 것처럼, 우리에게 주어질 부활의 영광을 기대하며 지금 여기에서 이웃이 직면한 고난의 짐을 기꺼이 감당하는 삶으로 드러나야 할 것이다.

넷째는 생활신앙의 영성이다. 이는 기독교 신앙이 가정생활, 학교생활, 직장생활, 사회생활 등에 부가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활의 궁극적인 방향이자 삶의 방식이며 실질적 에너지라고 고백하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광야에서 금식할 때도, 예루살렘 성전에서 종교 특권층과 씨름할 때도, 병든 자들을 만나실 때도, 죄인으로 손가락질 당하던 사람들을 방문할 때도, 그의 핵심적 관심은 일관되게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하나님 나라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소망이었다. 생활신앙의 영성은 일요일만 교인이라는 시공을 떠나 언제 어디서나 신앙인임을 고백하는 삶으로 드러나야 할 것이다. 우리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진정으로 예수의 영성을 체득해서 살아간다면, 한국사회에는 아직 빛과 소망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할렐루야!

정종훈 교수 연세대학교
정종훈 교수
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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