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오스] 저출생 문제, 교회가 나서보자
[엘레오스] 저출생 문제, 교회가 나서보자
  • 정무성 교수
  • 승인 2023.01.25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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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성 교수(숭실대 사회복지학부)

한국의 저출생 문제는 이제 세계적 관심사가 되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낮은 수치에 관련 통계가 나올 때마다 한국은 화제의 중심이다. 아시아 국가에서 개신교 인구비율이 가장 높은 한국이 출생율이 세계 최저라는 현실은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이 하나님의 계명이고 예수님의 지상명령인데 왜 개신교인이 많은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이 0.79명까지 떨어져서 세계적인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말인가? 미국(1.6명)은 물론이거니와 고령화가 가장 심한 일본(1.3명)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CNN은 한국 젊은 세대가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로 ‘암울한 고용 시장의 불확실성, 비싼 집값, 여성 차별 및 사회 불평등, 낮은 계층 이동성, 경쟁적인 사회에서 막대한 보육 및 교육비’ 등을 꼽았다. 한국 사회를 조금이라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긍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여성들이 직장에서의 차별을 견디면서 육아를 떠안도록 강요하는 가부장적 문화는 달라지고는 있지만 여전하다. 실제 집값은 부부가 월급을 저축해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고, 자녀에게 들이는 교육비도 끝이 없이 높아지고, 공공보육 인프라가 부족하다보니 보육비용도 부담이 되는 것이 요즘 젊은이들에게 닥친 현실이다.

역대 정부가 막대한 예산(지난 16년 동안 약 260조원)을 들여 출산을 장려했지만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정책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저출생 문제를 재정적인 지원만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한계가 들어났다. 본질적인 원인은 문화와 인식 같은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찾아야 한다. 이는 정부보다는 민간에서 나서야 할 이슈이다. 특히, 인식을 바꾸고 문화를 만드는 일은 종교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교회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비혼 출산을 장려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무조건 반대와 비난에만 머물지 말고, 초저출산으로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살리는 생산적 대안을 제시해 나가는 긍정적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한국 교회가 2023년을 저출생 극복 원년으로 삼고 다음과 같은 사회운동을 펼쳐나가길 기대한다.

첫째, 출생장려주일을 제정하여 온 교회가 함께 지키자. 사람이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은 하나님의 계명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키며 신앙의 대를 이어가도록 장려해야 한다. 적어도 특정 주일에 모든 교회가 믿는 자들의 종족보전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씀이 선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양성평등의 실현에 앞장서자. 예전에 비해 많이 바뀌었다지만 여전히 여성에게 가사와 육아 전담의 의무가 집중되는 상황은 기독교인 가정에서는 벌어지지 말아야 한다. 요즘은 맞벌이가 사실상 필수인데, 남자는 밖에서 돈 벌고, 여자는 안에서 살림을 챙기는 것이 우선이라는 인습을 타파해야 한다. 그래야 여성들이 양성불평등으로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기독교인들이 직장문화 개선에 앞장서자. 여전히 많은 직장에서 육아 휴직을 신청하는 직원들이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공식 업무시간이 끝나도 회식이나 야근 등에 참석하지 않으면 눈치를 주는 문화도 문제이다. 기독교인들이 가정친화적인 기업 문화를 선도해가야 한다. 이를 통해 일과 생활의 조화를 이루고 차별 없는 출산 및 양육 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 설 수 있어야 한다.

정무성숭실사이버대학교총장/ 한국사회복지학회 회장
정무성 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총장
한국사회복지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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