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오스] 가서 제자 삼으라던 그 사명이 이뤄짐, 현장실습을 통한 예비사회복지사 키워내기
[엘레오스] 가서 제자 삼으라던 그 사명이 이뤄짐, 현장실습을 통한 예비사회복지사 키워내기
  • 황보람 사회복지사
  • 승인 2023.01.09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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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경우 몇 백 시간 이상을 실습에 할애한다고 들었어요.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한 160시간이라는 실습이 결코 길지 않다고 생각해요. 정말 열심히 하고 배우고 싶어요!”

코로나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시기, 현장실습을 위해 실습생과 온라인으로 사전 면접을 진행하던 중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적지 않은 실습생들을 보아 왔지만 실습을 으레 치루는 과정이 아닌 전문가로 성장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그 마음과 태도가 인상 깊었던 말이었습니다.

비단 이것 뿐 아니라 실습생들은 160시간이라는 시간을 통해 효과적인 지식과 방법을 배우고 합리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알고 싶어 하며, 자원을 찾아 실습에 적용하고 조금 더 전문가로서 발전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많은 예비사회복지사들이 이런 마음을 품고 사회복지현장실습에 온다는 것을 알기에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실천하는 현장과 교계는 대전환의 시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나눠야 할 것인가?’ 한 번 더 고민해 보게 됩니다.

‘처음 경험하는 사회생활이나 개인의 성장’의 의미를 넘어 ‘전문가로서의 첫발을 내 딛는 사회복지현장실습’의 중요성은 기관이나 개인의 몫이 아닌 공동의 고민과 책임입니다. 심화하는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 급변하는 경제 위기나 환경 파괴라는 화두 속에서 사회복지영역 또한 갈수록 세분화되고 일자리도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정 속에서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한 경로가 다양해짐과 동시에 ‘좋은 일꾼을 어떻게 길러내고 파견할 것인가?’는 당면한 과제이자 우리 모두의 사명입니다. 예비 사회복지사를 품고 키워내는 것은 현장의 서비스 질이나 그들과 맞닥뜨리게 될 주민들에게 온전히 돌아갈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수의 기관들이 업무만으로도 바쁜 현장에서 후배사회복지사들을 좋은 현장가로 키워내는 것을 사명이라는 생각하고 성실히 임하는 이유입니다.

카두신(1992)은 오래된 고전 <슈퍼비전론> 등을 통해 행정적·교육적·지지적 슈퍼비전 세 가지 영역으로 규정한 바 있는데 사회복지현장은 대부분 교육적이고 지지적인 슈퍼비전을 실천합니다. ‘지역사회와 타인’을 이해할 뿐 아니라 개인인 ‘나’를 이해하고 그 과정을 통해 ‘사람을 품고 지역의 사람과 자원들이 구슬처럼 엮이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래서 현장실천가들이 사람을 길러내는 과정은 예수님이 제자들을 양육하시고 그들과 함께 낮은 곳을 찾아가 사람들을 만나신 모습과 흡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가 농산어촌에 자리한 통합형 복지관에서 숙박이나 장거리를 마다 않고 시골에 찾아온 실습생들과 경험한 실습 또한 단순히 전문성을 전달하는 과정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오는 실습기간은 기관과 지역의 잔치이며 주민 뿐 아니라 선배사회복지사들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고, 그들을 만난 주민들의 인생에는 회복과 새로운 전환점이 열렸습니다.

서울에서 홀로 귀촌해 소일거리를 하시며 취미인 음악으로(드럼, 하모니카, 노래 등) 봉사하려던 어르신이 계셨습니다. 경로당을 순회하며 공연하려고 큰 맘 먹고 스피커까지 사놓았지만 코로나를 지나며 음악을 나눌 기회도, 사람 만날 기회도 점점 줄어만 갑니다.

학생들이 어르신의 찾아가 인사하고 어르신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댁에 놓여있는 드럼을 어르신께 직접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재주가 있는 실습생은 악기 연주와 보컬을 맡아 어르신께서 온라인 음악회의 기획자이자 밴드 드럼 주자로 활약하시도록 도왔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노래를 선곡하고 싶다.” 말씀과 함께 <네 꿈을 펼쳐라>와 같은 곡을 들려주셨고, 지역아동센터 아동 등이 온라인콘서트의 관람객으로 함께 했습니다.

이렇듯 현장전문가를 양육하는 과정, 사람을 키우는 실습은 앞서 보여드린 사례처럼 지역의 사람이 곧 주인이고, 지역의 모든 것이 자원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결합하게끔 배울 수 있도록 합니다. 따라서 <지역의 자원들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교회의 사역들은 매우 모범적인 사례들>입니다.

지역에서 사회복지를 실천하는 종사자로서 지역사회의 중요한 자원인 교회와 함께 함이 중요한 것을 해를 더해갈수록 느낍니다. 기관과 교회의 사역이 별도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더 큰 에너지를 발휘하기에 여건이 가능한 곳에서는 함께 걷고 함께 하길 기대합니다.

또한 원격수업 등에 익숙한 실습생들을 만나다 보면 코로나19가 상흔처럼 남아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개별차가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책 제목처럼 몸은 성장했지만 사람과 마주하는 것은 서툰 세대와 예비사회복지사들에게는 사회복지실습현장이 <기본을 다시 배우는 청년시기의 유치원>과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때 사랑의 실천, 사랑의 교제와 공동체의 회복을 앞서서 실천하고 있는 지역사회 교회들의 움직임을 배울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모델이 됩니다. 이러한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실천에서의 양육을 통해 세워야 할 제자들의 모습이 예수님이 바라고 행하신 대로 더욱 닮아 갈 수 있으리라 믿고 기대합니다.

황보람 사회복지사부안장애인종합복지관·종합사회복지관 지역공생팀 팀장전북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과정
황보람 사회복지사
부안장애인종합복지관·종합사회복지관 지역공생팀 팀장
전북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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