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장신대 제3보] 한일장신대 학내 분쟁 현장을 찾아가다(2)
[한일장신대 제3보] 한일장신대 학내 분쟁 현장을 찾아가다(2)
  • 엄무환 국장
  • 승인 2022.12.30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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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하 총장과 박남석 이사장의 불편한 관계, 현 한일장신대 사태의 한 단면이다
박성근 직전 이사장에 대한 채 총장 반대측의 고소도 현 한일장신대 사태의 한 단면이다

12월 28일 오후에 찾은 한일장신대학교는 겨울방학이라 학교 안이 다소 조용한 분위기였다. 차를 몰고 쌓인 눈이 아직 녹지 않은 한일장신대 캠퍼스 안으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기자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한일장신대 개교 100주년을 알리는 현수막이었다. 특히 현수막에 적힌 “섬김의 역사 100년 새로운 100년을 열어갑니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한일장신대가 100년의 역사를 지닌 학교임을 알리는 현수막이기 때문이다.

한일장신대 100주년 기념 현수막 / 사진 엄무환
한일장신대 100주년 기념 현수막 / 사진 엄무환

하지만 학내 여기저기에 걸려있는 현수막과 학교 안 이곳저곳에 게시된 게시물 등은 현재 학교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증거하고 있었다. 즉 “한일은 지금 몬도가네? 불경한 굴종+사악한 음모? 응답하라! 총장과 그 일당들은! 도대체 학교를 누구에게 넘기려 하는가?”, “채플 존속 위기! 한일은 과연 어디로 가는 걸까? 총장과 그 측근들이 한일을 침몰시키는 폐교 주범이다”, “나 잡아가면 학교 망해요! 채은하씨! 당신이 지금 학교를 망하게 하고 있습니다”라고 채 총장을 비방하는 현수막이 여기저기에 걸려있어 운동학과 학생들의 각종 수상 소식을 축하하는 현수막의 글들을 무색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학교 행정부서가 몰려 있는 사랑관 건물 입구에 “한일장신대학교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방문객을 맞이하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1층 로비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좌측에 “START NOW 새로운 한일은? 새로운 총장과!”라는 게시물과 우측에 “STOP NOW 채은하씨 지금 물러나세요. 그래야 한일도 살고 당신도 삽니다.”라는 게시물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이 게시물이 1층 로비 좌측에 게시된 “한일장신대학교를 도와주신 분들”의 명단과 그 밑에 놓인 각종 상패 및 상장과 대조를 나타내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했다. 도대체 100년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도움의 손길로 세워진 한일장신대가 이토록 총장을 타깃으로 하여 비방하고 물러나라고 주장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뭘까.

현재 학교 내에 게시된 총장 비방 현수막과 게시물들엔 한일장신대 교수협의회와 교수노조, 직원노조 등의 이름이 적시되어 있다. 그런데 한일장신대의 교수와 직원들이 속한 노조를 살펴보면 총장을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양분되어 있다. 2022년 12월 현재 한일장신대 교직원 현황은 급여를 받는 교원이 43명이며, 직원은 40명(계약직 포함)이다. 이 중에서 채 총장을 지지하는 교수노조는 15명이고, 반대하는 교수노조는 8명, 총장을 지지하는 직원노조는 16명이며, 반대하는 직원노조는 7명이다.

채은하 총장과 박남석 이사장의 불편한 관계… 지난 8월 박 이사장의 취임 이후 급격하게 나빠졌다는데...

2층으로 올라가니 학교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진들이 벽에 게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벽 앞에 세워진 건물 기둥에 “총장 퇴진”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이는 일부 교직원들로 이루어진 채 총장 반대측이 채 총장의 퇴진이 사실상의 목적임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사진 중엔 1994년 4월 22일에 한일신학대학 승격 축하연 사진도 있었다. 당시 한일장신대 가족들은 얼마나 기뻐했을까. 하지만 이로부터 28년이 지난 2022년 12월의 한일장신대 캠퍼스 상황은 이와 정반대다. 이를 확연하게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모습이 기자의 눈에 들어왔다. 총장실과 이사장실이 그러하다. 2층엔 총장실이 있고 총장실 복도 맞은편에 이사장실이 있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지만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견해로 불편한 관계에 있다.

총장과 이사장의 의견 차이 중 하나는 본지가 제1보 기사에서 보도했던 최근 운동처방재활학과 비정년트랙 교수 4명의 재임용 부결 건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12월 15일 한일장신대 소속 교수들과 학부모 및 학생들이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원 재임용 부결 등 학교 이사회가 온갖 비리와 의혹에 휩싸여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학교를 살리고 싶다. 학교법인에 대한 교육부 감사와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바 있다.

이들이 언론사에 배포한 자료에 의하면 기자회견을 한 이유가 “지난 12월 2일 학교법인 한일신학은 2022년도 제7차 이사회에서 2023년도 1학기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4명 전원의 재임용 탈락을 결의했다. 학교 교원인사위원회에서 연구업적 등을 평가하여 재임용하는 것으로 의결하여 채은하 총장의 제청으로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었지만 이사회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부결시켰다. 전임교원 4명 전원 운동처방재활학과 교수, 운동처방재활학과 재학생 200여 명은 명백한 학과 탄압, 교권 탄압, 학생들의 수업권과 학습권을 탄압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200여명의 학생들은 집단 시험거부, 등록거부 등 학생 학습권 탄압에 대해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남석 이사장은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먼저 학교 내 구성원 간 갈등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운동처방재활학과 교수 4명의 재임용을 거부와 관련하여) 교육부에 종합감사를 요청했다는 이유로 이사회가 재임용에서 탈락시켰다는 주장은 논리적인 비약을 넘어선 억측이다. 이사회는 학교가 제출한 자료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검토해 재임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심사 당시 배점 기준을 초과해 점수가 부여된 부분들이 많이 발견됐으며, 비정년 트랙 교수 재임용 기준에 의해 요구되는 자료도 성실하게 제출되지 않았다. 이사회는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결국 들을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제출된 자료만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혜숙 교무처장은 “이사회에서 재임용거부를 할 때 아무 이유없이 한 게 아니라 점수의 오기(잘못된 기록)에 대해 인사위원장과 교원업적평가위원장의 해명을 이사회 당일 본 회의 시간에 맞춰 듣지 못해 행정이 불성실하다는 이유를 들어 재임용거부 결정을 했다.”며 그런데 “이는 재임용대상 교원들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내용이다”고 설명해 이사회의 결정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4명의 교수들이 이사회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채 총장이 4명의 교수 임용 건을 다시 이사회 안건으로 올려줄 것을 박 이사장에게 요청했으나 박 이사장이 채 총장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사회 안건 채택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는 박 이사장과 채 총장과의 관계가 어떠함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전이사장 박성근 목사에 대한 채 총장 반대측의 고소도 현 한일장신대 사태의 한 단면

그런가 하면 직전 이사장 박성근 목사(포항오천교회)가 2021학년도 호봉제 교직원들의 급여에서 수당 하향 조정 건과 관련하여 채 총장 반대측의 고소로 검찰에 기소되어 지난 12월 20일 검찰로부터 징역 6월의 구형을 받은 것도 한일장신대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채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책임이 있다면 총장인 저에게 있다. 법인이나 학교에서 급여를 받거나 본 대학의 소유자가 아닌 선출직인 이사장님에게 법적 책임을 지우게 할 순 없다. 더욱이 지금은 이사로서 4년 근무를 마치고 본 대학교를 떠난 몸이며, 포항오천교회의 담임목사로 목회에 전념하고 계시는 분을 고소하여 법적 책임을 지우게 해선 안된다”며 박 목사를 위한 총회 차원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해 줄 것을 총회신학부에 요청했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채 총장은 “박성근 목사님께서 법정에서 최후 진술을 하실 때 ‘혹시나 학교가 참 어려운 결정을 힘든 시간에 한 셈이 되어졌는데 이것이 해당되어지는 사람에게 뭔가 서운함과 억울함이 되어졌다면 정말 죄송한 일이다. 책임을 져야할 부분이 있다면 제게 벌을 주시라. 그런데 재판장님께서 판단하실 때 제발 학교를 살려주는 판단을 좀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씀하실 때 저도 재판정에 참여했었는데 제 마음이 울컥했다. 학교 때문에 박 목사님께서 고생하게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총회에 탄원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 사안의 본질에 대해서도 차후에 자세하게 보도할 계획이다.

본지는 한일장신대의 학내 분쟁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사건의 본질이 뭐냐. 즉 팩트(fact)가 무엇이냐가 중요하다고 판단, 양측으로부터 설명 및 근거자료를 받아 이를 검토하여 집중적으로 보도할 계획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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