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오스] 예수가 100만원
[엘레오스] 예수가 100만원
  • 김한호 목사
  • 승인 2022.12.19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탄절이 다가오면 많은 교회에서는 예수 탄생의 기쁨을 알리고자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트리를 사용하여 거리 곳곳을 아름다운 불빛으로 밝히기도 하고, 성탄과 관련된 장식을 달아 성탄절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사람들에게 전합니다. 이러한 교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예수 탄생의 기쁨을 알리기 위하여 사용되는 여러 가지 도구들이 있지만, 특히 마구간에 놓인 말 구유는 구세주 예수가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사람의 모습으로 낮추어 세상에 오신 기적과 이 성탄의 기쁨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대표적인 상징물입니다. 마구간과 말구유, 비천한 목동, 작고 연약한 아기 예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헐벗고 굶주리며 소외된 이웃을 먼저 생각하라는 구유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습니다.

아기 예수가 말구유에서 탄생한 이야기는 구전으로 전해지다가 2-3세기에 이르러 그림이나 모자이크로 표현됐습니다. 초대교회 당시 그리스도인들의 지하 무덤인 카타콤바의 여러 곳에서 박해시대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구유의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말구유를 대중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1223년 이탈리아의 그레치오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입니다.

그는 신자들이 예수 탄생의 의미를 좀 더 실감나게 깨닫도록 하기 위하여 성탄절이 다가오면 그레치오 성당에 베들레헴 외양간을 본뜬 마구간을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유럽에 가보면 성탄을 기다리는 4주간의 대림절 기간 동안 도시와 교회와 각 가정에서 말구유와 아기 예수, 동방박사 등을 직접 나무 조각으로 만들어 장식합니다.

이때부터 작은 모형의 마구간을 만들어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풍속이 세계로 퍼져 나갔고, 이러한 풍속이 16-17세기에는 일반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18-19세기에는 독일 지역의 일반 서민가정에서 성탄 구유를 설치하는 풍속이 토착화되고, 구유의 제작은 대중화되었습니다.

이런 전통을 기억하며 필자는 교회 강대상에 예수님의 출생을 기리는 말구유를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구유에 누일 아기 예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성도가 예수를 찾으러 시장에 갔습니다.

잠시 후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 예수가 비싸요, 100만원이랍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예수의 가격이 100만원이라는 것입니다. 플라스틱 아기 예수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플라스틱으로 아기 예수를 장식하기보다는 오히려 성도님들의 마음을 모아서 카드를 쓰고 구유에 넣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 “마구간의 153”이라는 제목을 정하고 모금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이때 모은 기부금은 아기 예수님의 기쁜 소식을 소아병동에 있는 아이들과 소외계층에 속한 분들을 찾아가 나눔의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성탄 장식이 아닐까요? 구유 장식을 크고 화려하도록 꾸미는데 치중하기보다는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잘 드러내도록 장식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번 성탄절에 예수 그리스도의 나눔의 정신 즉 디아코니아의 정신이 가정과 교회마다 장식되기를 소망합니다.

김한호 목사<br>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br>​​​​​​​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연구소 소장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
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연구소 소장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