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비평] 이태원 참사 보도에 대한 유감
[뉴스 비평] 이태원 참사 보도에 대한 유감
  • 안기석 장로
  • 승인 2022.12.19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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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158명의 젊은 생명들이 압사를 당하는 믿을 수 없는 참사가 일어났다. 여성이 102명, 남성이 56명으로 여성이 2배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이중 외국인 사망자도 26명으로 국적은 이란,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호주, 오스트리아, 프랑스, 카자흐스탄, 노르웨이, 스리랑카, 태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14개국으로 가히 국제적 참사로 불릴만했다.

경북 봉화 아연 광산에서 지난 10월29일 갱도 붕괴로 지하 190m에서 고립됐던 두 광부가 11월 4일 기적적으로 생존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서울시내 한 복판의 거리에서 수많은 인명이 압사당하고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비현실적이었다.

정부가 신속하게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여 희생자들의 이름도, 영정도, 위패도 없는 분향소에 대통령을 비롯하여 정부관료와 정치인들과 국민들이 애도하느라 이 비현실적인 참사의 원인에 대해서는 모두 침묵했다. 안타까운 것은 국내 언론도 침묵했다는 것이다. 이미 워싱턴포스트나 뉴욕타임즈 등 외신들은 참사의 원인을 심층취재하고 희생자들과 유족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대서특필했는데 국내언론들은 참사의 원인과 책임자들에 대한 취재는 물론 관계당국이 희생자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애도 기간에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한 신생 인터넷매체가 어떤 경로를 통해 입수했는지는 몰라도 지난 11월 14일 희생자들 중 155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이 매체는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 이름도 공개를 원치 않는 유족들께서는 이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반영토록 하겠다”고 홈페이지에 공개했는데 일부 유족들의 반발로 희생자 명단에서 삭제된 경우도 있었다. 어쨌든 이 신생 매체가 기존 언론의 침묵을 깨뜨렸다.

그동안 희생자들의 신원과 유족들에 대해 침묵하던 기존 언론들은 희생자 명단 공개에 대해서 비판의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정의당이나 진보적인 인권단체들도 유족 동의없는 희생자 실명 공개에 대해 비판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당사자나 관계자의 동의가 없이 실명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 인권단체들이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가능하면 외신들처럼 유족들과 접촉해서 희생자들의 사연을 취재하고 동의를 받아서 실명을 공개했더라면 가장 좋았을 것이다. ‘한겨레’가 늦었지만 그런 시도를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참사의 원인과 책임자 규명이다. 여야가 국정조사에 합의하기는 했지만 언론이 해야 할 몫은 국정조사에서 벌어지는 정쟁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날 수많은 경찰들이 주위에 있었는데도 국무총리가 고백했듯이 왜 ‘국가 부재’의 상태에서 꽃다운 우리의 젊은이들이 참사를 당했는지 눈과 귀를 똑바로 뜨고 심층취재해서 희생자들의 영원한 안식과 유족들에게 참된 위로를 주고 책임을 져야 할 자들이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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