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와 디지털로 함께 가는 교회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함께 가는 교회
  • 가스펠투데이 보도팀
  • 승인 2022.11.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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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동신교회
증경총회장 신정호 목사 특별대담

진행_박진석 목사(본보 편집인)
증경총회장 신정호 목사. 보도팀.
증경총회장 신정호 목사. 보도팀.

코로나 이후 교회마다 여러 가지 교회 생활 풍경이 달라졌다.

금요일 10시가 되면 어김없이 100명의 구역장들이 줌으로 만나 예배와 교육, 기도로 모이는 교회가 있다. 바로 전주 동신교회(위임목사 신정호, 예장통합 105회기 총회장)다.

동신교회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새로운 상황에 발 빠르게 적응했다. 동신교회를 32년 간 섬기고 있는 신정호 목사는 코로나 시대 목회의 핵심 요소는 ‘지키기와 변하기’라고 말한다.

신 목사는 “지금도 코로나가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아무래도 금방 끝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해왔던 사역들을 지켜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고들 말한다”며 “회복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병행이 되어야 한다. 하나는 전에 했던 아날로그 시스템의 작동, 또 하나는 현재의 변화, 즉 디지털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교회는 코로나가 시작될 때 구역장 교육부터 비대면 화상 프로그램으로 발 빠른 변화를 준비했다”고 지난 3년의 경험을 설명했다.

11월 11일 금요일, 10시가 되자 4명의 구역장들이 카메라와 방송 시설로 세트된 카페 옆 홀에 모였다. 그리고 전문 부목사, 사역자가 줌으로 참여하는 100명의 구역장을 확인한 후 신정호 담임 목사의 인도로 찬송을 부르고, 부목사가 대표 기도를 했다.

이날 신 목사는 “바벨론 포로민에게 보낸 편지”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이 70년 동안바벨론의 포로로 살았지만 배후에서 하나님께서 섭리하셨다. 그러나 간절함이 사라진 시대, 근본이 사라진 시대가 되면 편리함을 찾는데 이것이 마음의 우상이다. 이를 회개하고 온전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찾을 때 하나님을 만난다. 그러면 회복의 역사가 일어난다”는 요지의 말씀을 전하고 3분 영상을 송출했다.

영상의 내용은 류태영 박사 일대기이다. 머슴의 아들로 태어나 구두 닦기, 신문 배달, 행상등 가난과 불행 속에서 공부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환경이었지만 간절한 편지 한 장을 당시 덴마크 국왕 프레데릭 9세에게 보냈다. 이 편지를 한 달 만에 받아본 국왕은 류 박사를 초청하여 농촌 개발 모델을 연구하게 했다. 그 후, 류 박사는 한국 새마을운동의 시초가 됐고 농촌 사회발전과 복지국가의 기초를 닦게 됐다는 감동적인 스토리이다. “매사에 하나님께 물어봐야 그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성경을 읽고 공부하며 기도를 쉬지 않았다”는류 박사의 메시지가 영상의 핵심이었다.

금요 구역장 교육은 정확히 10시 30분에 폐회됐다. 이는 구역장들 대다수가 가정주부, 혹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사와 생업을 고려하여 30분 이내로 준비됐다.

‘지키기와 변하기’를 지혜롭게 병행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신 목사는 “코로나 시대, 교회에서 바코드 교인증을 만들어 바코드 인증하기, 보고 대체시스템, 온도 측정기, 손 씻는 시설 등 4원화 시스템을 굉장히 빠르게 적용하여 교인들에게 불편함이 없게 했다. 감사한 것은 코로나 중에도 저희 교회는 요동이 전혀 없었다. 어떤 지역은 예배와 집회에 굉장히 제약을 많이 받고 공무원들이 찾아와 불편을 겪기도 했다는데 우리 교회는 오히려 교회가 선도적으로 너무 잘한다고 평가를 받았다. 더구나, 이 지역의 단체장들이 타교회 집사들이어서 숨길 수 없었고 우리 교회가 더 모범적으로 실천했다. 지난 3년 동안 딱 2번, 전주에도 코로나 위기 상황일 때 줌으로 예배드리고 그 외 주일은 대면예배를 드렸다”고 고백했다.

한편 지난 10월 27일, 신 목사는 서울장로회신학교에서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를 받은 소감과 더불어 목회철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신 목사는 “명예박사를 잘 주지 않는 서울장신에서 학위를 주셔서 당혹스러웠다. 받은 책임도 무겁고, 또 감사하기도 하다. 내 목회철학은 평안, 평안한 교회”라고 답하며 “오늘날 참 안타까운 것이 ‘처음 열정’이 식어간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면 본질의 의미가 퇴색되기 마련이다. 이 시대의 가장 아픔은 바로 절대 가치가 상실되고 있다는 것인데 모든 것이 상대화되고 있다. 동성애, 차별금지법 등은 절대 가치가 사라진다는 반증”이라고 역설했다.

신 목사는 ‘평안이란 신앙의 절대 가치들을 열정으로 지켜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함께하는 교회, 그러나 신앙의 절대가치를 잃어버리지 않는 동신교회는 오늘날 한국교회에 좋은 모본이 되고 있다.

아래는 대담 전문


대담을 나누고 있는 신정호 목사(좌)와 박진석 목사(우).
대담을 나누고 있는 신정호 목사(좌)와 박진석 목사(우).

1. 2022년이 저물어갑니다. 한해를 돌아보며 새해를 준비하는 때입니다. 동신교회의 한해는 어떠했는지 먼저 소회부터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코로나가 아무래도 금방 끝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참 어떻게 대응하기가 쉬운 것은 아닌 것 같고요. 모든 교회들이 다운 상황인데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병행이 돼야 될 것 같아요. 하나는 전에 했던 아날로그 시스템이 작동돼야 될 것 같고 하나는 현재 디지털에 맞춰서 해야 됩니다.

제가 104회기 총회장으로 시무하면서도 전체적인 시스템을 전문 부목사님들과 함께 발 빠르게 움직여 준비했습니다. 교회에서 바코드 교인증 만들기, 바코드 찍는 설비, 열재는 온도기, 손 씻는 시설 등 4원화 시스템을 굉장히 빠르게 해서 교인들에게 불편함이 없게 움직였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저희 교회는 전혀 요동이 없었어요. 시스템으로 숙지가 되니까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고 오히려 편안함이 됐어요.

2. 많은 교회들이 상당히 우왕좌왕하고 참 어려웠었는데 지혜롭게 잘 하셨네요.

교인들이 인정하는 것도 그겁니다. 한참 코로나위기일 때 두 번 정도만 비대면으로 드렸지 예배 쉬는 적이 없었고요 새벽 예배건 오후 예배건 전혀 쉬지를 않았습니다. 어떤 교회에서는 대면이다 비대면이다 혼란이 됐다고 하는데 저희 동신교회는 그런 거 없었어요. 계속 유지를 했던 것은 교인들이 알고 신앙을 지켰기 때문이지요.

신앙도 양극화가 있는 거예요. 우리는 전쟁도 겪어봤고, 또 일제강점기도 겪어봤고, 그 신앙의 흐름이 사실은 잔잔하게 있거든요. 그러면 이 신앙의 양극화는 연세 드신 분들은 그냥 죽으면 죽으리라는 개념으로 신앙을 지키다 보니까 양극화로 신앙이 분열되지만 우리는 전혀 어떤 동요가 없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사실은 우리 교회가 의사들이 꽤 있거든요. 장로님 중에 의사 한 분은 계속 나와요 계속 3일 밤이 됐건 뭐가 됐든. 신학의 역사와 전통하고도 깊이 관여돼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부목사님들이 하는 얘기가 그거예요. 참 우리 교인들은 내공이 있다. 전혀 요동 없이 목회자의 흐름에 따라와 준다고 하는 게 진짜로 감사한 일이고 그러다 보면 목회자의 어떤 지혜 같아요. 순간순간 어떻게 대처해나가느냐에 따라서 교인들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은 바로 그런 점들이 있죠. 미리 대처를 해버리니까 할 말이 없잖아요. 그게 된 것 같죠.

3. 동신교회 비전을 요약하면 “전도, 교육, 봉사,기도(영적신앙운동)”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담긴 목회철학은 무엇이며, 올해 어떤 목회에 집중하셨는지요?

균형이죠. 목회자들이 자기 전공 분야로 자꾸 한쪽으로 치우쳐서 그러면 거기에 전공하지 못한 분들은 허탈해 하는 거지요. 이게 우리 교단이든지 장로교의 기본이 예배 전도 교육 봉사 선교인데 이 주제를 균형 있게 잡아주는 것이지요. 교인들도 전부 다 달란트가 다르잖아요. 어떤 분들은 기도하는데 달란트 있고, 어떤 성도는 나가서 맨날 돌아다니면서 전도하겠다는 분도 있고, 어떤 성도는 전도 못해도 주방에서 봉사하는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성도는 교육하는데 달란트가 있잖아요. 이것이 한꺼번에 묶어져야 균형이 되는 거지요.

문제는 교회들이 이벤트 행사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세상으로 치우쳐가지고 자꾸 이벤트 행사를 해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감동을 불러 일으키려고 하는데 저희 교회는 그게 없어요. 본질을 지키려고 애씁니다. 결국은 본질은 뭡니까? 영혼구원이잖아요. 거기에 집중하다 보니까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 여기에 본질이 있습니다. 코로나 극한 상황이 오더라도 치우치지 않고 좌지우지 않고, 소리 내지 않고, 그냥 묵묵하게 흘러가는 거죠.

 

4. 신앙의 균형을 달리 말하면 절제 혹은 중용이라 표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균형의 목회철학을 어디로부터 얻으셨나요?

사실 우리 기독교, 개신교가 조금은 반성도 해야 됩니다. 어떤 교리적으로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천주교회의 소리 없음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천주교는 이단이 아무리 극성거린다고 해도 아무 소리 없잖아요. 코로나 뭐 한다고 해서 아무 소리 없잖아요. 정부도 천주교를 무시하지 않지요. 이번에도 이태원에서 불행한 일이 났을 때 개신교는 요란했지만 천주교는 비교적 조용했습니다. 고요함! 이게 나하고 딱 맞아요. 그래서 우리 수양관을 준비한 이유도 고요함에서 만나는 하나님입니다.

주 5일 근무가 시작되면서 세상 사람들은 놀러가기에 바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은 내면의 고요함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영성 수양관을 준비한 것이지요. 신앙을 역사적으로 보게 되면 맥락의 흐름이 있잖아요. 60, 70년대에 보게 되면 그때는 은사 체험을 위해 자기 고통과 금식으로 큰 소리로 호소했습니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넘어온 게 80년대, 제자 훈련이 시작 됐잖아요. 모두다 여기에 열정을 다했습니다. 이제 이천 년대 와서는 찬양과 율동, 미국의 새들백에서 들어와서 십자가가 치워지고 스크린 들어오고 드럼이 대예배실이든 지하 예배실이든 하나의 붐이 일어났어요. 그 이후로의 기독교가 특징지을 만한 것이 없지 않습니까?

이제는 내면의 영성으로 기도의 영성운동으로 수양관이 변해야 합니다. 그곳에 가면 카페도 있고 찜질방도 있고 해서 교인들에게 쉼과 고요한 영성을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면 30분도 안 걸리니까 수시로 와서 쉬고 또 거기에서 공동체 신앙의 개념을 갖고 함께하는 교육의 장소로도 활용되는 수양관이 되니까 균형 잡힌 신앙이 되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는 성도가 되는 거죠. 균형 잡힌 목회를 통해서 교회가 성숙해가는 것이죠.

5. 2023년 신년 목회 계획을 하실 것인데 어떤 원칙이나 어떤 목회 철학을 가지고 준비하고 계신지요?

2023년 목회계획을 위해 지금 디지털 쪽으로 개발을 해가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상황에서 당회도 우리는 줌으로 회의 했어요. 거리낌이 없어요. 그렇게 줌으로 하면서 근황 묻고 또 누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수시로 안부를 묻지요. 지금도 급할 때는 밤에 갑자기 못 모이잖아요. 그럴 때는 줌으로 들어오세요. 이렇게 편리하게 디지털 쪽으로 함께 운영을 하면서 모이지 않아도 우리가 있는 곳이 교회, 처치의 개념을 갖기 위해서 이런 식으로 함께 하려고 해요. 왜냐하면 변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변하면 나이 드신 교인들이신앙생활에 소외될 수 있이요.

전통을 지키면서 변화하기 위해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 남의 교회가 성공하고 잘 됐다고 해서 우리 교회가 성공하는 건 아니거든요. 우리 교회의 실정에 맞게 카페도 이 지역에서 우리 교회가 제일 먼저 했을 겁니다. 상당히 빨리 했어요. 저 앞쪽에 교육관이 있었는데 그것 갖고는 안 되겠다 생각이 되어 지금 이 건물을 전체 리모델링해서 카페를 열었어요. 여기에서 이제 조그마한 음악회,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발표회가 되는 거지요. 그래서 2023년 목회 계획은 결국, 지나온 것과 새롭게 오는 것을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루되 누구도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합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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