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사에 천착하다는 회기가 되기를 바란다
[사설] 역사에 천착하다는 회기가 되기를 바란다
  • 가스펠투데이 편집부
  • 승인 2022.11.0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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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양곡교회에서 열린 107회 예장통합총회 전경. 총회제공.<br>
창원 양곡교회에서 열린 107회 예장통합총회 전경. 가스펠투데이 DB.

장로교단 총회가 대부분 마쳤다. 한 회기 새 주제를 정하고 실천할 사업 과제를 다듬어 시무식을 다했다. 예장통합은 “복음의 사람, 예배자로 살게 하소서”, 예장합동은 “샬롬∙부흥”, 기장은 “새 역사 70년, 주의 사랑으로 우리를 구하소서” 등의 주제로 힘차게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 교회 과제는 산 넘어 산이다. 코로나 이후 몇 천 교회들이 문을 닫았으며 몇 만 명의 성도들이 줄었다고 총회에 보고됐다. 위기가 기회라는 믿음과 의지를 모든 교단이 외치고 있지만, 문제는 1년 동안 무엇을, 어떻게 극복해 갈 것인가이다.

장로교단 총회장 임기는 1년이다. 1년 동안 성과를 노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장로교 정치 구조상 총회장이 실질적 권한과 대표성을 가지고 있지만, 흔히 바람 잡다가 임기가 끝나고 만다고 비판받곤 한다. 과거에는 총무, 혹은 사무총장이 실무 책임을 갖고 장단기 정책을 세워 집행했으나, 요즘 교단별 특색을 분석하면 총회장 가방모찌, 총회장 가방이나 들고 다니며 수행하는 비서로 변질했다고 한다.

사실, 장로교 총회장은 정확히 말하면 회의나 토론회의 의장, 사회자(moderator) 의미이다. 따라서 총회장은 한 회기 동안 교단 산하의 여러 조직의 의장으로서 상정된 의제들을 중재하고 원활히 집행되도록 인도하는 위상이다. 한 마디로 봉사직이다. 그런데 교단 조직들이 집대성되고 과포화되면서 그 권한이 강화되고 집중됐다. 그 결과 총회장직이 권력화됐다. 이 권력을 잡아야 교계에서 알아주고 무슨 높은 벼슬을 얻은 것처럼 대접받고 정치적 권한을 강압하는 자리로 변화된 것이다.

총회장이 되려면 세상 선거처럼 돈과 조직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선거 풍토는 교회나 사회나 그 내용이나 형태가 비슷하다. 이는 부정적 측면에서 세속화이다. 성과 속의 차별성은 사라지고 봉사와 헌신의 자리가 권력 정치로 변질한 것이다. 이런 세속적 권력화에 대한 성도들이나 세상 사람들은 이제는 존경심이나 기대를 갖지 않는다. 비난의 대상자로 하룻밤 사이에 추락하고 마는 행태들이 종종 뉴스거리가 되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권한과 책임은 무한한데 진척할 시간과 제도적 여건이 한계점이다.

한 회기 동안 총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특히 모든 책임과 권한이 집중되어 뉴스의 초점이 되는 총회장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전문성과 효율성에 천착해야 한다. 당연한 말이다. 전문성은 평상시 자기 준비와 연구, 배움에서 나온다. 단순히 총회장이 되기 위해 급조된 권한과 자료는 모래성을 쌓게 되어 임기를 마친 후 실사 평가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된다. 따라서 주제는 구호가 아니라 오랜 준비와 배움에서 나와야 선한 열매로 꽃을 피우게 된다. 동시에 필요한 것은 효율성이다. 효율성은 단기, 중장기 정책 사업들을 분석하고 세밀하게 기획하며, 이를 실제로 실천해내는 조직과 전문 집단이 있는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총회장이 되면 누구나 전문성과 효율성을 부르짖으며 이를 강조한다. 그런데 왜 구호만 외치다가 회기를 마치는가. 전문성과 효율성을 매개하고 주제가 열매로 꽃을 피우게 하는 것은 역사성이다. 정확히 말하면 역사의식이다. 대개 총회장이 되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한다. 마치 작금의 대통령이 과거 정권의 정책들은 다 무시 부정하고 초헌법적 권력을 남용하려는 의혹을 받는 것처럼 총회장이 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오만에 빠진다. 이는 역사의식의 부재이다. 과거의 것들은 오래된 미래임을 모르기 때문이다. 전문성과 효율성이 역사에 천착해야 한다. 과거의 원인이나 내용을 깊이 파고들어 연구하여 ‘천착하다’는 동사의 역사를 만들면 하나님께서 잘했다 칭찬하실 것이고, 상스럽고 비열하고 더러운 수단이나 방법으로 ‘천착한’ 형용사의 역사를 만들면 하나님께서는 도무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책망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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