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한국 사회의 탈종교화와 한국교회의 퇴행
[논설위원 칼럼] 한국 사회의 탈종교화와 한국교회의 퇴행
  • 박성철 소장
  • 승인 2022.10.07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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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은 1984년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이라는 보고서를 필두로 2021년까지 지속해서 종교 인구 변화를 조사해 왔다. 2021년의 경우, 부분 조사였음에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종교 인구의 급감을 수치로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1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의 급격한 쇠퇴에 직면하여 외면하지 말아야 할 사회적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사회의 탈종교화이다. 종교인 인구는 2004년 54%를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하여 2021년에는 40%를 차지했다. 개신교 인구도 2004년 21%를 정점으로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2021년에는 17%를 차지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2004년에는 45%가 종교를 갖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2021년에는 22%에 불과했다. 6개 주요 교단(예장합동, 통합, 고신, 기장, 감리회, 기성)의 공식 통계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명확하게 보여준다. 교단의 공식 통계는 교인의 중복 집계를 걸러내지 못하기에 현실보다 부풀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각 교단의 교인 수는 정점 대비 200만 명이 줄어들었다. 최근 10년간 흐름을 보면 통계가 전반적으로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 개신교 내에서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가 낯설지 않고 장년 교인 수에 비해 청년 교인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현상도 십여 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탈종교화는 이미 주류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둘째, 비종교인의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가 2004년 37%에서 2021년 20%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21세기 들어 다른 종교에 비해 개신교의 비호감도는 급격하게 상승하였다. 이와 함께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은 1989년 70%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해서 감소하여 2021년에는 18%를 차지했다.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크게 증가하여 2021년의 경우, 무종교인의 82%가 ‘종교는 사회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라고 평가하였다. 오늘날 한국교회를 향한 사회적 신뢰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종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 악화의 문제에 있어 개신교는 큰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는 한국교회가 저지른 역사적 잘못들을 제대로 회개하지 않고 오히려 퇴행적 행태를 보인 결과이다.

첫째, 70년대와 80년대 한국 개신교는 군사독재 정권과 결탁한 가운데 급격한 증가 및 사회적 영향력 확대를 이루어졌다. 이 당시 한국교회는 정치적 죄악에 동참할 뿐 아니라 ‘예수 천국 불신 지옥’으로 대표되는 근본주의적 배타성과 기복주의(혹은 번영신학)에 의존하였다. 그 결과 복음에 대한 총체적 이해는 외면당했고 기독교의 가치는 왜곡되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급격한 양적 성장에 도취되어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성찰하지 않았다.

둘째, 이후 한국 개신교 내 주류로 자리 잡은 근본주의 교회들은 코로나 팬데믹의 시대에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2020년 전광훈 사태와 같은 극우 기독교 세력에 동조하면서 오히려 반사회적 행태를 보였다. 현재 이들의 기득권은 베이비붐 세대(baby boom generation, 1955~1963년)가 한국교회를 떠받치고 있기에 유지되는 것이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사회적 영향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2023년부터는 전혀 다른 현실에 직면할 것이다.

탈종교화 시대의 종교는 사회적 신뢰가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종교는 기본적으로 초월적 가치를 추구하지만, 그 영향력은 그 초월적 가치가 세속적 가치를 통해 긍정적으로 수용될 때 유지된다. 오늘날 한국의 근본주의 교회들이 보이는 퇴행적 행태들, 즉 낮은 성인지 감수성, 타종교과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극우 기독교 세력에 대한 옹호, 교회의 세습, 목회자의 도덕적 해이 등은 다음 세대로부터 심각한 저항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퇴행은 과거의 왜곡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권위주의적인 교회 지도자들이 한국 사회의 급속한 변화를 거부하고 교권을 쥐고 휘두르기에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한국교회는 교권주의와 권위주의를 버리고 탈종교화 시대의 사회적 신뢰를 획득하기 위해 섬김(diakonia)과 나눔의 공동체로의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2022년은 한국교회에 주어진 마지막 회개(metanoia)의 때가 될 것이다.

기독교대선행동 정책위원장 박성철 목사
박성철 소장
하나세정치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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