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이오스] ‘전쟁연습’은 이제 그만
[텔레이오스] ‘전쟁연습’은 이제 그만
  • 한기양 목사
  • 승인 2022.10.06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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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윤석열 정부는 이미 배치되어 있는 사드의 정식배치를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또 한미 작전계획을 최신화하고 있으며 이 작전계획에는 중국 문제까지 포함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안에 새로운 작전계획이 마련될 것이 분명합니다. 지난 해 9월 실시된 한미 티크나이프 훈련(참수작전 훈련)에는 인도-태평양 전역(사실상 중국 대상)의 특수작전을 위한 기술 습득 훈련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확장된 평택미군기지와 군산기지는 주한미군의 공군 주력부대가 배치된 미 태평양 사령부의 대중국 항공전 최전선이 되었습니다. 제주 강정해군기지는 평택-군산-제주를 잇는 미국의 대중국 해전 최전선입니다. 미국은 중국으로까지 군사력을 전진 배치시키고 있습니다.

전쟁 구조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형성되고 있는 셈입니다. 한반도에서 군사력의 전진배치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윤석열-바이든 정상회담에서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의 전략자산을 순환 배치하는 문제가 협의되었습니다. 이제 한미 군사연습은 핵무기와 전략자산이 동원되는 성격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기갑여단전투단을 빼고 올가을부터 신속이동이 가능한 기동여단전투단(스트라이커부대)이 순환 배치된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이제 전쟁은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신냉전 국제질서를 구축하면서 모든 나라를 전쟁 구조로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고, 이 전쟁은 더욱 격렬해질 것이며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한편, 대북정책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북한의 핵무장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데에 있습니다. 동시에 핵무장에 비해 잘 보이지 않는, 그러나 매우 중요한 북한의 변화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 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첫째는 북한이 한·미·일과의 관계개선 미련을 사실상 접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북한경제가 외부에서 생각하는 만큼 어렵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셋째는 경제제재에 대한 북한의 판단이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북한의 경제난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을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빈곤한 북한’은 대북지원과 경제협력, 그리고 경제제재 완화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포용정책부터, 대북제재 유지·강화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압박하거나 붕괴를 도모해야 한다는 강경정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어 왔습니다.

북한은 2021년 7월에 유엔에 ‘자발적 국가 검토 보고서’(VNR)를 제출했는데, “2015∼2019년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5.1%”라고 보고했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은행의 추정치보다 무려 9.5%나 높습니다. 경제제재에 대한 북한의 셈법이 달라졌다는 점도 매우 중요합니다. ‘제재 해결’의 추구에서 ‘제재와 더불어’로의 전환이 바로 그것입니다. ‘과거의 북한’은 미국 주도의 제재에 비명도 지르고 제재를 풀어달라고 호소도 했었지만, 북-미 정상회담의 허망한 결과를 경험하고는 제재를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이런 변화는 북한의 핵무장 못지않게 대북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요인들입니다. 한·미·일과의 관계 정상화는 비핵화의 핵심적인 상응조처였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러한 외교적 목표를 거의 접었다는 것은 대북정책의 핵심적인 지렛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북 지원이나 협력으로, 혹은 대북제재 유지·강화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려고 했던 접근도 유효기간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지피지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북한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보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동시에 진영 논리를 떠나 역대 한·미·일의 대북정책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만 볼 것이 아니라, 한·미·일의 무기고에 쌓이고 있는 첨단무기들도 같이 볼 수 있는 지혜도 요구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사야가 전하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이사야2:4)는 말씀으로 평화를 염원하는 실천적 기도가 절실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재판의 판단 기준과 척도이며 평화의 실현입니다. 군비축소를 넘어 전면적으로 무장을 해제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나님께 희망을 둔다면 창을 쳐서 낫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 ‘전쟁연습’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이것이 평화의 지름길입니다. 제주 해군기지와 평택 미군기지, 사드 배치 앞에서 우리가 호소하고 외쳤던 기도와 염원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결국에 우리가 힘이 없어 미국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입니다. 누렇게 벼가 익어가던 옥토와 평화롭게 고기잡이를 하던 바다를 군사기지로 만들겠다는 것은 분명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칼과 창, 총과 대포, 군함과 미사일 그리고 군홧발이 수많은 어린 생명을 무참히 짓밟았습니다. 현실은 늘 참으로 잔혹합니다. 하지만 이사야 예언자가 심판과 멸망 이후에 찾아올 희망을 말했듯이, 우리 모두 주님의 산을 오르는 심정으로 더 평화로운 세상, 더 정의로운 공동체를 꿈꾸며 나아가야겠습니다.

한기양 목사<br>울산새생명교회 담임목사<br>평화통일교육센터 대표<br>
한기양 목사
울산새생명교회 담임목사
평화통일교육센터 대표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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