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비평] 박사학위 논문이라는 것
[뉴스 비평] 박사학위 논문이라는 것
  • 지형은 목사
  • 승인 2022.09.07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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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지형은 목사(말씀삶공동체 성락성결교회 담임목사)

우리나라의 학위 ‘디스카운트’가 심하다. 교계에 한동안 ‘태평양 박사’라는 것이 적지 않았다. 목사들이 비행기 타고 태평양을 건너 미국을 몇 번 왔다 갔다 하면서 박사 학위를 받아서 생긴 말이다. 목회자들이 받는 학위 중에 ‘목회학박사’(D.Min : Doctor of Ministry)라는 학위가 있다. 전통적인 신학박사 학위에 비하여 공부하는 기간이 적게 걸리고 학문적인 노력이 덜 든다. 이 학위는 목회 현장과 연관된 주제를 잡아서 임상적인 연구를 중심하여 논문을 쓰고 학위를 받는다. 이에 비하여 전통적인 신학박사 학위는 순수 학문적인 주제로 논문을 쓰는데 학위 취득이 쉽지 않다. 목회학박사 과정과 연구 논문은 교회 현장에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데에는 별 관심이 없고 그저 박사 간판을 따려고 편법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네 달이 채 안됐다.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에 관한 정치적, 도덕적, 법적 위험 부담이 우리 사회 전체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 중 김건희 여사의 국민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이 학문적으로 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 심각한 논란거리다. 논문의 저자가 대통령 부인이라서 더 크게 문제가 된 터다. 논문에 사용된 우스꽝스런 영어 표현 ‘Member Yuji’(멤버 유지維持)가 이 논문을 대표하는 표현이 돼 버렸다. 여러 종류의 미디어를 통해서 논문 내용이 이미 상당히 알려진 바, 표절은 확인된 사실이고 내용도 박사학위 논문으로는 함량 미달이라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이다.

박사학위 논문이라는 것은 사유하는 인간의 본질에 연결된 인류 역사의 공적 유산이다.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은 사유의 능력에 있다. 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감성과 직관에 연결된 예술이나 지혜와 깨달음의 영역에 깊게 연관된 사상과 종교도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존재인 인간의 본질에 근거한다. 인간은 사유와 이성을 통한 논리로써 문화를 일군다. 논문이라는 것은 이성에 토대를 둔 정제된 논리로써 어떤 주제를 추론하고 논증하여 얻는 결과물이다. 박사학위 논문은 이런 정신 활동과 학문 시스템의 중심에 위치한다. 인문과학부터 시작해서 사회과학과 자연과학과 예술 그리고 사회 발전을 위한 모든 분야의 토대가 박사학위 논문에 걸려 있다. 어느 사회의 발전과 성숙을 박사학위 논문의 편수와 그 활용 구조로 평가하는 일이 괜한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들 또는 사회 유명 인사들의 논문 표절이 오래 전부터 문제가 돼 왔다. 표절이 명백한 경우는 관련된 공직에서 낙마했다. 김건희 여사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한 국민대학교는 일부 표절은 있지만 표절은 아니라고 공식 발표했고 사회 각계의 비판이 크다. 범 학계 국민검증단에서 논문 조사에 나셨다. 검증단이 오는 6일 대국민 보고회를 갖는다. 박사학위 논문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 의미와 가치를 구해내는 사회적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지형은 목사(한목협 대표회장, 성락성결교회 담임목사)<br>
지형은 목사
한목협 대표회장
성락성결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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