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헌법 제28조 6항에 대한 법적 시비
[특별기고] 헌법 제28조 6항에 대한 법적 시비
  • 김수원 목사
  • 승인 2022.08.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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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결된 사안이 아니라 법치를 허무는 '수습안'
글_김수원 목사(태봉교회, 전 서울동남노회장)
명성교회 공동의회 광경
명성교회 공동의회 광경

이 글은 이정환 목사의 글 중, ‘총회에서 이미 종결된 명성교회 수습안 문제로 교단과 명성교회를 더이상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논조에 대한 반론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명성교회 수습안’(이하, ‘수습안’)은 종결된 사안이 아니며 법치를 허무는 ‘수습안’으로는 본질상 문제 해결이 어렵다. 그리고 ‘수습안’의 불법성을 거론하는 것은 교단과 명성교회를 흔들기 위함이 아니라 주님의 건강한 교단과 교회로 바르게 세우기 위함이라는 점을 먼저 밝혀둔다.

이정환 목사(반론글 차원에서 존칭을 생략함에 양해를 구한다. 이하, 이 목사)는 ‘신앙고백모임’(회장 박은호 목사)의 ‘목회지대물림금지법’ 공청회 문제를 거론하면서, 회장인 박은호 목사의 평소 세습반대 입장을 문제 삼아, 공청회의 성격을 또 다른 분란과 갈등을 조성하려는 것이라며 폄훼부터 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명성교회 세습 건으로 인한 사회 신뢰도 저하와 교단 내 갈등이 수년간 반복되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총회가 주관하는 공청회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은밀한 힘’의 작용 때문에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나마 명성 측의 힘으로부터 자유로운 ‘신앙고백모임’이 이해 당사자인 세습반대 측과 세습 옹호 측의 패널들을 초청하여, 공론화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것인데 왜 이를 문제 삼는지 이해 난망이다.

이 목사는 주관 기관의 성향(교회 개혁성)을 염두에 두고, 공청회의 성격이 편향되리라고 단정하여 이를 왜곡하고 있다. 필자 또한 세습반대 측 패널로 참여하면서 확인한 바로는, ‘신앙고백모임’은 공청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 세습 옹호 측과 진지하게 논의를 계속해 왔고,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은 범주 안에서 그들의 의견을 상당 부분 수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러나 세습 옹호 측에서 끝내 패널 섭외가 되지 않아 공청회 불참을 전해왔고, ‘신앙고백모임’에서는 부득불 공청회 대신 좌담회 형식으로 진행하는 거로 알고 있다. 교단의 원로로서 공청회 주관 기관의 노력을 치하는 못 할망정 공정성부터 의심하는 이 목사의 편협된 생각은 참으로 유감이다.

또한, 이 목사는 ‘신앙고백모임’의 공청회를 법적으로 부당하다고 지적하면서, ‘수습안’을 명성교회와 서울동남노회가 수용하고 성실하게 이행했기에 모든 문제가 종결되었다는 것이 총회 임원회의 입장이라며 이를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 목사는 이미 교단 차원에서 종결된 사안이기에 이에 반하는 공청회는 법적으로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필자는 ‘수습안’ 내용의 당사자로서 명성교회가 ‘수습안’을 ‘성실하게’ 이행했다는 이 목사의 후(厚)한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 총회 이후 수습안에 명시된 사과는 없었고 임시당회장 파송 일정도 어겼다. 합법적인 노회장 추대도 진종일 반대하다가 총회의 중재로 오후 늦게서야 억지로 처리했을 정도다. 성실한 이행과는 거리가 멀다. 아울러 서울동남노회 세습반대 측은 총회 ‘수습안의 불법성’마저 수용한 게 아니다. 필자가 노회장으로 재직 시 명성교회 건만은 배제하고, 여타의 회원교회를 보호하기 위한 노회 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던 것임을 밝혀둔다.

총회장을 비롯한 각 치리회장은 법치에 근거하여 행정행위를 할 때라야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총회 임원회의 결의와는 달리 총회장의 진심은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알려졌다.

“‘수습안’이 만들어질 때 헌법 과정을 거쳐 만든 게 아니라 즉석에서 결의로 시행됐다. 엄밀히 말하자면 불법이다. 헌법을 잠재하고 진행했기 때문이다. 사실 안 되는 건데, 그렇게 결의했다.”

현 류영모 총회장이 교단의 수장으로서 ‘수습안’ 결의의 불법성에 대해서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은 정당한 일이다. 총회장은 왜 ‘수습안’ 결의가 불법이라고 진단하는 것일까. 법을 몰라서 그럴까. 아니다. 명성교회의 세습은 헌법을 중대하고 명백하게 위반한 불법행위임을 이미 교단 내외의 재판에서 판결이 난 데다, 헌법 조문의 개정 없이는 총회의 결의로 헌법의 효력을 정지하거나 시행을 유보할 수 없다는 법규가 있음에도 이를 잠재(정지)하고 결의한 총회결의가 불법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헌법시행규정 제4장 부칙 제7조).

다만, 총회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래도 총회결의는 존중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은 총회를 관할하는 행정수장으로서의 고민에서 나온 발언 이상이 아니라는 것이 평소 총회장의 성품을 아는 분들의 중론이다. 그런데도 혹자는 이러한 총회장의 발언을 확증 편향 식으로 해석하여 마치 ‘수습안에 불법성이 없다’라는 것으로 곡해하고 이에 기대어 ‘수습안’의 정당성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이 목사를 비롯한 명성 측은, 유일한 퇴로인 ‘은퇴하는’과 ‘은퇴한’을 가지고 여태껏 논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총회재판국과 일반 사회 법정 판결로 이 사안에 대한 논란은 이미 끝난 상태다. 이러한 판결들을 종합할 때, 헌법 제28조 6항 1호의 내용은 이렇게 정리된다.

‘관련 법 제정 이후로 은퇴(사임 또는 사직)하는 목사가, 후임자 공석 상태에서 당사자의 배우자나 직계 자녀 손과 그 배우자에게 당해 교회 담임(위임)목사의 직을 맡기는 것을 금한다. 단, 자립대상교회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관련 세습금지법은 2014년에 제정되었고, 명성교회 전임자의 은퇴는 세습금지법 제정 이듬해인 2015년에 있었으며, 이후 담임(위임) 목사 공석 상태에서 전임자의 아들인 후임자는 2017년에 소속 노회의 허락을 받고 부임했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 소송이 제기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총회재판국의 재심 판결대로, 소속 노회의 당해 교회 후임자 청빙 허락 승인결의는 헌법(정치 제28조 6항)을 중대하고 명백하게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무효처리 되었다.

그런데도 제104회 총회는 총회 재심 판결을 집행하는 대신에 법을 잠재하면서까지 명성교회 수습안을 총회결의로 수용하고 만 것이다. 하지만 이는 헌법의 효력을 총회결의로 정지(잠재)할 수 없도록 한 헌법시행규정 제4장 부칙 제7조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우리 교단의 법체계는 법의 적용순서를 총회헌법, 헌법시행규정, 총회규칙, 총회결의, 노회규칙, 당회규정 등으로 정하여, 상위법을 위반하는 하위법은 무효이므로 개정하여야 한다고 했다(헌법시행규정 제3조 2항). 여기서 개정(改定)은 ‘이미 정하였던 것을 고쳐 다시 정함’의 뜻으로 총회결의인 경우, 결의가 잘못된 것이니 헌법과 규정대로 바르게 다시 결의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규정이다. 총회라고 해서 불법까지 결의할 권한이 주어진 게 아니다. 상위법을 위반하는 결의는 설령 회원 98.8%가 아닌 100%가 동의한다고 해도 여전히 ‘개정’해야 할 불법결의일뿐이다. 이는 복음의 영성으로 온전한 법치를 실현하여 ‘불의한 강자의 횡포’로부터 교회와 교단을 지켜내기 위함이다.

이 목사는 금년 제107회 총회에 6개 노회에서 제출한 ‘수습안’ 철회 헌의안을 두고서도 법적으로 불가하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로 “총회가 결의한 안건을 재론하거나 수정하려면 총회가 폐회하기 전에 재론 동의과정을 통해 다시 논의해야 했는데, 제104회 총회가 폐회된 후에는 재론 동의가 불가하므로 총회가 심의할 수 없는 것”이란다.

그러나 관련 장로회 회의규칙 제17조에서 언급하는 재론 동의는 그 회기가 끝나기 전에 재론코자 할 때를 말한다. 그러면 회기가 끝나면 불법을 시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문제 해결의 방안은 다양하다. 불법한 결의일 경우 행정쟁송이나 노회 헌의안을 통해서 얼마든지 문제 해결이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회의 규칙상의 ‘재론 동의’를 요청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헌법시행규정 제3조 2항에 따라, 적용 순서상 상위법을 위반한 총회결의는 무효이므로 법규에 근거하여 바르게 개정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라도 총회 ‘수습안’을 만장일치 결의로 철회하는 것만이 그나마 실추된 총회의 권위와 무너진 질서를 회복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 목사를 비롯한 세습 옹호자들이 말하는, “‘수습안’ 철회 헌의안을 상정할 것이 아니라, 결의무효나 결의취소 등의 행정쟁송으로 다투어야 한다”라는 주장은 건설적 해결방안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명성교회 청빙안을 허락한 노회 결의가 헌법(정치 제28조 6항)을 중대하고 명백하게 위반한 사실은 이미 총회재판국의 재심 판결로 확정된 사안이다. 총회결의 또한 치리회가 다를 뿐 결의내용의 불법성의 문제는 동일한 사안이다. 게다가 총회 ‘수습안’ 결의의 불법성은 ‘수습안’(7항)에서조차 인정하는 일이기에 굳이 재판에 회부할 일이 못 된다. 이것은 동일 사안에 대해 이미 불법이라고 판결한 내용을 가지고 또 재판에 회부하라는 것이어서 참 황당하고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야말로 이 목사가 그토록 우려하는 교단의 분열과 갈등만을 부추기는 일이 될 것이다.

이 목사는 제105회 총회에서 제주노회를 비롯한 12개 노회의 ‘수습안’ 철회 헌의안을 이송받은 총회 정치부가, ‘12개 노회가 헌의한 건은 정치부나 임원회에서 다룰 수 없다’라고 총회에 보고한 것을 언급하면서 헌의안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부의 이러한 논리는 틀리지 않는다. 사실, 총회장이 다분히 의도적인 회의 진행으로 규칙부장의 잘못된 의견을 따라 관련 헌의안을 정치부로 보낸 것 자체가 문제였다. 왜냐하면, 당시만 하더라도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었던 터라, 관련 헌의안을 수습전권위원회로 보내서, 수습전권위원회 보고를 통해 본회에서 다루는 것이 법이기 때문이다. 관련 규칙은 장로회 회의규칙 제23조 2항이다.

‘본회의 결의로 구성된 위원회의 조사보고 안건은 본회의에서 처리하여야 한다. 단, 타에 이송할 수 없다.’

그런데도 당시 신정호 총회장은 총대들의 계속된 문제 제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부로 이송하고 말았다. 이처럼 명성교회 세습 건과 관련해서는 특정 세력에 의해 꼼수에서 꼼수로 이어졌고, 불법에 불법을 더했다. 이 목사가 법치를 진정으로 존중한다면 총회 ‘수습안’을 두둔할 상황이 아니다.

이 목사는 심지어 “제104회 총회에서 결의한 ‘수습안’을 철회할 경우, 피해를 보는 교회와 노회와 교인들이 존재하며 어느 한쪽에 피해를 주는 재결의는 불가하다”라고 못을 박았다. 한때 교단의 법통(法統)으로 자타가 인정하던 분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불법을 자행한 자들 편에 서서 저들을 두둔하는 모습이 참 불편하다. 이 목사 눈에는 명성교회로 인하여 고통당하는 한국교회와 그 교인으로 있다가 온갖 박해 속에 눈물을 머금고 다른 교회로 가거나, 아예 ‘가나안’ 교인으로 실족한 여타의 교인들은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법치가 무너지면 힘이 곧 정의가 된다는 사실을 망각했는가.

이 목사는 ‘수습안’ 철회로 피해를 볼 노회가 있다고 했지만, 서울동남노회는 명성교회 세습 청빙 건과 관련하여 처음부터 불법을 한 노회다. 노회는 이 일로 지금도 갈등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불법한 자들이 노회를 장악하고 있고 세습반대자들을 철저하게 소외시키고 있다. 저들은 명성교회를 앞세운 절대다수의 힘으로 불법한 것도 결의만 하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 목사의 논리대로라면 모든 소송에서 이기고도 ‘수습안’으로 말미암아 온갖 수난을 감내하고 있는 세습반대 측의 피해는 누가 책임져야 하나. 이래도 저들 편에서 피해 운운하는 이 목사는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아닌 ‘강도의 이웃’으로 자처하고 나섰는가!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깊이 묵상해 보시라).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우리 교단 역사상 김 아무개 목사는 불법 위에 세워진 유일한 위임목사가 된다. 불법을 해소하지 않은 한, ‘세습 목사’라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고 평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이 목사는 그토록 바라고 있는가. 명성교회를 도우려거든 교단의 어른답게 하나님의 진리 안에서 예수 복음의 영성을 품고, 교단의 법 정신을 따라 제대로 도우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강자의 이득을 위해 멀쩡한 법규마저 잠재하고 결의한 총회 ‘수습안’은 정의가 아닌 명백한 불법이며 불의하고 불공정한 일이다. 불법과 불의로써는 교단의 법치와 거룩성을 유지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세습반대 측에서 ‘수습안’ 철회 절차를 밟도록 수년간 요구하는 이유는 신성한 총회결의의 불법성을 해소하려는 것이다.

끝으로 이 목사와 세습 옹호자들과 총회 지도자들에게 묻고 싶다. 똑같은 불법 세습인데도 어느 교회가 교단을 탈퇴할 때는 가만히 있더니, 명성교회만큼은 살려야 하고 붙잡아야 하고 지켜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돈 때문인가. 힘 때문인가. 아니면 그만큼 저들이 의롭기 때문인가.

주께서 경고하신다.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마 7:23).

(편집자주 : 위 기고에 대하여 누구든지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김수원 목사
태봉교회
전 서울동남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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