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복음] 영화 〈한산: 용의 출현〉 - 나라를 위한 싸움과 의(義)를 위한 싸움
[영화와 복음] 영화 〈한산: 용의 출현〉 - 나라를 위한 싸움과 의(義)를 위한 싸움
  • 임명진 목사
  • 승인 2022.08.17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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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한산해전(閑山海戰)은 그 중요성과 역사성, 상징성에서 조선을 일본(왜)의 침략에서 구한 최고의 전투 중 하나이다. 명량해전, 노량해전과 더불어 임진왜란의 3대 해전으로 꼽히며, 지상전을 포함한 전체 전투에서도 진주 대첩, 행주 대첩과 함께 3대 대첩으로 기록된다. 한국 역사를 통틀어서도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강감찬의 귀주대첩과 더불어 가장 완벽한 승리로 평가된다. 특히 한산도대첩이 중요한 이유는, 이로 인해 왜의 해상수송로를 통한 보급과 군수 지원이 차단되어 초기 완전한 조선 지배에 차질이 발생했고, 조선은 새로 전열을 정비하여 왜에 저항할 시간적/지리적 여건을 확보하였다는 데 있다. 그뿐 아니다. 이 승리를 즈음하여 전국에서 의병 활동이 일어난다. 이는 전쟁이 단지 정치인과 군인만의 싸움이 아닌, 온 국민의 참전으로 격상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마침내 왜의 침략을 극복해낸다.

한국 전쟁사의 독특한 항전 형태 중 하나는 ‘의병(義兵)’이다. 영화에서 일본군 준사(김성규)는 전향하여 조선을 위해 활동한다. 용맹한 일본 군인이었던 그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대체 이 전쟁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이순신의 답에 있다. “이 전쟁은 나라와 나라의 싸움이 아니라 의(義)와 불의의 싸움이다!” 단지 자신이 속한 국가의 이익만을 위한 명분이 아니라, 인류애 차원의 의(義)에 대한 명분을 제공함으로 일본의 조선 침략이 불의함을 드러낸다.

사실, 국가 이익에 부합한 목적은 전쟁을 일으킬 충분한 명분을 제공한다. 그런데 문제는 국가 이익은 통치자나 지배자의 개인적 욕망과 욕심의 투영 수단으로 악용·남용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제국주의 시대 일본을 포함한 서양 열강 대부분이 그랬고, 현재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조지아를 잇는 옛 제국을 건설하려는 푸틴의 야욕이 숨어있다. 인간 욕망의 극한은 종종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내세운 침략의 당위성 주장과 이를 빌미로 약소 민족이나 국가에 대한 억압과 침탈의 형태로 표출되곤 한다.

하지만 의(義)는 다르다. 특정 국가와 민족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류애와 보편성을 지향한다. 하나님의 의(義)를 이루고자 희생하며 실천하셨던 예수 그리스도는 단지 유대인이나 이스라엘에 국한된 복음을 전파하지 않으셨다. 유대인이었지만 의롭지 못한 이스라엘과 지도층에 신랄한 비판을 가했고, 오히려 가난하고 고통당하고 얽매인 자들을 위해서라면 국적이나 인종, 성별, 신분,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았다. 그게 하나님 나라의 의(義)이며, 우리가 구해야 할 의(義)이다.

최근 공정과 상식, 정의를 기치로 내건 지도자가 한국 사회의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힘 있고 권력 있는 특정 집단이나 무리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공정이나 정의’는 절대로 올바른 의(義)가 아니다.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 오히려 의(義)는 약자와 가난한 자, 불이익을 당한 자가 억울하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성경이 가난한 자와 소외된 자들에게 관심을 두는 이유이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을 보면 의구심이 생긴다. 누구를 위한 감세정책이며, 무엇을 위한 경찰국 신설이고, 어떤 국익을 위한 외교활동인가? 또한 교육정책의 목적과 방향은 무엇인가? 이순신의 리더십이 우리에게 강렬하게 어필하는 것은 진짜 의와 거짓된 혹은 허울뿐인 의를 분명하게 구분하기 때문이다. 참된 의(義)는 의병을 일으키는 힘이 있다. 이는 곧 백성의 마음을 얻는다는 의미이다. 영화 〈한산〉에서 해전과 의병전을 병렬로 묘사하는 이유이다.

정치와 통치는 정치인(정당)과 권력기관(정부,군인,검찰,경찰)이 하는 것 같아도, 결국 국민의 참여와 헌신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부 세력의 무력과 힘을 통한 쿠데타보다 시민혁명이 위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심은 천심이고, 하나님은 힘없고 연약한 사람들의 삶에 마음을 두신다.

임명진 목사<br>북악하늘교회 담임<br>​​​​​​​문화사역 전문기자<br>
임명진 목사
북악하늘교회 담임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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