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이오스] “애굽과의 맹약(한미동맹)도 헛되다”
[텔레이오스] “애굽과의 맹약(한미동맹)도 헛되다”
  • 한기양 목사
  • 승인 2022.08.10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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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한기양 목사(울산새생명교회 담임목사, 평화통일교육센터 대표,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 공동대표)

지난 나토(NATO)에서 한-미-일은 미국이 주도한 3각 군사공조 시스템 확정을 위한 자리를 펼쳤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3국간 안보협력 수준을 높여가는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는 발표를 내놓았습니다. 끔찍한 발언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지금은 국민들의 눈을 속이면서 가동시키고 있는 한미일 군사공조 시스템이지만 이보다 수준이 높아지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대서양 체제와 아시아-태평양 체제를 하나로 묶어 반(反)러시아, 반(反)중국 봉쇄체제를 만들고는 여기에 한-일 군사관계를 끼워 넣는 미국의 신전략 개념이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이 이끈 나토의 신전략 개념(New Strategic Concept)은 러시아를 “가장 중요하고도 직접적인 위협(most significant and direct threat)”이라고 규정했으며 중국을 “체제적 도전(systematic challenge)”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구도 안에 한국과 일본을 묶어 넣어 미국의 패권구도에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로서는 일본과의 군사동맹까지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한반도 분단체제는 이를 위해 계속 이용당하게 될 것입니다. 단연코 이 같은 한미일 군사협력관계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근본적으로 위협할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평화체제 창출을 가로막을 결정적 장애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북측의 핵실험을 명분과 이유로 내세우고 있으나 이 문제는 이미 해결의 길이 열려 있습니다. 문재인-트럼프 정부 당시 관계 정상화를 통해 비핵화로 가는 경로를 최종 합의하기 직전까지 간 경험이 있습니다. 그걸 기본으로 놓고 풀어가야 합니다.

반면에 북측에 대한 군사적 압박 내지 봉쇄정책은 한반도 비핵화와 정면으로 배치될 뿐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북측의 핵무장이 그 부인할 수 없는 증거입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놓아두고 온갖 변명과 구실을 앞세워 딴 길로 가려는 것은 딴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을 하위단위로 묶어 대(對)중국 대(對)러시아 전선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목적이고, 일본은 이런 기회를 틈타 전쟁의 영구 금지를 명문화한 평화헌법 제9조를 개정하고 자위대를 일본의 공식군대로 만들어 그 활동범주가 일본 열도를 벗어나도록 만들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해서 일본은 군비를 100% 인상해 놓고 있습니다. 미국의 등에 업혀 새로운 패권국가의 일원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이제 한국은 그야말로 분단체제의 군사적 대치가 더욱 심화되고 그 부담과 피해는 남과 북 민족 모두가 감당해야 하는, 과거 불평등 조약보다 더 심한 불평등 체제를 그것도 위태롭게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사야가 살던 시대도 암담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전쟁의 위협은 항시적이었고, 지도자들은 무능력했습니다. 백성들을 돌보아야 할 책임이 있는 이들은 자기 이익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고, 재판관들은 공정하게 재판하지 않았습니다. 타락한 종교인들은 강자들의 편에 서서 사람들을 오도했습니다.

꾸짖어야 할 때 거짓 평화를 약속하고, 위로가 필요한 이들은 외면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사야는 세상을 공의로 심판하시는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고 외쳤습니다. 그러면서 애굽의 힘에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만 의지하라고 당부합니다. “애굽의 도움은 헛되고 무익하니라.”(사30:7a) 애굽과의 맹약도 헛되다는 것입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것이 살 길이라고 외칩니다. 이는 곧 하나님의 백성답게 하나님의 뜻을 받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 이스라엘공동체를 바르게 세우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것입니다.

굳건한 ‘한미동맹’만이 안전이 담보된다고 여기는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분명한 교훈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살 길을 찾아야 하는 우리 역시 미국의 힘도, 중국의 힘도 우리의 안전을 지켜주지 않습니다. 혈맹이라 표현하는 ‘한미동맹’이라 하지만, 국익 우선의 국제질서 속에서 그 약속은 한낱 휴지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오늘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하나님께서 가장 소중히 여기시는 ‘지금 여기’에 살아가는 우리가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자주평화”를 지향하며,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것이 곧 하나님을 의지하는 길입니다.

“(…) 너희가 나의 앞에 보이러 오지만, 누가 너희에게 그것을 요구하였느냐? 나의 뜰만 밟을 뿐이다! 다시는 헛된 제물을 가져 오지 말아라. 다 쓸모없는 것들이다. 분향하는 것도 나에게는 역겹고, (…) 거룩한 집회를 열어놓고 못된 짓도 함께하는 것을 내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너희가 아무리 많이 기도를 한다 하여도 나는 듣지 않겠다. 너희의 손에는 피가 가득하다. 너희는 씻어라. 스스로 정결하게 하여라. (…) 정의를 찾아라. 억압받는 사람을 도와주어라. 고아의 송사를 변호하여 주고 과부의 송사를 변론하여 주어라.”(사1:11~17)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 또한 오늘 교회의 모습을 보시고 꾸짖는 경고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맘몬에 굴복하는 삶을 자연스레 여기며, 겉으로는 화려하게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을 결국 하나님을 모욕하고 불신하는 것이라고 질타하는 이사야 선지자의 말씀이 유난히 크게 들리는 현실입니다.

한기양 목사<br>울산새생명교회 담임목사<br>평화통일교육센터 대표<br>
한기양 목사
울산새생명교회 담임목사
평화통일교육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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