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뉴스로 우리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지난 6월 21일, 세계 7번째로 한국형 우주로켓 누리호 발사에 성공했다. 8월 5일에는 달 탐사 다리호가 발사되어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뿐인가! 손흥민 선수는 영국 EPL에서 득점왕이 되고, BTS는 세계 음악 차트에서 연속 1위 내지 상위권을 기록하는 대기록을 세우고 있으며, 영화계에서는 ‘미나리’, ‘헤어질 결심’ 등이 세계 영화인들을 감동시켰다. 그야말로 문화왕국시대를 열었다. 거기에다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KF-21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안보적으로 탱크나 전투기, 미사일 등에서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6위의 군사대국이며 경제적으로도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다. 세계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일본보다 2단계 정도 양호한 것으로 보며, 구매력평가지수 기준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2017년부터 일본을 추월하여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속의 선진국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가불선진국’이란 책이 서점가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가불선진국? 작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다. 책에서 우리가 현재 선진국이 되어 기쁘지만, 그 기쁨 뒤에 가려진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의 희생, 피땀에 기초하여 선진국이 됐다며 진짜 선진국이 되려면 이들에게 빚을 갚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불이란 미리 빌려서 쓰는 빚이다. 흔히 돈 없는 월급쟁이들이 미리 회사로부터 월급을 빌려서 먼저 필요한데 쓰고 갚을 때 하는 말이다. 사실, 선진국이 되는 과정에서 국가가 세금으로 기업들에 무상 지원, 감면, 규제 완화 등 국민의 피땀을 빌려서 특혜를 주었다. 그 사례가 IMF 경제 위기 때, 혈세로 기업과 경제를 회생시켰다. 이런 의미에서 이제는 가불로 얻은 성장과 선진국,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때라는 취지다.
이것을 사회권이라 말한다. 사회권이란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위하여 필요한 사회적 보장책을 국가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 건강한 생활을 누릴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노동권, 노동삼권 등을 말한다. 이는 국가가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이다는 말이다. 새삼 남사스럽다. 아직도 사회권이 우리 현실과는 너무도 먼데 선진국이라니. 과연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에게 사회권보장이 되어 있는가. 비정규직 노동자 800만, 아직도 산재로 연간 2,000여 명이 죽고 있으며, 청년들의 주거, 직업이 불안정해서 3불, 5불 시대이다. 더구나 소득과 자산 격차가 점점 심해져 계층 상승이 불가능한 사회이다. 그래서 미래가 없다고 한다. 그 대안이 무엇인가? 사회권보장, 강화를 통하여 진짜 선진국이 되어보자는 뜻이다. 즉 연대와 공존을 통하여 실제로 선진국이 되자는 뜻이다.
이제, 우리는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높여 자랑할 만하다. 그런데 사회권 강화를 주장하면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공산주의, 사회주의, 빨갱이들이 하는 주장이라 맹폭 비난한다. 사회권은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일명 A 규약)으로서 1966년 12월 제3회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채택, 1976년 1월 3일 발효됐다. 2017년 현재 사회권 조약을 비준한 나라는 167개국이며, 한국은 1990년에 이미 비준했다. 사회권은 선진국들이 실행하는 일반 정책이다. 그런데 일부 한국 교회가 앞장서서 사회주의니, 빨갱이니, 비난한다. 심지어 사회권 강화는 연성 독재, 파시즘이라 비난한다. 한국 교회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데 훼방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거룩과 진주’를 차버리는 한국 교회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은 선진국 시민으로 가는데 이를 방해하는 집단이 한국 교회가 된다면 이는 개돼지가 되는 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