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쓰여진 그 시대 사람의 '눈으로 듣는 예수님 이야기' 펴낸 김현정 교수(1)
성경이 쓰여진 그 시대 사람의 '눈으로 듣는 예수님 이야기' 펴낸 김현정 교수(1)
  • 엄무환 국장
  • 승인 2022.07.28 2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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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 년 전엔 대부분 다 글을 몰랐기에 사람들 사이에서 이야기꾼의 인기는 대단했다 어딜 가든 이야기꾼은 항상 있었고, 잉여시간을 때우기에는 최고였다 즉 복음도 이야기 형식으로 전파되었지 문서로 전파된 게 아니다

“눈으로 듣는 마가의 예수님 이야기”(2022.4.5. 깊고너른 출판사), “눈으로 듣는 누가의 예수님 이야기”(2021.10.12. 깊고너른출판사)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김현정 교수(서울장신대, 서울강남노회 깊고너른교회 담임).

김 교수는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후 기독교학과 대학원과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서울장신대 신학과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눈으로 듣는 마가의 예수님 이야기 책을 펴낸 김현정 교수
'눈으로 듣는 마가의 예수님 이야기' 책을 펴낸 김현정 교수
눈으로 듣는 마가의 예수님 이야기
눈으로 듣는 마가의 예수님 이야기
눈으로 듣는 누가의 예수님 이야기
눈으로 듣는 누가의 예수님 이야기

‘눈으로 듣는’(?) 제목이 의아하여 책 속으로 들어가봤다. 이번 호에선 책 내용을 먼저 소개하고 다음 호에서 김 교수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려 한다.

“현재 신약뿐 아니라 구약을 포함해 성경에 있는 책들은 다 2천 년 전에 지어진 것들이다. 그런데 그리스-로마 사회에는 책을 만들고 보급하는 방법이 현재와 많이 달랐다. 지금은 대부분 컴퓨터로 글을 쓴 뒤 종이에 인쇄해서 출판, 보급한다. 그러나 당시는 책을 만들기가 너무 어려웠고 그래서 되게 비쌌다. 먼저 책 재료가 종이가 아니라, 파피루스나 양피지였기 때문이었다. 소나 양가죽으로 만드는 양피지보단 갈대 같은 파피루스 줄기로 만든 파피루스가 그나마 싼 데, 그마저도 마가복음을 적은 파피루스 책을 사려면 5데나리우스를 지불해야 했다. 그것도 양질이 아닌 악질 파피루스 말이다. 숙련된 노동자가 5일 넘게 일을 해야만 겨우 살 수 있었던 값이었다. 그것도 몇 안되는 서점들이 큰 도시에 있기에 거기로 가야 했는데, 갔다 해도 아주 유명한 책이 아니면, 그 자리에서 살 확률이 거의 없었다. 한 마디로 내가 원하는 책을 사려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여유가 많아야 했다는 얘기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맹(文盲)인이었다. 기원후 1세기 당시 로마제국 사회의 식자층이 전체 인구에서 얼마를 차지하였을까? 학자들 사이에 지금도 의견이 갈린다. 2천 년 전의 사람들이 글자를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한 건 그리 얼마 되지 않았다. 로마 도시를 제외하곤 각 지방에는 여전히 방언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공교육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았으니 라틴어 보급률이 높았을 리 없다. 게다가 그리스 지역을 조사해보니 공통어인 그리스어조차 그 지역 사람들은 잘 안 썼다. 즉 그리스 각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각 지역의 토속어를 더 많이 쓰며 살았다는 것이다. 초대 기독교인들은 마가복음을 비롯해서 모든 책들을 문자로 접한 게 아니라 소리로 접했다고 생각해야 한다. 대부분 그리스어를 읽을 줄 몰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초대 기독교인들은 그렇게 부자가 많지 않았다. 파피루스가 되게 비쌌다. 양피지는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글을 적을 때 지면은 한정돼 있고, 쓰고 싶은 말은 많고, 여러분이 비싼 파피루스에 글을 적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글자를 따닥따닥 붙여서 적지 않겠는가? 그랬다. 아니 더 심하게 적었다. 필사자는 모든 단어 사이, 사이에 한 자도 띄우지 않았다. 게다가 당시 그리스어는 대문자만 있었지, 소문자가 없었다. 소문자는 기원후 7~8세기에 생겨서 퍼졌다. 그래서 마가복음을 적은 고대 사본들에는 이런 식으로 적혀 있다.

‘복음의처음이다예수그리스도의하나님아들의꼭그렇게쓰여있었던거처럼이사야예언자(글)에서보아라내천사를보낸다네얼굴앞에그는대비할것이다네길을부르짖는자의소리가광야에있다준비해라주님의길을곧게만들어라계속그의오솔길들을’

눈으로 한글부터 시도를 해보는 경험이 필요한 것 같아서 한글본을 같이 적었다. 읽기가 수월했는가? 쉽진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공교육을 최소한 20년 가까이 받은 자들이다. 그러나 2천 년 전에 일반인들이 마가복음서를 처음 접했다면 대부분은 공교육을 1년도 안 받았기에 당황했을 것이다. 읽을 수 있었다 해도, 눈으로 읽으면서 어디에서 끊어야할지, 더듬더듬 천천히 읽어 내려갔을 것이다. 두루마리로 읽는 행동 자체를 안 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리고 눈치 빠르신 분들은 보면서 의문을 가졌을 터인데, 이게 1장인지, 1절인지 5절인지, 도대체 이 부분이 어디에 있는 이야기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현재 우리가 너무나도 손쉽게 사용하는 장, 절이 모두 1600년대에 정해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대 기독교인들이 마가복음을 접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듣는 것이었다. 글을 읽는 자가 읽어주거나, 내용을 잘 외우는 자가 외워서 들려주면, 성도들은 그걸 들으면서 예수님이 누구신지,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생각했던 것이다. 쉽게 표현하자면, 지금 교회에서 예배 시간에 목사님 설교를 듣듯이 오로지 귀를 쫑긋 열고 ‘복음 담가(gospel-teller)’의 말에 귀를 기울인 것이다.

2천 년 전엔 대부분이 다 글을 몰랐기에 사람들 사이에서 이야기꾼의 인기는 대단했다. 어딜 가든 이야기꾼은 항상 있었고, 잉여 시간을 때우기에는 최고였다. 즉 복음도 이야기 형식으로 전파되었지 문서로 전파된 게 아니다. 여러분 같으면 베드로에게 예수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조르지 않았겠는가? 베드로와 열두 제자는 ‘사도’라 불렀지만, 그들 외 또 예수님 이야기를 들려주며 복음을 전했던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복음을 이야기로 전한 ‘복음 담가’말이다. 현재 서구에서 복음서 배후에 이야기를 들려준 상황이 있었음을 인지하고 ‘이야기꾼’ 존재를 말하지만, 그들을 단순한 이야기꾼이라 할 순 없다. 복음을 전했기 때문이다. 이 말은 복음서가 작가가 책상 위에 앉아서 예수님에 관해 이야기를 적은 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책을 들고 읽으면, 생각하기 위해서 틈틈이 읽기를 멈춘다든가, 말뜻이 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앞에 읽었던 부분을 다시 펼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들으면 그렇게 할 수 없다. 성도들은 그저 복음담가가 들려주는 대로 예수님 이야기를 듣고 은혜받았다.

그런데 여러 복음 담가들 중 마가 담가가 한 예수님 이야기는 아주 탁월했던 모양이다. 그의 언변이 화려해서가 아니었다. 어눌한 그리스어로 구수하게 입담을 늘어놓아 성도들 마음을 웃겼다, 울렸다 했다. 그런데 내용은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그래서 멀리 살던 마태와 누가에게까지 그 이야기가 흘러들어간 것이다. 도대체 마가는 어떻게 예수님 이야기를 전했기에 입소문이 나서 마태, 누가에게까지 닿게 되었을까? 그리고 그들 역시 얼마나 감동 받았기에 마가 이야기를 그렇게 많이 그대로 따라 했을까?

우리는 마가 담가의 이야기를 안다. 내용은, 그러나 2천 년 전에 마가가 들려졌을 이야기 그대로를 한 번도 접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현재 한글로 옮겨진 성경들은 전부 들려진 이야기 고대로 한글로 옮긴 게 아니기 때문이다. 마가복음의 현재 사본은 그리스어로 적혀 있는데, 적혀진 말의 어순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말하는 어순과 많이 다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 어법에 맞게 다 뜯어고쳤다. 그래서 현재 성경으로 읽으면, 아주 자연스럽다. 그러나 당시 마가 담가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말, 그들을 감동시켜 예수님을 믿기 위해 목숨까지 포기하게 만들었던 그 느낌을 그대로 알 수 없다. 말할 때, ‘아!’하는 느낌과 ‘어!’하는 느낌이 다른데, 마가의 말, 고대로의 느낌이 안 실려져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원문 있는 그대로 최대한 한글로 옮기려 애썼다. 그래서 책 제목처럼 ‘눈으로 듣기’가 되었다. 번역을 마가가 성도들한테 이야기를 들려주듯 했기에, 읽으면 마가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일 것이다. 그러나 활자로 전달하다 보니 눈으로 읽는 수밖에 없다.

【마가복음 2:5~7】

<개역개정> 예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이르시되 작은 자야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하시니 어떤 서기관들이 거기 앉아서 마음에 생각하기를 이 사람이 어찌 이렇게 말하는가 신성 모독이로다 오직 하나님 한 분 외에는 누가 능히 죄를 사하겠느냐

<눈으로 듣는> 그러자 예수님이 그들의 믿음을 직접 보고선 말하시는 겁니다. 중풍병자한테, “얘야! 용서받고 있다! 네 죄들이!” 계속, 그런데 몇몇이 서기관들 중에서 거기 앉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궁리했습니다. 자기들 마음속에서, 이자는 누군데 이렇게 소리 내 말하지? (그는) 모독하고 있다! 누가 할 수 있어? 죄들을 용서하고 또 용서하는 거? 하나님 한 분 말고?

서울장신대 조광호 교수(신약학)는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의 추천사를 썼다.

“2천 년 전 성경을 접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눈으로 읽은 것이 아니라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는 관점으로 접근한다. 저자는 판소리를 듣듯이 음률까지 고려하면서 반복적으로 마가의 ‘단어, 문구, 문장을 씹으며 묵상’한 끝에 이 책을 내놓았다. 마치 엄마가 생쌀을 꼭꼭 씹어 아기에게 줄 암죽을 만들 듯이...”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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