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복음] 〈천국보다 아름다운〉 - 상상의 천국, 실재하는 천국, 궁극의 천국
[영화와 복음] 〈천국보다 아름다운〉 - 상상의 천국, 실재하는 천국, 궁극의 천국
  • 임명진 목사
  • 승인 2022.07.28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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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어떤 곳일까? 가보지 않은 나로선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 그럼에도 천국에 대한 힌트는 많다. 찬송가 438장 3절의 가사는 다음과 같이 천국을 소개한다. ‘높은 산이 거친 들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할렐루야 찬양하세. 내 모든 죄 사함받고 주 예수와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 핵심은 이것이다. 주 예수와 동행하는 그곳이 환경과 상관없이 천국이라는 선언이며 고백이다.

영화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우리에게 천국이 어떤 곳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소아과 의사 크리스(로빈 윌리엄스)는 큐레이터 아내 애니(아나벨라 시오라)와 아들 얀, 딸 마리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두 자녀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자 상심과 실의에 빠진 애니는 크리스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아내를 너무 사랑했지만, 그녀를 위해 이혼에 동의하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어느 날, 크리스마저 애니의 부탁을 들어주다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죽은 후 크리스가 간 곳은 아내 애니가 낙원으로 묘사하며 그린 그림 속이었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움과 찬란하며 자연의 향기가 가득 담긴 그곳은 천국과 같았다. 단 하나, 사랑하는 아내 애니가 없는 것 말고는!

한편, 자신의 잘못으로 두 아이와 남편까지 죽게 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힌 애니는 이성을 잃고 감정의 홍수에 갇혀 자살을 선택한다. 자살한 애니는 자연 질서를 왜곡하고 거역한 벌로 지옥에 간다. 죽은 후에 아내와 천국에서 만날 것을 기대했던 크리스는 크게 실망하고, 이에 애니를 구하기 위해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지옥행을 감행한다. 결국 크리스의 끊을 수 없는 사랑은 애니를 구해내 천국과 같은 곳에서 아름다운 만남을 이룬다.

줄거리 상으로는 죽은 아내 에우리디케를 구하기 위해 하데스에 내려간 그리스·로마 신화의 ‘오르페우스 이야기’를 차용했고, 표현방식은 판타지를 활용했다. 실지로, 죽음의 강을 건너고 지옥문에 들어서고 여러 관문을 통과하는 설정이 비슷하다. 다만, 오르페우스가 음악을 통한 감동으로 하데스까지 내려갈 수 있었다면, 크리스는 상상 속에서 만난 자녀들의 도움과 현실 세계의 경험에서 유래한 생각과 믿음으로 지옥까지 갈 수 있었다는 점이 다르다.

영화를 보며 두 가지 생각이 든다.

먼저, 영화 속 천국은 ‘각자가 생각하고 상상하는 아름다운 곳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곳’으로 설정되어 있다. 크리스가 생각하는 이상향은 아내 애니와 함께 만났던 추억의 장소였다. 그곳은 애니의 그림을 통해 구체화 되었고, 크리스의 상상 속에 구현되었다. 반면, 지옥은 어떤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상실하고 감정의 올무에 묶여 미쳐 격리된 곳이다. 애니는 처절한 외로움과 차가움 속에서 자신의 과거 기억에 괴로워하며 지낸다. 어쩌면 우리의 현실도 비슷하다. 천국은 물질적 풍요를 초월하여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영역에서 구현될 수 있다. 이상향의 천국은 현실 우리가 어떤 생각으로 삶을 사느냐에 따라 ‘실재하는 천국’으로 경험될 수 있다.

두 번째, 크리스는 천국에서 몇몇 사람들을 만난다. 아들과 딸, 그리고 자신이 가장 이상적인 인물로 여겼던 존재인데, 그들은 이 세상에서 보았던 모습이 아니었다. 동경과 이상향의 성취와 실현이 천국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그러고 보면, 영화 속 천국은 원하는 바와 추구하는 바가 이뤄지는 곳이다. 그곳은 ‘자신만의 천국’이며 상상의 구현이다. 하지만 ‘궁극의 천국’은 상상의 천국 이상이다. 그곳은 구원받은 자들의 공동체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개념이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을 통해 확장되어 펼쳐진 곳이며, 의와 평강과 희락이 넘치는 곳(롬14:17)이다.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차원의 낙원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죄 문제가 극복된 은혜와 사랑의 사회적 공동체이다.

임명진 목사<br>북악하늘교회 담임<br>​​​​​​​문화사역 전문기자<br>
임명진 목사
북악하늘교회 담임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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