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통의 창조
[사설] 전통의 창조
  • 가스펠투데이 편집부
  • 승인 2022.07.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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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 est)”는 선언을 한 번쯤 들어보지 않은 그리스도인이 있을까? 교회는 늘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 또한 재해석되지 않으면 그 전통은 교회 미래의 발목을 잡는 중요한 방해거리가 되고 말 것이다. 전통이 현재에 강조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전통이 그동안 긍정적인 기능을 해 왔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그 전통이 많은 사람에게 익숙하게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전통의 재해석은 상당한 진통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통은 여전히 새롭게 되어야 할 대상에 속한다.

한국 교회는 자랑할 만한 전통을 많이 가진 교회이다. 과거에 거둔 열매가 적지 않다. 이런 경험을 가진 한국 교회의 안팎에서는 코로나를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전통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짐작건대 과거에 한국 교회가 잘하던 것들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다면 몇 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시점이다. 과거에 잘 통하던 것들, 과거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던 것들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놓쳐서는 안 된다. 둘째는 좋은 전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과거라는 시점에서도 절대적으로 좋은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 또한 놓쳐서는 안 된다. 과거 한국 교회가 자랑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일부에서는 적잖은 우려를 표했던 것도 또한 사실이다. 물량적 성장이 지상 과제였던 한국 교회가 만들어 낸 전통들의 부작용을 잊어서는 안 된다. 셋째는 전통이 강하면 강할수록 변화에 대해서는 둔하다는 점이다. 한국 교회가 가진 전통은 달콤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따라서 성장의 달콤한 열매를 거두었던 한국 교회는 전통의 매력이 빠져 있었기에 변화에 대해서는 둔할 수밖에 없는 형편에 있다.

문제는 현재라는 시점이다. 전통은 연속성을 전제한다. 그런데 과거와 현재는 연속성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가 거의 불연속성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현재는 과거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전통적인 집단일수록 현재에 대한 적응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종교가 전통을 중요시하는 측면을 가진데다 과거의 성공적 경험이 있는 한국 교회로서는 강한 전통적 특성이 있어서 현재적 적응력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 한국 교회는 전통에 대한 전혀 다른 관점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과거 전통의 계승보다는 새로운 창조적 전통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고, 실패가 나타나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새로운 전통 세우기에 도전해야 한다. 최근 영국 교회는 성공회와 감리교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으며 일정의 열매도 얻는 상황이다. 소위 ‘새로운 표현들(fresh expressions)’ 운동이다. 한국 교회보다 먼저 교회의 위기를 경험했던 영국은 이런 운동을 통해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의외로 영국의 ‘새로운 표현들(fresh expressions)’ 운동에 관련된 사람들은 이 운동이 영국 교회의 전통을 완전히 버린 운동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다만 영국 교회의 ‘전통 안에 있는 다양한 표현들’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뿐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새로운 표현들(fresh expressions)’ 운동에는 교단의 지원이 뒤에 따르고 있기도 하다.

한국 교회는 자랑스러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전통 안에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복음과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다양한 표현들이 존재할 것이다. 이제는 이런 부분들을 발굴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런 ‘다양한 표현들’을 통하여 선교적으로 나아갈 인재들과 헌신자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전통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해석을 통한 새로운 전통의 창조가 오늘 한국 교회에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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