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영화 '브로커', 사명에 충실하다!
[전문가 칼럼] 영화 '브로커', 사명에 충실하다!
  • 최병학 목사
  • 승인 2022.07.14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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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최병학 목사(동아대학교 교수,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영화 '브로커'의 한 장면

영화 <브로커>는 ‘정상 가족’의 범주에 관해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소영은 한 교회에 마련된 베이비박스 앞에 아기 우성이를 놓고 사라집니다. 이후 입양 브로커를 쫓던 경찰 수진(배두나 분)은 아기를 베이비박스 안에 “버릴 거면 낳질 말지!”라고 말하며 넣어줍니다. 이후 교회에서 아기들을 돌보는 비정규직 직원 동수(강동원 분)는 세탁소 주인이자 입양 브로커인 상현(송강호 분)에게 연락합니다.

상현은 아기에게 입양처를 마련해주고 돈을 받기 위해 그 아기를 데려갑니다. 이튿날 아들의 환청을 들은 엄마 소영은 아들 우성이를 찾고자 교회를 찾아오지만, 우성이는 이미 사라진 상태입니다. 따라서 소영이 경찰에 신고하려는 순간, 동수는 소영을 우성이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줍니다.

소영은, “우성이를 잘 키울 적임자를 찾아주려고 했다.”라며 선의를 들먹이는 상현과 동수가 미덥지 않지만, 이들과 함께 새 부모를 찾는 여정에 오릅니다. 키우지 못할 거, 좋은 부모에게 입양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제 영화는 로드무비입니다. 아기를 입양시킬 적임자를 찾기 위한 여행이 시작됩니다. 사실 영화는 가족 아닌 이들이 가족을 이뤄 서로를 보살피는 내용이었던 고레에다 감독의 전작이자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어느 가족>(2018)의 연장선입니다. 성매매로 살아가던 소영은 불법 입양 브로커인 상현과 동수를 만나 오랜만에 가족의 정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보육원 출신인 동수는 소영을 바라보면서 자신을 버리고 간 엄마를 이해하게 됩니다. 물론 이혼으로 자식과 멀어진 상현도 보육원을 떠나 여정에 합류한 소년 해진에게서 애틋함을 느끼게 됩니다. 함께 있는 시간이 그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가족이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이렇게 ‘가족의 결핍’은 ‘유사 가족’으로 대체되며, 그 과정은 일종의 치유로 기능합니다. 그 결과 유사 가족은 혈연가족보다 더 큰 희생을 감당합니다. 우성이와 소영의 새 출발을 위해 상현과 동수는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먼저 동수는 브로커로서 죗값을 치릅니다. 또한 상현(송강호 분)은 우성이의 친부(조폭)의 아내 명령으로 소영을 쫓던 조폭 경수를 살해합니다. 희생까지는 아니지만, 새로운 가족의 정을 보여주는 것도 있습니다. 형사 수진이 소영이 감옥에서 징역을 살 동안 우성이를 키워주기로 한 것입니다. 아기의 친부를 살해한 죄로 소영을 자수하게 하고 우성이를 맡아주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성이가 수진과 그의 남자 친구와 함께 하는 바닷가에서 노는 장면은 히로카즈 자신의 작품 <어느 가족>을 오마주 한 것입니다. 바다는 가족(정상 가족이 아닌)의 희망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우성이를 “400만 원에 12개월 할부”가 아닌, 진정으로 자신의 아기처럼 생각하고 입양하고자 했던 부부 역시 우성이의 양부모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렇게 낳기 전에 죽을뻔했던 우성이가 태어나서도 버려졌지만, 다시 새로운 가족을 통해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의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영화는 봉고차 안 있는 사진이 클로즈업되면서 끝이 납니다. 그 사진에는 소영과 우성, 그리고 상현과 동수, 마지막으로 해진이 들어 있습니다. 소영과 우성이의 새로운 출발이 유사 가족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희망을 여운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물론 3년 후 출소한 소영은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아마도 그 삶은 우성이와 함께일 것입니다. 그리고 우성이는 양부모와 수진 이모, 동수 삼촌이라는 새로운 가족도 맞이할 것입니다.

물론 어디선가 몰래 지켜보는 상현 큰 삼촌도! 그래서 우성이는 물론, “존재를 부정당한 아이들”, 그리고 영화 속 등장인물 모두가 “태어나줘서 고마워!”인 것입니다. 그리고 가족은 그 고마움을 끌어내는 힘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혈연이 아닌, 3대째 이어온 보육원도 아닌, 다른 가족 공동체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가족입니다. 이들은 예수 보혈의 피로 거듭난 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 3:28)” 바울이 갈라디아 지방에 있는 교회들에 쓴 편지는 진정한 가족의 핵심을 잘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버릴 거면 낳지나 말지!”라는 수진의 말에 소영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낳기 전에 죽이는 것이, 낳아서 버리는 것보다 죄가 가볍냐?” 낙태는 기본적으로 “여성의 인권이냐?”, “태아의 생명이냐?”라는 끝없는 논쟁으로 몰아갑니다.

그러나 여기에 “남성의 욕망과 무책임”이 빠졌습니다. 그 거대한 남성 가부장제의 욕망과 무책임에 저항했던 소영은 이제 이 영화에서 남성들을 통해 구원받습니다. 역설입니다. 그래서 상현과 동수는 남성의 희생으로 태어난 아기는 물론 소영까지 구원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생명 담지자 브로커’로서 사명에 충실한 것입니다.

최병학 목사<br>남부산용호교회<br>​​​​​​​동아대학교 철학생명의료윤리학과<br>전)경성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br>​​​​​​​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br>
최병학 목사
남부산용호교회
동아대학교 철학생명의료윤리학과
전)경성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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