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복지서비스 실천
부안종합사회복지관은 지역민에게 '행복한 복지관'이라고 불린다. 이 복지관 이춘섭 관장은 복지 사역하는 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이기도 하다. 그는 한신대학교 재학시절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하던 후배의 사망 소식을 듣고 추모기도회를 개최하다 4년형을 선고받았다. 교도소에서 만난 사람들이 어려운 형편 속에서 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닫고, 빈민선교를 결심했다. 2년 만에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고 그때부터 성남 빈민지역, 뚝섬 공단노동자, 외국인 노동자센터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선교하다가 2006년 이곳 부안종합사회복지관으로 오게 되었다.
2003년 부안은 전국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지역이었다. 정부는 방사성 핵폐기물 처리장(이하 방폐장)을 지어야 했고, 방폐장을 수용한 부안은 주민들의 찬반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2년에 걸친 극심한 대립은 지역을 혼돈과 갈등으로 몰아넣었다. 이 속에 한기장복지재단에서 부안군의 위탁을 받아 2006년 4월 부안종합복지관을 개관하게 되었다. 갈등으로 얼룩진 부안을 치유하게 하는 하나님의 섭리였다. 이후 장애인 복지 분야를 시작으로 다문화가족지원, 노인복지에 이르기까지 점점 그 사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복지관은 지속적으로 부안군민의 복지수요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 가지 사역만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에 대해 즉각 반영하여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일례로 초기에는 한문, 서예, 한글문해와 같은 정적인 프로그램이 많았다면 요즘은 포켓볼, 탁구, 그라운드 골프 등 보다 활동적인 프로그램의 수요가 많아졌다. 하루 평균 복지관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가 250명에 이르고, 복지사와 장애인활동보조인들이 관리하는 인원도 200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450여명의 이용자가 복지관을 찾는 셈이다.
이 관장은 2010년부터 6년 동안 전북사회복지사협회장을 역임했고, 지난 4월에는 국무총리 표창도 받았다. 이는 사회복지사의 처우를 향상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관장은 복지 수요자에게 좋은 복지를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복한 사회복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사회복지사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그들이 복지관에서 일할 때 최대한 행복한 상태에서 일하도록 배려한다.
도시와 달리 시골 사회복지관은 아직 장애인에 대한 인식변화가 더디다. 농촌의 장애인들은 장애 자체를 부끄럽게 생각해 숨긴다. 그 때문에 복지수요자를 찾는 데 어려움이 많다. 그럴수록 직접 찾아가 장애는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와 국가의 문제로 인지시키고 복지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직원이 대형면허를 가지고 있고, 일주일에 한 차례씩 복지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마을에 찾아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장애인들의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 탁구나 보치아와 같은 장애인 스포츠를 소개하고, 미술을 가르친다. 어떤 이는 일반인보다 훨씬 뛰어난 미적 감각과 예술 활동으로 직업재활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전체 장애인들의 자존감이 올라가고, 주변의 곱지 않던 시선들도 점차 변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