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 칼럼] 종교 중독을 방조하는 한국교회
[데겔 칼럼] 종교 중독을 방조하는 한국교회
  • 박성철 목사
  • 승인 2022.06.09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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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철 목사(정치신학연구소 교회와사회 대표)

한국교회의 종교중독이 심각하다. 종교중독이란 ‘종교 행위, 종교 집단, 종교 지도자 등 종교의 제반 요소에 통제력을 상실할 정도로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종교중독은 종교의 본질적 요소를 외면한다는 점에서 종교의 왜곡 현상이다. 여기서 우리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왜 공교회성에 기반한 교회를 고백하는 한국교회의 그리스도인이 종교중독에 빠지게 되었는가?’

다양한 신학적 혹은 종교 사회학적인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그 가운데서 절대로 빠뜨릴 수 없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성장지상주의에 의한 가치체계의 왜곡’이다. 한국교회 내 성장지상주의는 교인 수의 증가와 같은 교회의 양적 성장을 기독교 신앙의 최고 가치로 상정하고 이를 위해 교회의 모든 재원을 사용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한국교회가 경제 성장을 인간의 삶에 있어 최고의 가치로 상정했던 산업 사회의 이념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결과이다.

혹자는 ‘한국교회 내 성장지상주의가 정말 문제인가?’라고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필자의 대답은 교회의 양적 성장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가르치는 왜곡된 가치체계를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성장지상주의는 심각한 문제이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행 1:12~13)가 예루살렘에 형성된 이후, 신약성서의 어느 구절도 교회의 정체성을 양적 성장과 연관하여 설명하지 않았다. 또한 복음의 선포는 사람들을 교회 공동체에 많이 불러 모으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마 28:20)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교회 내 성장지상주의는 지금까지 종교중독의 문제를 심화하였다. 성장이 교회의 존재 이유가 되어 버린 한국교회에서 이를 위한 강력한 형태의 지도력은 필수적인 요소였는데, 이는 종교적 권위에 기반한 것으로 막스 베버(Max Weber)가 정형화한 카리스마적 권위에 기반한 지도력이었다. 그 결과 교회의 재원들은 효율화의 가치에 종속되었고 교회의 다양성은 획일화를 위해 파괴되었다. 담임목사와 같은 종교 지도자에 대한 우상화 혹은 절대화가 촉진되는 가운데 종교중독은 한국교회 전반으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성장지상주의에 기반한 번영신학에 종속되어 있었던 한국교회는 이를 제대로 성찰하지 못했다.

중독의 특성상 중독에 빠진 이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보다 포괄적인 시각을 통해 교회 내 종교중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단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의 보수 교단들의 경우, 이해관계 혹은 이권에 의해 조직이 좌지우지되다 보니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이권에 영향을 받는 교단 조직은 종교중독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는 교회들의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종교중독으로 인해 몰락의 기로에 서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직시한다면 오늘날 그리스도인은 작은 이권에 집착하여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맛을 잃은 소금은 “아무데도 쓸 데가 없어서 밖에 내버려 사람들에게 짓밟힐” 뿐이다(마 5:13).

기독교대선행동 정책위원장 박성철 목사
박성철 목사
정치신학연구소
교회와사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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