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목회] ‘끝까지 양의 모습으로’
[은퇴 목회] ‘끝까지 양의 모습으로’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2.06.03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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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_조남주 목사(새빛교회 원로)
진행_박진석 목사(본보 편집인)
인터뷰중인 조남주 목사. 최상현 기자.

조남주 목사는 1980년 3월 2일, 새빛교회를 개척하여 2021년까지 41년 간 섬겼다. 그는 ‘선교, 섬김, 교제’를 중요한 목회의 가치로 삼고 제자 양육에 힘썼으며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새빛교회는 지역사회에 든든하게 뿌리 내릴 수 있었고 세계 선교에 힘쓰는 건강한 교회로 성장했다._편집자 주


Q. 한국 교계 원로로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크게 변한 예배 환경(온라인 모임, 온라인 예배 등), 그리고 현대인들의 신앙생활 양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2년 간 비대면 예배에 익숙해지면서 현장 모임의 중요성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교회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인식이 일반화되었죠. 비대면 예배가 길어지면서 예배에 대한 사모함과 간절함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예배드리러 갈 때 복장을 준비하고 외모를 단정히 하며, 헌금을 준비하는 등의 기본적인 자세에도 소홀해진 것 같아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예배는 다시 초대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도할 때 성령의 역사가 일어났듯이 모여서 말씀을 듣고 찬양하며 기도할 때 성령의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목회자들은 성도들로 하여금 모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줘야 합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 말씀을 지식적으로는 채울 수 있겠지만 ‘교제’가 약해집니다. 저는 목회를 하면서 교제를 매우 강조했어요. 서울 중곡동에서 하남으로 교회를 이전할 때 성도들의 90%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목사를 보고 따라온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끈끈한 유대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Q. 새빛교회를 섬기실 때, 교인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가르쳤던 신앙의 핵심가치는 무엇이었습니까?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예배에 목숨을 걸자! 예배에 성공하는 자가 인생을 성공한 사람이다!”라고 가르쳤어요.

교회를 개척할 때 비전을 ‘선교하는 교회, 세상을 섬기는 교회, 이웃과 나누며 교육하는 교회, 헌신자를 키우며 교제하는 교회, 사랑을 나누며 어두운 세상에 빛을 발하는 교회’로 정했습니다.

개척 후 3년간은 도움을 받았고 4년차부터는 선교 후원을 시작했어요. 은퇴를 앞두고 있던 2020년에는 129곳을 후원하고 있었지요. 또한 매월 지역 어르신 60가정의 생필품 지원, 차상위 계층 가정 지원, 지역 어르신들과 환경미화원 섬김 사역에 힘썼습니다. 다음 세대 비전을 위해 매년 2천만 원의 장학금과 지역 학교 후원, 어린이 정원과 교육 프로그램 및 여행을 진행했고 교인 간의 우애를 다지기 위한 수련회와 다양한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Q. 한국 교회가 ‘본질’을 회복하고 말씀으로 돌아간다고 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회복해야 할 ‘본질’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대면 예배(현장)’와 ‘다음세대 교육’이라고 봅니다.

비대면 예배에도 은혜가 있겠지만 함께 모여서 드리는 대면 예배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현장에서 느껴야 합니다. 성만찬의 의미를 묵상하는 것, 성도의 교제를 통해 사랑의 공동체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음반을 통해 노래를 듣는 것과 비싼 티켓을 구입해서 가수의 라이브를 직접 듣는 것과는 굉장한 차이가 있지요. 열광하는 팬들을 보면 현장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교회도 성령 충만한 예배 현장을 회복해야 합니다.

저도 교회를 개척하기 전에는 치유 사역이나 방언기도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목회를 하면서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니 저도 관점이 달라졌어요. 기도하는데 역사가 일어나고, 병든 자가 치유되고, 귀신이 쫓겨나가는 것을 경험하면서 성령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생겼어요. 성령의 역사하심을 체험하지 못하면 아무래도 현장에서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다음세대 교육은 지금 당장 아이들이 모이지 않는다고 포기하거나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놀이터나 학원 등 여전히 학생들이 모이는 곳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해요. 교회도 다음 세대가 모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면 반드시 부흥할 수 있습니다.

Q. 오늘날 후배 목회자들이 다음 세대 양육을 두고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다음세대 사역이 미전도 종족 선교와 비견될 정도인데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목회를 하면서 ‘교육하는 교회로 헌신자를 키우자’는 비전을 갖고 다음 세대를 섬겼습니다.

어린이 정원, 아기학교, 어와나, 어린이 합창단, 기악부, 테마여행, 해외선교지 연주회, 사랑부(장애자) 등을 진행하면서 재정도 과감하게 투자했지요. 그 결과 교회학교가 부흥했던 것입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사명감을 가지고 재정투자, 인적투자(교역자, 교사), 교육환경 투자에 교회가 온 힘을 모아야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교회에 출석하는 아이들이 줄어들면 다음세대를 맡고 있는 교역자 수를 줄이자는 의견이 나올 것입니다. 아이들이 줄어들면 교역자를 줄이고, 늘어나면 다시 충원하는 방식이 좋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교역자 수를 줄이기보다는 코로나 이후의 사역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했지요.

새빛교회에는 교사들이 많은데 제가 성경공부를 가르친 이들에게는 모두 다음 세대를 섬기는 일에 앞장서도록 권했습니다. 한편, 학부모들이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호흡할 수 있도록 공기청정기와 소독기를 설치했는데 이러한 작은 투자들이 학부모들로 하여금 교회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 합니다.

Q. 목사님께서는 필리핀, 네팔,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여러 교회와 비전센터를 개척하셨습니다. 해외 선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새빛교회의 비전인 ‘선교하는 교회로 세상을 섬기는 사역’을 위해 교회가 자립한 이후 곧바로 선교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캄보디아 선교사님은 교회를 개척할 당시 집사로 섬기던 분이셨어요. 선교사님을 도와 캄보디아에 교육센터를 건축하였고, 이후에도 도움을 요청하는 선교지가 있으면 그에 맞추어 선교헌금을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점차적으로 후원하는 선교지가 늘어나게 됐지요.

Q. 개척이 매우 어려운 시대라고 합니다. 목사님께서 다시 교회를 개척하신다면 가장 먼저 어떤 준비를 하시겠습니까?

개척에 대한 ‘소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끝까지 교회를 세우겠다는 믿음이 중요해요. 저는 개척을 시작하면서 새빛교회가 주님이 재림하실 때까지 영혼을 구원하는 교회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제가 교회를 개척한 1980년은 한국교회 부흥의 끝자락이었기에 상가교회에도 교인들이 잘 모였습니다. 개척을 시작할 때 두 친구 가정과 함께 세 가정이 모였는데 두 분 모두 원로 장로가 되셨어요. 제게는 아론과 훌과 같은 귀한 협력자가 되어주셨고 교회를 건축한 후 은혜롭게 은퇴하셨어요. 이처럼 개척을 할 때 사명감을 가지고 좋은 협력자들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남주 목사 원로목사 추대 감사예배. 새빛교회 제공.

Q. 은퇴 준비와 후임자 청빙은 어떻게 하셨나요?

은퇴를 5년 앞두고 교육관 건축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이를 후임자에게 맡기기로 하고 먼저 은행 부채, 후임자의 사택 준비를 우선적으로 처리 했습니다.

청빙과정은 제가 신뢰하는 목사님들께 여러 명의 목회자를 추천 받아 새빛교회 인선위원회에서 3명을 택하게 한 후 설교를 하게 했고, 교인들이 투표로 결정했습니다. 제 의견과는 완전히 무관하게 뽑도록 했어요. 청빙 결정 후 2개월 간 동사를 한 후 담임목사로 위임했습니다.

Q. 최근 관심을 갖고 계신 사안이나 주제는 무엇입니까?

돕고 나누며 섬기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안겨 주리라”(눅 6:38)

저는 개척을 했기에 개척자들의 어려움과 자립대상교회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월 한 두 곳 교회를 방문하여 선교 후원을 하고 목사님과 사모님께 식사 대접을 하고 있어요. 아울러 은퇴 목사님들을 섬기는 일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은퇴 후에는 자신을 잘 관리하면서 할 수 있는 사역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끝으로 후배 목회자들을 위한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첫째, 성도를 풍성하게 하는 목회를 하십시오. 양을 배불리 먹이면 많은 젖을 짤 수 있습니다.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되지요. 하지만 양을 굶기면서 젖을 짜고 털만 깎으면 양도 죽고 목자도 죽습니다. 말씀과 양육으로 성도를 잘 먹이면 목회 현장 또한 풍성해질 것입니다. 다른 것에 한 눈을 팔지 말고 오직 양을 푸른 초장과 잔잔한 물가로 인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십시오.

둘째, 함께 협력하는 목회를 하십시오. 늦어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회에서 뭔가 결정하고 추진해야 하는 문제가 있을 때 이견이 있다면 기다리십시오. 온 교회가 한 마음으로 즐겁게 동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저는 41년 간 당회, 제직회, 공동의회를 하면서 임직자 선출 외에는 다수결로 결의한 적이 없습니다. 모두 한 마음이 될 때까지 기다렸기 때문에 은혜와 감사 가운데 일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낮은 자리에서 섬김의 목회를 하십시오.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마 10:16)

이리 가운데 보내려면 호랑이나 사자를 보내시지 왜 양을 보내실까요? 우리는 끝까지 양이어야 합니다. 목회자가 호랑이라면 이리와 같은 상황을 만났을 때 단숨에 제압해버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주님께서 호랑이가 아니라 양을 보내신 것은 ‘끝까지 양의 모습으로’ 목회 하라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부르실 때까지 낮은 자로, 섬김의 목회를 이어나가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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