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민주주의의 축제인 지방선거가 6월1일 실시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교육감, 기초단체장, 지역구 광역의원, 비례대표 광역의원, 지역구 기초의원, 비례대표 기초의원 등을 뽑는 총 7개의 투표 용지에 기표를 해야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결석된 국회의원을 뽑는 재보궐선거도 치러진다. 단 세종특별자치시는 4개, 제주특별자치도는 5개의 투표용지에 기표하면 된다.
지난 19일부터 선거운동이 시작되어 전국의 모든 거리는 현수막으로 뒤덮였다. 시장 후보인지, 구청장 후보인지 교육감 후보인지 시의원 후보인지 구의원 후보인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유권자 입장에서는 집으로 배달되는 공식 홍보물외에는 달리 판단할 기준이 마땅치 않다.
8회를 맞이하는 지방선거는 주민들의 구체적인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꾼들을 뽑는다는 차원에서 볼 때 아주 중요하다. 경제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서울과 지방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상황에서 지방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넉넉하게 할 수 있는 정책과 이슈들을 선보이게 하고 유권자들이 적합한 일꾼들을 뽑을 수 있도록 기준과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언론의 주요한 임무이다.
그러나 최근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대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는 하나 대통령 부인과 신임 장관들의 개별적인 스타일이나 취향은 하루도 빼지 않고 보도하고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거물급 정치인들의 일거수일투족 보도에는 집중하면서 정작 지방선거와 관련된 주요 이슈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전국을 상대로 하는 언론방송사의 입장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는 시군 지자체의 장이나 의원들에 대해 지면이나 방송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아까울 수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의 성숙을 위해서는 각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어젠다를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그동안 지방 일꾼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출마자들 중 주목할 만한 후보들은 누구인지 등 다양한 탐사보도를 할 필요가 있다. 비록 지방이라고 하더라도 기초단체장이나 의원들 중 전국적인 정치인이 될 수 있는 인물을 발굴하는 것도 독자나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언론의 올바르고 균형 있는 보도가 없고 유권자들도 자기 지역의 후보들에 대한 정보 접근권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특정 지역처럼 무투표 당선자들이 속출되고 공적 이익보다는 사적 이익을 위해 출마한 자들이 선출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세계와 우리나라와 지방이 모두 연결되어 있으므로 가장 지역적인 사건이 보편적인 사건으로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부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미래의 좋은 일꾼들이 뽑힐 수 있도록 언론들이 분발하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