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성숙하고 온전한 태도”
“영성, 성숙하고 온전한 태도”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2.05.16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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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김현호 신부, 가정사역 정기세미나 발제
가정사역을 위한 정기세미나. 최상현 기자.

한국기독교가정생활협회가 주관하고 새가정이 후원하는 가정사역 정기세미나가 지난 5월 12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그리스도의 영성, 가정에서 어떻게 본받아 살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세미나는 우광혁 목사(가정협 실행위원)의 사회로 조성은 목사(가정협 회장)가 인사하고 김현호 요아킴 신부(동두천 나눔의 집 원장 사제)가 발제했다.

발제자 김현호 신부는 “가정은 우리 인간이 태어나면서 제일 먼저 마주하는 공동체로, 가정이 건강하면 우리의 삶 또한 건강한 삶으로 이어진다”며 “반대로 가정이 분열되고 상처를 입으면 그 안의 존재들도 분열되고 상처를 입는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건강함이란 ‘온전성(integrity)’를 의미한다고 설명하며 온전하다는 것은 완벽하거나 완전하다는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강조한 온전함이란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함께 수용한 상태를 의미하는데, 자신의 결점을 용기 있게 직면하면서 인정할 수 있을 때 과거보다 더 성숙한 상태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김 신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정이라는 기초공동체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위협을 받은 지 꽤 오래 되어 온전한 가정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그가 섬기고 있는 동두천 외곽에 위치한 기지촌, 턱거리마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미군 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한 이후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워지면서 다툼이 잦아진 마을. 각기 다른 지역 출신들이 모였기에 공동체성도, 유대감도 없는 그곳에 큰 발전소가 들어서게 되면서 일어난 갈등들. 김 신부는 나눔의 집 원장으로 섬기며 마을 아이들을 만나는 한편, 돌봄이 필요한 가정과 결연을 맺고 지원을 시작했다.

마을 아이들의 가정을 돌보는 활동은 ‘사랑나무지역아동센터’라는 이름의 아동센터로 확장됐고, 돌봄이 필요한 가정과 결연을 맺고 지원하던 일은 ‘턱거리사람들 협동조합’으로 확장돼 기지촌 마을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발굴하고 유형화하는 일로 확장됐다.

하지만 급변하는 마을의 현실은 아이들만 잘 돌본다고 될 상황이 아니었다. 반찬을 만들어 나누는 것만으로는 망가져 가는 마을의 모습을 회복할 수 없었다.

김 신부는 본격적으로 학부모들을 만나며 아이들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마을을 만들어 보자는 의지를 다졌다. 또한 학부모 모임을 정례화 하고 학부모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마을 지도를 그리고 색이 바랜 벽에 벽화를 그렸으며,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음악회도 개최했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과일로 과일청을 만들어 판매하여 기금도 마련했다.

아울러 마을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마을학교를 열어 마을의 현안과 문제점 그리고 그것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방법을 공부하는 학교를 열었다. 그 과정에서 김 신부는 마을주민들 사이에 생긴 갈등의 원인이 경제적 요인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협동조합에 관해 공부를 시작하면서 공동체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된다는 교훈에 따라 공동체성 형성을 위한 공부도 병행했다.

김 신부는 “우리의 삶 속에서 갈등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 대부분은 갈등상황을 마주하면 나중에 수습하기 힘들 정도의 폭력을 행세하기 일쑤다. 결국 우리가 일상에서 내보이는 태도가 어떠하냐는 질문에 이르게 된다”면서 “영성이란 태도다. 폭력적 문화가 만연한 현실에서 비폭력적 태도를 키우고 견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우리는 성숙하고 온전한 태도를 어디에서 키우고 가꿀 수 있을까? 바로 우리가 속한 가정이 첫 번째의 장이고 그 다음이 마을”이라고 설명했다.

김현호 신부는 성공회 사제로, 2014년부터 동두천 턱거리마을에서 나눔의 집 원장 사제로 마을을 섬기면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위원, 한국종교인연대 사무총장, (사)평화를일구는사람들 상임이사로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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