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목회] 성령충만과 소통을 중시한 목회 여정
[은퇴 목회] 성령충만과 소통을 중시한 목회 여정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2.05.11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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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이 아닌 충분한 준비 필요
말씀과 기도로 성령충만 받아야
인터뷰 중인 원광기 목사. 최상현 기자.
인터뷰 중인 원광기 목사. 최상현 기자.

대담: 원광기 목사(잠실교회 원로, 초대 담임목사)

진행: 박진석 목사(본보 편집인)

서울 경신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원광기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서울남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고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 장신대에서 명예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은퇴한 후 강릉에 예닮글로벌학교를 열어 꾸준히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있으며 현재 잠실교회 원로목사, 예닮글로벌학교와 예닮청소년글로벌리더십개발원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성서신학적 교회 건축, 목회와 신유 사역, 꿈이 있는 사람, 기적의 삶, 원로 목사가 들려주는 비와 바람의 이야기’ 등이 있다._편집자 주


“목회 40년을 돌아보면 주님이 허락하신 단비 덕분에 황무지가 푸른 초장으로 바뀐 변화의 기록과 같습니다. 오래전 아프리카 서남단 나미브 사막을 탐방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사막의 모래가 한결같이 붉은 색을 띠고 있을까? 태양과 바람, 그리고 모래바다와 언덕들, 그 모래무늬는 신비롭고 묘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마치 바람의 손이 그린 작품 전시장에 온듯했지요. 참으로 멋진 광경이었어요. 그러다 거친 바람이 불어오면 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또 다른 화폭이 펼쳐졌습니다. 저는 제 삶 속에 하나님께서 행하신 크고 놀라운 일들을 글에 담아 지난 2월에 ‘비와 바람의 이야기’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Q.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저는 어릴 때부터 꾸준히 신앙생활을 했지만 특별히 주의 종이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저희 가정 배경에는 장로나 권사님도 계시지 않았고 목회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지요. 저는 운동도 좋아하고 노는 것도 좋아했기 때문에 나 같은 사람은 목사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ROTC로 임관한 후 국군수도병원에서 폐결핵 진단을 받고 제대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여러 기도원을 다니며 기도와 회복에 힘쓰고 있을 때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들마다 “주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리고 장신대 교수로 계셨던 킨슬러(권세열) 목사님의 설교를 듣다가 더 이상 망설이거나 머뭇거리지 말고 부르심에 순종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이후 하나님의 강권하심으로 신학교에 들어가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지요.

Q. 잠실교회는 개척 초기부터 폭발적으로 부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잠실교회를 개척한 후 6개월도 안 된 시기에 교인이 4명에서 200명으로 늘어났고 그 일화가 미국 기독신문에 게재되기도 했어요. 당시 교인들이 급속도로 불어나는 것을 보며 한 가지 원리를 발견했습니다. ‘비가 오고 나면 골이 생기고, 골이 생기면 언제든 비가 다시 오면 그 골을 따라 흐른다.’ 즉, 처음이 중요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느 교회에 처음으로 등록하느냐는 매우 중요합니다. 잠실 사람들은 맨 처음 교회에 올 때는 등록을 하지 않았어요. 주변 교회를 다 순방한 후 각자에게 맞는 교회를 선택했죠. 많은 분들이 잠실 전체를 돌고 나서 결국 우리 교회로 와서 등록하곤 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지 고민해보니 첫 번째는 성령충만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언제나 철야기도가 있었다는 것이었죠. 한편으로는 제 스펙을 본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당시 잠실 목회자들 중에는 제가 그래도 사회경험도 있었고 전직 영어 교사 출신에 대학도 두 곳이나 나왔으니 고학력자들을 비롯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분들이 많이 오셨던 것 같아요. 물론 그 반대라고 해서 수준이 낮은 교회들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잠실 내에서 나타난 교인들의 성향을 보며 ‘교회도 수준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느낀 것일 뿐입니다. 따라서 목회자들은 어디에서 사역할 것인지 신중하게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자신이 잘 소통할 수 있는 지역, 문화권을 잘 고려해야 교인들을 잘 섬길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잠실교회의 부흥은 거저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은혜를 받은 신학교 3학년 후반부터는 거의 집에서 잠을 잔 적이 없었어요. 장신대에 가면 아차산이 있습니다. 아차산은 거의 돌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저녁만 되면 랜턴과 방석, 성경과 찬송집을 들고 아차산에 올라 마음껏 찬송하고 기도했지요.

은혜를 받고 나니 기도하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잠도 자지 않고 기도할 정도로 그 시간이 너무 신났어요. 당시 아차산에서 손을 들고 기도를 했는데 그 방향이 잠실이었죠. 저는 그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하나님이 잠실을 향해 손을 들고 간절히 기도했던 저를 기억하셨던 것이지요.

Q. 목회를 하면서 강조했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저는 기도와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사실 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기업과 CEO들을 보면 다들 교회 원리를 차용하고 있어요. 그 비결은 바로 ‘연결’에 있습니다. 탁월한 리더를 보면 ‘연결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하고 사람들의 아픔을 알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올바른 교육으로 가능합니다. 교육은 ‘잘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세상 사람들은 이것을 ‘연결’이라고 말하는 데 우리도 하나님과 잘 연결되어야 하고, 교우와 교우간의 연결도 잘 되도록 해야 하지요.

저는 목사가 될 때 세 가지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첫째, 지혜를 주십시오. 제게 지혜를 주셔야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권위 있는 종이 되게 해주십시오. 셋째, 만남의 축복을 주십시오. 주님은 제 기도에 응답해주셔서 어떤 사안에 대한 내용을 들으면 문제와 대안이 바로 떠오르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은퇴 후에도 지금까지 후대를 위한 사역에 힘쓸 수 있는 것은 모두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기도에 힘쓰고 있던 어느 날, 주님은 제게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일에도 힘쓰라는 말씀을 주셔서 ‘기도하는 만큼 성경보고 성경 보는 만큼 기도하자’고 결단했어요. 그래서 말씀과 기도의 균형을 이룰 수 있었죠. 우리에게는 지혜가 없기 때문에 늘 말씀과 기도로 깨어 있어야하고 주님께 답을 구해야 합니다. 그러면 주님은 우리에게 좋은 사람을 붙여주시든지 환경을 바꾸어 주십니다.

또 한 가지는 ‘말씀 교육을 통한 리더 양육’이었어요. 교회에는 구역장, 유년부, 중고등부, 청년부와 장년 등 여러 부서로 분리되어 있는데 그들을 이끌 리더를 말씀으로 철저히 교육했습니다. 구역장 한 명의 역할은 매우 큽니다. 리더를 잘못 세우면 구역이 와해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잠실교회는 미리 리더를 양육하여 리더 자리가 공석이 될 경우 곧바로 채울 수 있도록 늘 준비시켜 두었습니다. 성경 교사 자격증을 갖춘 이들이 줄을 서 있었지요. 잠실교회는 그 교육 시스템을 성서대학으로 이름을 붙였고 교회에 맞게 커리큘럼을 짰습니다.

이를 통해 모든 구역장들과 리더들이 담임목사와 같은 신앙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어요. 목회자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어떤 비전을 나누고자 하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면 교회의 일들이 원활하고 빠르게 진행됩니다. 어! 하면 아! 하고 바로 알아듣기 때문에 목회자가 무엇을 하든 온 교회가 함께 발을 맞추어 움직이게 됩니다.

Q. 목사님은 ‘성령충만’도 특별히 강조 하셨습니다.

병든자가 고침을 받고 귀신이 떠나가는 기적들은 잠실교회에서 일상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교인들은 질병이 생겼을 때 병원에 가기 전 먼저 목사를 찾아와 기도를 받았어요. 목사에게 이러한 권위가 있으려면 사도행전 1장 4절과 8절 말씀처럼 성령충만을 받아야 합니다. 문제는 많은 목사들이 너무 빨리 하산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은혜를 받지 못하고 물세례만 받은 채 일을 하려 뛰어들지요. 무엇이든 때가 있습니다.

밥을 할 때도 밥이 다 된 다음에 먹어야지, 설익은 상태로 먹으면 될까요? 뜸이 충분히 든 후에 먹어야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하나님께 받을 걸 다 받고 난 뒤에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합니다. 빨리 하고 늦게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성령충만함을 받고 하느냐 안 받고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성령충만과 은혜를 받았을 때 비로소 열매가 맺히기 때문입니다. 나무에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면 더 이상 할 이야기도 없지요.

목회자들도 이런 원리를 잘 알아야 합니다. 사실 저도 많이 늦은 편이에요. 또래에 비하면 7년 정도 늦었죠. 그러나 나중에 보면 결코 늦은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릉 예닮학교에서 목회자를 위한 힐링 아카데미를 진행할 때도 이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빨리 출발하려고 하지 마세요. 뭐든지 ‘속성’이라는 것은 좋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뛰면 안 되는 것처럼, 만반의 준비가 된 상태에서 시작이 되어야 그 기반도 탄탄해져서 흔들리지 않고 요동하지 않으며 제대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Q. 현재 이사장으로 섬기고 계신 예닮학교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예닮학교는 전국 약 300개의 대안학교 중에서 단연 으뜸으로 성장했습니다. 일반 명문 사립학교에서도 우리 학교처럼 졸업생 전원을 대학에 입학시키는 학교는 드물죠. 그 때문에 점점 더 인기가 많아지고 경쟁률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위스콘신이나 텍사스주립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주립대, 한국뉴욕주립대, 리버티대, 벨헤이븐대, 웨스트버지니아 웨슬리안대 등등은 제가 직접 찾아가도 MOU를 맺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대학에서 우리 학교에 찾아와 MOU를 맺자고 하니 제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위치가 됐어요. 결국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보내주시고 계획하신 것이었지요. 학생은 현재 전국에서 1/3, 서울에서 1/3, 강원도에서 1/3의 비율로 입학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도 우리 학교에 올 만큼 짧은 시간에 하나님의 은혜로 학교가 큰 발전을 이루었어요. 남녀 공학 기숙사형 학교이며, 남녀 비율은 6:4입니다. 저는 예닮글로벌학교 이사장으로 일하면서 나름대로의 교육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 소통 능력의 극대화를 통해 인간관계를 올바로 맺는 것입니다. 일반 교육은 모든 사람과의 소통을 중시하지만 기독교 교육은 하나님과의 소통을 최우선을 여깁니다. 그런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해요.

둘째,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관리는 먼저 자기관리와 인격관리, 대인관계 관리 등을 포함합니다.

Q.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심을 다해서 한 가지 일에 매진하면 1인자가 됩니다. 우리 목회자들은 무엇에 열심을 다해야 할까요? 바로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은 무엇을 하든 말씀 중심으로,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합니다. 이 일에 전념하는 것이 목사의 본분이지요. 기도하는 목사가 쫓겨나는 것을 본 적이 있나요? 다른 일에 열심을 내면 교회가 나아갈 수 없습니다.

목사는 직업이 아닙니다. 그래서 더욱 사명감을 갖고 성직자의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목사가 직업이 되어버리면 이익을 찾는 사람들, 교회 재산을 나눠먹으려는 사람들이 모여들게 됩니다. 교회는 철저히 말씀 중심, 신앙 중심으로 모여야 합니다. 목사가 특정한 색을 가지게 되면 교인들도 목사를 성직자가 아니라 자신과 다를 바 없는 사람으로 보게 될 것입니다. 신앙 중심의 삶과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면 교우들도 목회자를 존중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를 잘 가꾸는 것이 중요해요.

변하는 것은 늘 변해가지면 결코 변하지 않는 말씀과 기도, 이 근본을 강하게 붙잡으십시오. 그러면 교회가 더욱 부흥하고 발전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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