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는 어디에 서 있는가 (4)
한국 민주주의는 어디에 서 있는가 (4)
  • 권혁률 교수
  • 승인 2022.05.11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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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결과를 보며’

(지난 호에 이어)

4. 20대 대선을 통해 드러난 한국 민주주의의 과제

4-1) 민주주의 지수로 본 한국의 현실: 2006년부터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산하 EIU에서는 해마다 각 나라의 ‘민주주의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세계 각국 민주주의 수준, 정확히 말하자면 대의민주주의 수준을 지표로 나타내고 있다.

올해 보고서에서 범주별 국가 수는 완전한 민주국가 21개국, 결함 있는 민주국가 53개국, 혼합형 정권 34개국, 권위주의 체제 59개국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은 세계 16위를 기록해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치고 대만 다음의 2위를 차지한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받았다. 이런 높은 평가는 또 다른 세계적 지표인 브이뎀지수와 프리덤 하우스 민주주의 지수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4-2) 한국 민주주의는 얼마나 퇴보할까: 윤석열 정부 치하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는 대체로 하락할 것이나, 회복 불능의 상태는 아닐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 대세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극소수 기득권동맹의 사법적 특혜와 검찰 권력의 선별적 행사는 매우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며,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실현과 경제양극화, 사회적 갈등의 해결에 있어 '위기' 고조 가능성은 민주주의 지수라는 숫자 이상으로 이 땅의 민중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할 것이다.

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민주세력의 무능’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정치적 지향을 구조적으로 왜곡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핵심 사안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성공회대 이종구 교수의 분석대로, 1930년대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몰락과 나치의 집권 과정은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지 못한 민주세력이 대중의 불만을 대변하는 우파 선동정치 집단의 등장을 억제하지 못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헌법과 민주적 제도를 갖추어도 이를 수호할 지지 기반이 취약하면 소용없다. 특히 독일의 보수 중도파는 공산당을 증오하는 나치를 편의적으로 지지하여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유념해야 한다. 결국 시민이 쟁취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도 “착하고 헌신적이지만 무능”한 민주진보세력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 구상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주체세력의 형성이 필요할 것이며, 무엇보다 민주주의 수호와 시대적 과제 실현에 민감한 깨어있는 민주시민의식이 절실하다할 것이다.

4-3) 한국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과제: 제20대 대선 결과에 대한 분석이 이 글의 주된 목적이었으므로 이 결론 부분은 미완으로 남기고자 한다. 다만 다음 네 가지 숙제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실천에 대한민국 민주주의 앞날이 달려있음은 분명하다.

과제1) 실효성 있는 민생개혁과 검찰. 언론개혁

과제2) 정당정치의 성숙; 기존 정당들의 체질개혁.

과제3) 다당제 실현; 기존 양당정치의 한계를 극복한제3당, 제4당의 필요성

과제4) 올바른 정치의식 형성을 위한 시민정치교육의 활성화, 더 이상 선동적 정치와 미디어의 왜곡에 휘둘리지 않는 성숙한 민주시민 의식의 형성.

4-4)한국교회의 과제: 교회는 정치권력을 어느 정당이 갖느냐 여부와 상관없이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해 건강한 사회를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 각 정당 후보자들에게 요청해 답변을 받아놓은 정책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제대로 실천되도록 힘써야할 것이다.

그 주요 내용은 생명존중사회실현, 저출산사회 극복 등이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는 사회 각 분야의 민주화, 사회적 약자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 실현, 한반도 평화의 수호 등이 교회가 사회적, 정치적 관심 사안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다소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비판적인 평론가들이 “이번 20대 대선의 최대 패배자는 한국교회”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놓고 있는 현실에도 겸허하게 귀 기울여야 한다.

윤석열 후보는 당선자가 되어 5년간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책임지게 되었고 이재명 후보는 비록 낙선하였지만 사상 최대의 득표와 사상 최저의 득표율 차이로 차기를 기약하게 되었으며 주술가들은 새로운 ‘특수’를 누리게 되었다. 또 신천지와 통일교는 반대급부를 기대하며 새로운 도약을 도모하게 되었다. 이에 비해 한국교회는 ‘정치적 신념’의 승리는 얻었을지 모르지만 ‘신앙적 신념이 정치적 신념 앞에 무력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만천하에 드러내었다.

이제 누가 한국교회를 두려워할까? 한국교회는 이 문제에 대한 철저한 성찰이 필요하다. 기독교인도 누구나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투표할 자유가 있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신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때는 자신의 개인적 정치성향과 관계없이 신앙적 원칙을 밝혀야 한다. 이제 다시 한국교회에 새로운 차원의 ‘정교분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끝)

권혁률 교수<br>(성공회대 연구교수,전 CBS 대기자)<br>
권혁률 교수
(성공회대 연구교수,전 CBS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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