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목회] 영화 “라만차의 사나이”의 사닥다리 꿈
[예술과 목회] 영화 “라만차의 사나이”의 사닥다리 꿈
  • 김선중 목사
  • 승인 2022.04.21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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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인용구절은 필자의 번역.

“불가능한 꿈을 꾸어라” (Dream the Impossible Dream) 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약40년 전, 고 변선환 선생님을 통해 알게 된 이후 저의 평생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 노래를 주제가로 삼는 뮤지컬 “라만차의 사나이”(Man of La Mancha)는 16세기 스페인의 작가 미구엘 세르반테스의 소설 “기발한 이달고 돈키호테 데 라만차”에 자신의 픽션을 섞은 데일 와설맨의 글을 바탕으로 1965년에 만들어졌고 1972년에는 다시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 세르반테스는 종교재판소를 조롱하는 연극을 공연했다는 이유로 지하감옥에 갇히고, 거기서 동료죄수들이 주도하는 모의재판을 받습니다. 세르반테스는 동료죄수가 씌운 “이상주의자”요 “나쁜 시인”이라는 혐의에 대항하여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동료죄수들을 배우로 삼아 돈키호테 연극을 만들어 진행합니다.

세르반테스는 자신을 방랑기사 돈키호테라고 착각하면서 불의한 세상에 맞서 싸우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알론조의 배역을 맡습니다. 세르반테스는 그 연극을 마친 후 종교재판소의 실제 재판을 받기 위해 감옥을 떠납니다. 꿈이라는 주제만큼 인류역사를 이끈 원동력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불확실할수록 신앙이 더욱 필요하듯이, 우리의 현실이 암울할수록 꿈도 더욱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성서의 야곱도 꿈꾸는 자였습니다 (창28:10-22). 그는 장자권을 얻으려고 아버지이삭과 형에서를 속인 후, 형에서의 보복을 피해 도망쳐 나와 외삼촌 라반의 집을 향하다가 루스광야에 이릅니다. 지치고 불안했던 야곱은 거기서 돌을 베게로 삼아 잠이 드는데 그날 밤 뜻밖의 꿈을 꿉니다. 그가 누운 곳에서 하늘로 연결된 사닥다리가 나오고, 하나님께서 땅과 야곱의 후손에 대해 약속하시고, 야곱과 함께 하시겠다는 것이 그 꿈의 내용입니다.

1. 현실

영화의 시작장면에서 세르반테스는 종교재판소를 이렇게 풍자합니다. “종교재판소의 칙령에 따르면, 체제전복의 사상을 유포하는 것은 이단행위이다. 침해자는 칼과 불에 의해 처벌될 것이다. 성서를 읽거나 해석하는 것은 오직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종교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억압하는 숨 막히는 현실을 영화는 그 시작부터 고발하는 것입니다.

지하감옥에 갇힌 세르반테스는 이 세상을 “비열하고 타락한 세상”이요, “덕보다는 악이 이익을 보는” “매우 잔인한 감옥”이라고 정의합니다. 세르반테스가 감옥에서 진행하는 연극에 나오는 알돈자는 이러한 불의한 세상에서 신음하지만 어쩔 수 없이 순응하며 살아가는 비참한 희생자의 상징입니다.

그녀는 여관에서 손님들을 상대하는 창부 (娼婦)입니다. “내가 죽으면 어떤 남자도 나를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조하면서, “난 내 삶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내가 바로 나야”라고 체념하며 살아갑니다. 그녀는 자신을 이상적인 숙녀 둘시네아로 여기는 돈키호테에게 “이 세상은 배설물 더미일 뿐이며 우리는 그 위를 기어가는 구더기일 뿐”이라고 항변합니다.

21세기 오늘의 현실도 영화 속의 현실과 다르지 않겠습니다만, 이렇게 쓰라린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는 있겠습니다. 동료 죄수인 공작(duke)은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의 꿈을 주제로 연극을 진행시키는 것이 못마땅합니다.

돈키호테의 꿈이 우리로 하여금 현실을 바라보지 못하게 한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세르반테스는 처음에는 알론조가 자신은 더 이상 용감한 기사 돈키호테가 아님을 깨달으며 절망속에 쓰러지는 것으로 연극을 끝냈는데, 공작은 그런 현실적인 결말이야말로 적절한 것이라고 반깁니다. 불의한 현실도 문제이지만, 공작처럼 냉소적인 현실주의자가 되는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김선중 목사<br>UMC. 위스콘신 연회 정회원목사<br>
김선중 목사
UMC. 위스콘신 연회 정회원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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