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회복과 부활의 탄생성
[전문가 칼럼] 회복과 부활의 탄생성
  • 최지영 회장
  • 승인 2022.04.21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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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구원의 확신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구원의 확신 이후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문제다. 올해도 어김없이 부활절은 찾아왔고,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부활절 감사예배를 드리고, 부활절 인사를 주고받았다. 부활절 인사로는 주로 부활의 기쁨과 승리에 대한 축복을 함께 나누곤 하는데, 우리의 일상에서 진정 부활의 기쁨과 승리를 만끽하는 삶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한나 아렌트는 인간 삶의 기본 조건으로서 탄생성(natality)을 말하고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 세상에 새롭게 태어난다. 그런데 아렌트는 인간의 탄생을 제1의 탄생과 제2의 탄생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1의 탄생은 그야말로 이 세상에 태어남으로써 자신의 세계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야말로 이 탄생은 주어지는 것이다. 나의 선택이나 결정은 전혀 결부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이 가지는 제1의 탄생조차도 무의 상태에서의 시초가 아닌, 이미 진행되고 있는 기존의 세계에 나의 탄생이 더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이미 인간이 유한한 세계 속에 존재하는 유한한 존재라는 사실이자 고백이 될 수 있다.

아렌트는 제2의 탄생을 이 세상에 대한 ‘참여의 시작’이라고 표현한다. 관습적으로 내뱉던 말과 행위가 아닌, 제대로 자신을 드러내는 참여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말과 행위를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인간들 속에서 함께 부딪히며 살아가야 가능하다. 아니, 이제껏 과는 다른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 지점, 아렌트가 말한 제2의 탄생이라는 개념을 구원의 확신 이후 부활의 기쁨을 누리는 일상과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그저 숨만 쉬며 살아가는 것이 아닌, 십자가의 구속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따라 사는 ‘삶의 시작’으로서. 그러기 위해서는, 곧 나의 말과 행위가 다른 인간들과의 관계 맺음 안에서 구체적인 드러냄의 시작이 되기 위해서는, 내 말의 행위라는 작용의 주체가 누구인가를 우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리라.

예술 활동은 특히 이러한 작용 주체를 인식하는 중요한 발판이 된다. 그림을 그리든, 함께 장면을 만들어 무대 위에서 공연을 보여주든, 혹은 몇 명이 모여 중창을 하거나 여럿이 합창을 하든, 또는 함께 모여 공동체의 춤을 추든, 예술 활동은 구체적인 생산물을 도출해내게 된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활동이 자신들의 행위와 언어 등이 투영되어 드러낸 결과물이라는 것을 생생히 경험하게 된다. 자기 자신이 온전히 드러나게 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순간의 마주침은 자기 자신의 드러냄의 시작이요, 아렌트가 말한 이 세상에 대한 ‘참여의 시작’의 구체적인 통로가 될 것이다.

도대체, 부활한 주님 안에서 다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옛것들을 죽인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주님 안에서 부활의 기쁨을 누린다는 것은 아렌트가 이야기한 제2의 탄생을 경험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이 이러한 인식의 주체가 돼야 하지 않을까? 인식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 주님께 순종하는 것에 맞서는 것일까? 오히려 처절하게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우리는 부활의 여정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 아닐지 두려운 마음으로, 갈급한 마음으로 고백하며 기도한다.

최지영 박사<br>Drama specialist<br>한국교육연극학회 회장<br>
최지영 박사
Drama specialist
한국교육연극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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