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국제음악제, 서울이 아닌 통영에서 개최하는 이유… 통영 출신의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의 음악을 기리기 위해
통영국제음악제, 서울이 아닌 통영에서 개최하는 이유… 통영 출신의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의 음악을 기리기 위해
  • 엄무환 국장
  • 승인 2022.04.17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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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호주선교사기념사업회장 서상록 목사, “윤이상은 호주선교사의 영향을 받았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통영국제음악제가 '다양성 속의 비전'(Vision in Diversity)이라는 주제로 지난달 25일부터 3일까지 통영국제음악재단(이사장 강석주 통영시장)의 주최로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렸다.

독일 유력일간지 Frankfurt Allgemein Zeitung가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높이 평가되는 아시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라고 격찬한 통영국제음악제에 대해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이자 클럽발코니 편집장인 이지영 씨는 칼럼에서 “지난 20년, 통영이라는 작은 도시가 품어낸 소수의 음악은 이제 힘이 생겼다”며 “축제를 믿고 따르는 ‘충성 관객’이 늘어났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현대음악제로서 점점 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이 도시에서 세계 초연되고 있다”는 평을 내놨다.

그리고 “통영을 찾을 때마다 ‘어떻게 들어야 할까’ ‘왜 들어야 할까’라고 던졌던 질문은 낯설었던 음악을 즐기게 되면서 답을 얻었다”면서 “다양성을 포용한 음악도시가 많은 것을 키워 내고 있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통영국제음악당 / 사진 서상록 목사 제공
통영국제음악당 / 사진 서상록 목사 제공

특히 이번 ‘2022 통영국제음악제’는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 씨가 새로운 예술감독으로 영입돼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을 쐈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통영국제음악제를 총지휘할 진은숙 예술감독은 통영국제음악당 블랙박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 굉장히 다양한 공연을 준비했다”면서 “단 하나의 공연도 중요하지 않거나 좋지 않은 것이 없다. 프로그램과 섭외에 고심을 많이 했다. 오케스트라와 앙상블 공연, 비주얼한 무대 등 다양하게 보여주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2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은 진은숙 작곡가(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2022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은 진은숙 작곡가(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이처럼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진은숙 작곡가가 예술감독으로 처음 선보인 이번 통영국제음악제에 대해 수많은 음악전문가들과 애호가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공연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단숨에 표가 매진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3월 25일에 공연된 오케스트라와 26일 노부스 콰르텟, 킹스 싱어스1, 27일의 킹스 싱어즈2, 4월 1일 이희문 프로젝트 ‘날’, 2일 베이스 연광철 리사이틀, 락셔 색소폰 콰르텟, 3일 스베틀린 루세브&테디 파파브라마, 오케스트라3 등의 공연이 그러했다.

◆ 통영호주선교사기념사업회 회장 서상록 목사, “윤이상은 호주선교사의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왜 이같은 국제음악제를 서울이 아닌 통영에서 개최하는 것일까. 이는 음악가 윤이상 때문이다. 즉 통영 출신의 윤이상의 음악을 기리기 위해 통영국제음악재단과 함께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윤이상은 서양악기를 통해 한국음악의 음향을 구현하려 하는 등 다양한 기법이나 독창적인 어법을 구사하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세계적인 한국음악가다.

윤이상(1917~1995)
윤이상(1917~1995)

하지만 윤이상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동백림사건(東伯林事件)에 그가 연루되었다는 것 때문이다. 동백림사건이란 재독 음악가인 윤이상을 포함해 교수·예술인·의사·공무원 등이 동베를린(동백림) 소재 북한대사관을 왕래하면서 이적활동을 하고 일부는 입북 또는 조선노동당에 입당해 국내에 잠입하여 간첩활동을 했다고 발표되었던 사건이다.

그러나 중앙정보부의 발표와 달리 동백림사건 관련자 중 실제로 한국에 돌아와서 간첩행위를 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보복이 두려워서 또는 단순한 호기심에 북한에 잘 도착했다는 신호를 보낸 정도였다는 것이다. 중앙정보부는 대규모 간첩단이라고 하여 무려 203명의 관련자들을 조사했지만, 실제 검찰에 송치한 사람 중 검찰이 간첩죄나 간첩미수죄를 적용한 것은 23명에 불과하였다. 더구나 실제 최종심에서 간첩죄가 인정된 사람은 1명도 없었다.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2006년 1월 26일에 당시 정부가 단순 대북접촉과 동조행위를 국가보안법과 형법상의 간첩죄를 무리하게 적용하여 사건의 외연과 범죄사실을 확대·과장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건조사 과정에서의 불법 연행과 가혹행위 등에 대해 사과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한편, 통영호주선교사기념사업회 회장인 서상록 목사는 “윤이상은 호주선교사의 영향을 받았다”며 “당시 호주선교사가 가져온 영국제 피아노를 접하고 통영 충무교회 성가대 지휘를 하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고 증언했다.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출연한 통영국제음악제

통영국제음악재단이 밝힌 지난 10일간의 국제음악제 공연 내용은 다음과 같다.

3월 25일~26일 : 해리파치의 ‘플렉트럼과 타악기 춤’(취소)

해리파치(1901~1974)는 미국의 음악학자이자 작곡가로 악기를 만들기도 했다. 특히 43음계를 만들어서 20세기 현대음악에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3월 26일 : 바이츠 퀸텟&박채영의 관악앙상블 연주

바이츠 퀸텟은 한국의 관악계 어벤져스라 불리기도 할 만큼 유능한 연주자들이 모인 퀸텟이다. 오보이시트 함경, 플루티스트 조성현,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 한국의 클래식음악 관악계를 주름잡는 신인연주자들이 속해 있다. 이들이 지은 ‘바이츠’라는 단체 이름에서 바이츠는 ‘나무’, ‘숲’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3월 27일 오전 : TIMF 앙상블

클레멘트 파워의 지휘로 연주된 팀프앙상블은 통영국제음악제의 상주연주단체이자 세계적인 한국의 대표 현대음악 전문연주단체다.

3월 27일 저녁 :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 오케스트라인 K’Arts 신포니에타

3월 28일 : 박재홍 피아노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박재홍은 지난해 9월 이탈리아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하며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직 22살밖에 안된 신예음악가이지만 큰 키에 12도까지 가는 긴 손가락으로 콩쿠르에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결선곡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참고로 라흐마니노프는 13도까지 눌렀다.

3월 28일 : 체임버 나이트

이번 공연은 오보에, 클라리넷(조인혁), 바이올린, 첼로(한재민), 피아노(박채영) 등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솔리스들이 함께 어우러져 현대음악을 연주한 흔치않은 구성의 실내악 공연이었다.

3월 29일 : 막달레나 코제나 리사이틀

빈 국립오페라극장의 단원으로 클래식 음악계 퍼스트레이디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막달레나 코제나는 무려 18살의 나이차가 있는 세계적인 지휘자 사이먼 래틀의 부인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메조소프라노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에 브람스와 드로르작의 다양한 노래를 선보였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 메조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현존하는 세계 최고 메조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 /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3월 29일 : 트롤스 뫼르크 첼로 리사이틀

노르웨위 출신의 트롤스 뫼르크는 노르웨이의 거장 첼리스트로 불리워지고 있다. 완벽한 테크닉과 거침없는 연주로 유명한 음악가다.

3월 30일 : 라 보체 스트루멘탈레&율리아 레즈네바

이번 공연은 신콥스키의 지휘로 소프라노 율리야 레즈네바와 드미트리 라 보체 스투르멘탈레가 연주했다. 현대음악보다는 비발디나 헨델, 텔레만처럼 바로크 음악의 향연을 보여준 시간이었다.

3월 30일 : 디오니 소스 로봇

3월 31일 : KBS교향악단&김유빈 / 데죄 란키 피아노 리사이틀(취소)

데죄 란키는 슈만 콩쿠르 우승자이자 헝가리 정부로부터 리스트상까지 받은 헝가리 피아노 거장이다.

4월 1일 : 통영페스티벌 오케스트라2

이번 공연은 국내 유명 성악가들인 소프라노 박혜상, 메조소프라노 안태아, 테너 박승주, 베이스 연광철과 오케스트라가 함께한 공연이었다.

4월 2일 : 박채영 피아노 리사이틀

박채영은 몬트리올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한 김수연과 함께 결승에 진출한 피아니스트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속 음악제인 탓에 변동도 많았다. 26일 영국 킹스싱어즈 6명 중 1명이 확진돼 프로그램이 변경됐으며, 독일 쾰른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입국하지 못해 27일 공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 오케스트라인 K’Arts 신포니에타로 대체됐다. 또한 소리꾼 이희문의 공연과 피아니스트 데죄 란키도 취소돼 `디오니소스 로봇` 추가 공연과 `소프라노 율리야 레즈네바 리사이틀`로 대체됐다. 데죄 란키가 협연할 예정이었던 폐막공연도 소프라노 율리야 레즈네바 협연으로 바뀌었다가 레즈네바의 건강 문제로 소프라노 박혜상 협연으로 재차 바뀌었다. 그리고 `해리 파치: 플렉트럼과 타악기 춤` 또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취소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음악제를 마쳤다는 평을 받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제 포스터
통영국제음악제 포스터

통영국제음악당에서는 이번 국제음악제 이후로도 프랑스 메츠 국립오케스트라 & 양인모(5월 1일), 빈 필하모닉 앙상블 & 윤홍천(5월 13일),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 힐러리 한(7월 8일), 클랑포룸 빈(8월 28일), 브르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카미유 토마(10월 28일), 토마스 햄슨의 겨울 나그네(12월 17일) 등 알찬 공연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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