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 칼럼] 부활(復活), 다시 오실 주님
[주필 칼럼] 부활(復活), 다시 오실 주님
  • 이창연 장로
  • 승인 2022.04.14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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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 응봉산에는 어김없이 개나리가 만개하고 나무들은 연두 빛 새순이 움트며 싱그럽게 물이 오르고 있다. 이 새봄, 사순절에서 부활절까지,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신 과정을 거치며 이시대의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깊이 성찰한다.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은 다른 모습으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니’(막16:12) 이 말씀은 팬데믹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참으로 많은 생각과 변화를 요청한다. 코로나시대, 우리는 흔히 일상의 복귀를 희망하며 코로나 이전시대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코로나이전에도 우리는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에 살고 있었다고 느끼지 않았음을 안다. 이제는 코로나도 일상화 돼버렸다. 전대미문의 재난에서 불편을 감수하며 공적방역노력에 협력했는데, 우리는 예배를 드릴 수 있느냐 없느냐가 팬데믹 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일인 것처럼 종교의 자유를 주장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사회의 안전에는 관심이 없고 교회의 안녕만 생각하는 이기적 집단이라는 사회적인식이 형성되어 본의 아니게 기피대상이 되었다. 수천 년 전, 예언자 미가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제사도 제물도 아니라고 외쳤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와 사랑을 겸손히 행하는 것이라 했다. 이 가르침은 예언자의 시대에도 팬데믹시대에도 변함없는 진리이다. 크리스천의 의무는 사랑이다. 그간의 불의와 고통과 탄식이 온 세상을 멈춰 서게 만들고 고통과 희망사이에 있게 하였다.

부활 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신 예수님처럼 우리의 존재가 새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시 하나님께로 우리의 마음을 돌이키는 일이다. 프랑스 시인이었던 ‘자크 프레베르(1900~ 1977)’는 열렬한 반전주의자였다. 그가 남긴 시, ‘하나님아버지.’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 거기 그냥 계시옵소서. 그러면 우리도 땅위에 남아있으리다. 땅은 이토록 이렇게 아름다우니 뉴욕의 신비도 있고 파리의 신비도 있어 삼위일체 신비에 못지아니하니(·····)’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로 시작하기에 종교시인 인줄 알았는데, 다음 행 “거기 그냥 계시옵소서.”에서 뒤통수를 맞은 기분, 이 시는 기독교에 반대한다기보다는 전쟁에 반대하는 풍자시로 읽어야 할 것이다. 아침저녁 마음 졸이며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의회에서 “생명이 죽음을 이길 것이다. 빛이 어둠을 이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이 악을 이기고 빛이 어둠을 이겨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게 하시고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세상에 부활의 생명과 희망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그 어떤 어려움과 불안 속에서도 예수님께서 하셨듯이 유연한 모습으로, 새로운 존재로, 사랑과 평화의 걸음을 이어가야 한다. 우리는 희망으로 부활을 기다려야 한다. 예수님은 죽음을 의미하는 십자가에 오르시기 전에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하셨다. ‘내가 이 잔을 마시지 않고 지나갈 수 없다면 아버지의 뜻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겉으로 보이는 예수님의 마지막은 가장 처참한 죽음이었다. 그리고 이천 년 동안 수많은 순교자들이 생겼다. 그러나 그들은 죽음의 터널 저쪽에 있는 밝은 빛을 본 것이다. 하나님의 영(靈)이 내린 사람들에게는 그 잔을 마시는 게 더 이상 고통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들 영혼의 깊은 곳에서 세상의 쾌락과 비교할 수 없는 환희가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텅 빈 교회를 보면서,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순식간에 거대하고 화려한 교회건물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을 보았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재난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고, 이제 교인들도 돌아올 것이다. 사회적 공공성 없이 순전히 예배만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교회건물은 의미도 쓸모도 없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매일신앙고백을 한다. “········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장사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으며 하늘에 오르시어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거기로부터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십니다.········아멘.”

전인권의 노래.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인데/쩨쩨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우리는 죽음을 이기고 다가온 부활을 믿고 ‘다시 오마’ 약속하신 예수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자.

이창연 장로(소망교회, NCCK감사)
이창연 장로(소망교회, NCCK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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