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이오스] ‘대미 굴종외교’의 참극을 우려한다
[텔레이오스] ‘대미 굴종외교’의 참극을 우려한다
  • 한기양 목사
  • 승인 2022.04.14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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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한기양 목사(울산새생명교회 담임목사, 평화통일교육센터 대표,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 공동대표)

‘선제타격’ 운운하며 대북 강경정책을 내세우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측은 북측이 강대강 전략으로 ICBM 발사 등 무력시위에 나설 경우 군사적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북측의 화성-14형 ICBM 발사에 맞서 미군의 전략자산인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동해상으로 출격해 북측을 압박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이 다시 전개될 수 있는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와 북측이 급속하게 가까워지면서 미중 패권경쟁과 더불어 남북관계는 더욱 대립하는 양상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균형을 잡아야 할 남측이 윤 당선인 측의 대북 강경노선으로 인해 남북관계는 파탄에 빠져들 것이고, 북측과 중국은 기존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며 ‘반미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의 행보도 주목된다. 러시아가 북중 밀착에 본격 가세할 경우 북·중·러 대 한·미·일의 신냉전 구도가 더 명확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럴 경우 남측이 대북 정책에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반중(反中) 안보협의체를 강화하고 있다. 인도·태평양지역에 쿼드 4각 체제(Quad, 미국, 인도, 일본, 호주)를 확장하여 트럼프 행정부가 구상했던 나토(NATO)와 같은 반중 안보연합체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미중 패권경쟁시대의 정세 속에서 남측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는 국가 생존의 문제이다. 보수논객들은 미국의 새로운 나토형 인도-태평양 반중 안보연합체(networked anti-China NATO-like security coalition)에 참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미 윤석열 당선인 측은 장기적 국익차원 보다는 당장의 정파적 판단으로 미국의 요구에 굴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매우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국가 생존 차원에서 대중/대미 ‘균형외교’의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남북관계, 한미관계 그리고 한중관계는 남측이 주도적/자주적 외교를 추진하는 것을 필수적인 전제로 하고, 한미동맹 속에서 주도적으로 중국과는 전략적 파트너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생존의 길이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남측은 실사구시적인 기존의 외교정책을 유지하는 것이다. 미국이나 윤 당선인측의 보수 안보논객들이 주장하는 반중 안보연합체에 합류하여 미국의 반중 봉쇄정책을 지지하고 미국 쪽에 줄을 서라는 입장은 국익차원에서 매우 위험한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친미/친중 균형외교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중 간 패권경쟁시대에 어느 쪽에도 줄을 서지 않고 국익차원에서 자주적이고 주도적인 외교 전략을 유지할 의지를 이미 포기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남측 정부가 미중 패권경쟁시대에 친미/친중 균형외교를 지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근거는 무엇인가?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교차점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이 첫째 근거이다. 그러므로 미중 패권경쟁 사이에 낀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을 냉정하게 실리적이고 국가이익 차원에서 초이념적/초동맹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그리고 둘째로는 한중 간 상호 경제의존도가 높아 경제적으로나 한반도의 지정학적 이유로 한반도 문제해결의 핵심 당사자인 중국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국과도 상호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중국이 미국에 못지않게 핵심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중·남·북 4자 간 긴밀한 협력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데, 남측 정부가 반중 안보연합체에 참여하여 미국에 줄을 서면 한반도 문제해결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시대에 군사안보에 못지않게 경제안보는 국민의 행복한 삶과 번영을 위해 보호해야 할 우리나라의 핵심 이익이 그 셋째 근거이다. 한반도는 77년 간 남과 북이 분단을 극복하지 못하고 미·중·러·일 4강에 둘러싸여 살아왔다.

앞에서 지적한대로 우리나라는 어느 한쪽 강대국에 줄을 설 수 없는 지정학적 운명이기에 우리의 선택은 미중 패권경쟁시대에 균형외교를 추구하면서 국가이익을 수호하고 신장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그러므로 남측 정부는 향후 한마디로 균형외교를 반드시 추진해가야 한다. 그리고 미국은 한반도의 특수상황을 고려하여 미중 패권경쟁시대에 자기 쪽을 선택하라고 강요해서도 안 된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 또한 남측 정부는 당사자로서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남측은 북측과 미국에 휘돌리는 외교를 지양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단계적 로드맵을 만들어 남·북·미 3국간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에 나섬으로써, 점차 뚜렷해져가고 있는 동북아 ‘신냉전 구도’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한기양 목사<br>울산새생명교회 담임목사<br>평화통일교육센터 대표<br>
한기양 목사
울산새생명교회 담임목사
평화통일교육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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