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코다 CODA〉 - 배제와 혐오에서 공감과 연대로
영화 〈코다 CODA〉 - 배제와 혐오에서 공감과 연대로
  • 임명진 목사
  • 승인 2022.03.31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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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7일 진행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션 헤이더(Sian Heder) 감독의 영화 〈코다 CODA〉가 작품상과 각색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코다〉의 수상에는 중요한 의미 두 가지가 있는데, 먼저 작년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Chloe Zhao)에 연이은 여성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이며, 다음으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트로이 코처(Troy Kotsur)가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의 가장 보수적인 영화제인 아카데미 시상식도 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소외된 자들에게 문을 열고 있다는 증거이다.

영화의 타이틀 ‘코다 CODA’는 이중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하나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음악용어로 ‘곡의 끝에 붙는 종결 부분’을 뜻하며, 둘째로 ‘Child Of Deaf Adult의 약자로 ‘농인 가정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의미한다. 이는 각각 영화의 형식과 내용을 상징한다. 형식적으로는 음악영화를 표방하며, 내용상으로는 청각장애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루비(에밀리아 존스)는 청각장애인 아빠 프랭크(트로이 코저)와 엄마 재키(말리 매트린) 그리고 역시 청각장애인인 오빠 레오(다니엘 듀런트) 사이의 유일한 비장애인 가족 구성원이다.

〈코다〉는 이들 캐릭터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배우들도 실제 농인들을 캐스팅했다. 아빠, 엄마, 오빠 역을 맡은 배우들은 모두 청각장애인들이다. 그만큼 연기가 자연스럽다. 그래서 영화의 완성도는 청각장애인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온 비장애인 사춘기 소녀가 겪는 물리적, 정서적, 사회적, 문화적, 지식적 한계의 극복과정을 어떻게 적절하게 녹여내느냐의 달려 있다. 이를 위해 감독이 택한 방식은 ‘음악’이다. 소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가정에서 태어난 소녀가 무엇보다도 소리가 중요한 ‘음악’이라는 도구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는 설정이다. 장애가 소통의 도구가 되는 역설과 반전이다.

영화는 두 가지 메시지를 강조한다.

먼저, 내‧외부적 갈등을 겪고 있는 루비에게 삶의 의미와 가능성을 제시하고 개발시켜줄 멘토의 역할이다. 음악교사 베르나르도 빌라로보스(에우헤니오 데르베스)는 청각장애 가정의 딸인 루비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가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지적, 정서적 재능을 각성시키고 발전시킨다. 사람들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졌던 루비는 선생님을 통해 자신감을 찾고 당당히 세상에 맞설 용기를 얻는다. 또한 남자친구 마일스(퍼디아 월시-필로)를 통해 약점이 강점으로 승화되는 경험을 한다.

두 번째는, 배제와 혐오의 게토(ghetto)에서 공감과 연대의 공동체로의 이전이다. 루비의 주변 환경은 장애인 가족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들은 혐오와 배제 방식을 택하고 편견과 분리로 편 가르기를 한다. 이는 상처받기를 거부하는 루비 가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회피가 정답은 아니다. 상황을 악화시킬 따름이다. 해결책은 상호 공감과 이해에 있다. 영화는 두 장면을 통해 연합과 연대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루비가 버클리음대 입학을 위한 오디션을 할 때, 듣지 못하는 가족을 위해 수화와 목소리를 병행한다. 또한 오빠 레오는 순진한 어부들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세력에 맞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결합한 조합을 만든다. 이 두 장면은 공감과 연대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복음과 교회는 차별과 배제가 아닌 연합과 포용에서 그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성령 안에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갈 때, 교회다움은 비로소 성취된다. 성경은 특별히 연약하고 소외된 자들에 관심이 많다. 그들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이웃이다.

임명진 목사<br>북악하늘교회 담임<br>​​​​​​​문화사역 전문기자<br>
임명진 목사
북악하늘교회 담임
문화사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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