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 칼럼] 성찰 저널리즘
[데겔 칼럼] 성찰 저널리즘
  • 옥성삼 박사
  • 승인 2022.03.17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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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C 사진의 등장은 화가의 사실적 묘사와 재현 가치를 무력화 시켰다. 아무리 뛰어난 화가라 해도 사진의 현실 재현을 따라갈 수 없다. 사진으로 화가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미술 사조와 예술가치가 바뀌게 되었다. 이같이 21세기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동은 전통적인 저널리즘의 위기를 가져왔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가 TV 라디오 신문 등 매스미디어의 뉴스보다 더 많은 정보를 더 신속하게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환경에서 엘리트 저널리스트의 취재와 육하원칙에 따른 정제된 보도가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뉴스 제작과 소비가 양방향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환경에서 전문가 집단이 생산하고 전달하는 뉴스 가치는 한계가 분명하다.

한걸음 더 나가보면, 소셜 미디어에 메타버스가 활성화됨으로 가상과 현실의 콘텐츠가 교류하는 상황에서 저널리즘의 정체성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의 고도화로 등장한 로봇저널리즘의 활용과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저널리즘의 위기와 기회적 현실은 전문집단의 문제이면서 일상의 문제이기도 하다.

미디어가 가져온 사회변동과 삶의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다. 디지털 문화의 가속도적인 발전은 놀라운 경험과 함께 새로운 시장을 만들며 지속적인 사회구조적 변동을 유발시키지만 동시에 삶의 안정성 진정성 공생 등의 문제를 살펴볼 여유를 주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문명사적 변동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경험하듯이 한 분야의 오랜 경험과 전문지식이 더 이상 변화를 예측하거나 뉴노멀에 대한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뉴욕대학교 미첼 스티븐스 교수는 이 같은 미디어2.0이 가져온 환경변화에 대한 저널리즘의 대안으로 ‘지혜 저널리즘(wisdom journalism)'을 제시했다. 그는 오늘날 저널리즘이 현상적인 사실전달을 넘어서 뉴스에 대한 분석과 해석 그리고 관점을 제공함으로 뉴스를 이해하는 대중의 역량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며 이것이 ’지혜 저널리즘‘이라고 한다.

좀 더 풀어본다면, 다플랫폼 다매체를 통해 수없이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사회적 가치가 큰 뉴스가 무엇인지? 전달되는 팩트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사건의 역사적 맥락과 환경적 요인은 무엇인지? 팩트에 감춰진 진실은 없는지? 사실전달 이면에 담긴 이데올로기나 편견은 무엇인지? 그리고 사회적 이슈를 설정하며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의 제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혜 저널리즘’의 핵심은 ‘성찰(reflexivity)’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일이나 개인을 돌아보는 차원이 아니라 사회변화를 맥락적이고 구조적으로 전망하는 힘이다. 관찰하고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질문하고 분석하며 해석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전망하는 ‘성찰 저널리즘’이 뉴노멀 저널리즘의 방향일 것이다.

한국 기독교 언론이 처한 척박한 현실에서 ‘성찰 저널리즘’을 제안하는 것은 혁명적 미디어 변동과 저널리즘의 위기가 가져오는 역설적 기회 때문이다. 내적 한계와 외적 변동이라는 이중적 위기가 십자가를 통한 부활의 소망같이 새로운 기독교 저널리즘으로 전환하는 엄중한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무지에도 봄은 온다. 기독교 언론이 ‘성찰 저널리즘’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현장과 부단히 소통하면서 시대를 관통하는 말씀의 조명에 민감해야한다. 예수께 잡힌바 된 그것을 잡으려는 결단과 달음질이 있어야 한다.

옥성삼 교수연대연합신학대학원 책임교수크로스미디어랩 원장  가스펠투데이 기획편집위원
옥성삼 박사
크로스미디어랩 원장
가스펠투데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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