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바야흐로 유튜브 시대 개막
교회, 바야흐로 유튜브 시대 개막
  • 염진호 전도사
  • 승인 2022.03.11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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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염진호 전도사

염진호 전도사는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감리교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강릉샘물감리교회 전도사로 사역중이다. 라디오 방송 영동CBS ‘민대염’ 패널로 활동하고 있으며 교회 성도들에게 신앙서적, 성경에 대한 정보를 주는 유튜브 ‘미망이’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_편집자주


“형, 유튜브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영상 어떻게 만들어요?”

근 1-2년간 필자가 동료 전도사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었다. 2020년 코로나가 발발하자 주변에 많은 전도사들이 허겁지겁 방송 송출 기술과 편집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몇몇 대형 교회는 전도사를 채용할 때 ‘영상 편집 기술 가능자 우대’라는 조건을 붙이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교회에 유튜브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지난 2021년 10월 25일, 1인 신문 ‘자유의새노래’에서는 한국 대형교회 스물여섯 곳의 유튜브 채널을 전수(全數) 조사한 뒤 “[한국 대형교회 플랫폼 조사]① 한국 대형교회 스물여섯 곳이 선택한 세계 유튜브”라는 기사를 보도하였다.

이에 따르면 26개의 대형교회가 가진 유튜브 채널 380개 중 63%에 해당하는 241개의 채널이 2020년에 개설이 되었다고 한다.(2021.04 기준) 코로나 이후 교회가 겪은 가장 큰 변화는 수련회, 부흥회의 축소가 아니라 유튜브로의 진입이 아닐까 싶다. 2020년 전까지 교회 내에서 유튜브는 젊은 세대들, 비 기독교인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면 2020년을 기점으로 유튜브는 교회 남녀노소 모두가 이용하는 성스러운 동영상 플랫폼이 되어버린 것이다.

한국교회 유튜브 성적표

한 명의 사역자로서 목회에는 성공과 실패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저 본인이 ‘주님 앞에 얼마큼 최선을 다하였는가?’에 대한 물음과 답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튜브는 다르다. 유튜브는 조회 수, 구독자 수로 명확히 성공과 실패를 분간할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유튜브에서 성공하였을까? 아쉽게도 실패하였다. 유튜브 분석 사이트 ‘소셜러스’(https://socialerus.com/Ranking)에 의하면 구독자 수 기준으로 기독교 상위 4개의 채널은 아래와 같다.

‘21일간 열방과 함께하는 다니엘 기도회’(오륜교회 소속 채널)(27만)

‘분당우리교회’(24만)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높은뜻연합선교회회장)(21만) ‘선한목자교회’(20만).

한국교회 공식 채널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가진 분당우리교회
유튜브 분석사이트 소셜러스에서는 티어(등급) 4등급이다.

위 수치로 봤을 때 기독교 상위 4채널의 구독자는 평균 23-24만이었다. 누군가보기에 성공적인 수치로 보일 수 있다. 이는 유튜브에서 종교의 영역을 다룬 영상은 인기가 없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그러나 법륜스님 채널인 ‘법륜스님의 희망 세상 만들기’를 살펴보면 위 생각은 접게 된다. 법륜스님의 채널 구독자는 80만이기 때문이다. 즉 한국 교회 상위 4개의 채널이 다 합해야 법륜스님의 구독자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라는 것.

조회 수로 비교해보면 그 결과는 더욱 처참하다. 조회 수로 보았을 때에는 ‘21일간 열방과 함께하는 다니엘 기도회’ 약 6천 1백만, ‘분당 우리교회’는 4천 4백만,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는 6천 9백만, ‘선한목자교회’는 5천 5백만이었다. 그러나 ‘법륜스님의 희망 세상 만들기’ 채널의 총 조회 수는 위 4 채널을 합친 것보다 훨씬 웃도는 3억 9천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2022.02 기준) 냉정하게 봤을 때 한국 교회는 유튜브 시장에서 실패한 것이다.

법륜스님의 희망세상 만들기
유튜브 분석사이트 소셜러스에서는 티어(등급) 3등급이다.

무엇이 실패의 요인이었나?

소셜러스를 가만히 살펴보면 위에서 언급한 4채널을 보다 구독자가 더 많은 기독교 채널들이 있었다. '새롭게하소서 CBS'(51만), 'CGNTV'(49만), 'CBSJOY'(39만)의 채널들이다. 조회 수 기준으로 봤을 때 'Makers Worship'(2억 4천만), 'CGNTV'(1억 7천만)이 상위권에 들었다.(2022.02 기준)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의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기독교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특정 교회 소속의 컨텐츠보다는 포괄적인 영역을 다루는 영상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역으로 교회 유튜브는 해당 교인이 아니면 즐기거나 시청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유튜브는 개인 혹은 특정 공동체의 일상, 이야기 등 사(私)적인 이야기를 공유하는 곳이다. 누구나 유튜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적인 이야기 안에서도 공감의 요소를 불러 일으켜야 한다. 그것이 유튜브가 추구하는 특성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이런 유튜브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였고 그것이 저조한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위에서 언급한 ‘자유의새노래’도 한국교회 유튜브에 대해 “대면예배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라고 평하였다.

부 사역자의 일상

“교회 구성원이 즐기려고 만든 것이에요. 좋은 성과가 안 나와도 교인들이 즐기면 되잖아요.”

누군가는 필자가 피력한 ‘한국 교회가 유튜브에 실패했다’라는 명제에 대해 위와 같은 질문, 혹은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물음을 던지는 이들에게 필자는 부사역자 업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것을 제언하고 싶다.

필자는 올해로 부 사역자 10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간 지방과 서울, 작은 교회, 초대형 교회 등 다양한 곳에서 사역했다. 교단, 지역, 교회 규모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존재한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상 어느 교회든 부 사역자는 언제나, 늘 바쁘다.

청소년, 청년부의 경우 관계성을 중심으로 공동체가 형성되었기에 지속적인 심방과 공동체 활동(ex.운동, 식사)을 해야 한다. 아동부, 유치부의 경우에는 학부모, 교사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심방을 해야 한다. 또한 맡은 부서 일을 제외하고서도 교회 행정 일도 살펴야 한다. 때때로 담임 목회자를 대신하여 회중 설교도 해야 한다. 저녁에 친구, 가족과 보낼 시간도 지극히 적다. 왜냐하면 그들은 남들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새벽기도 차량을 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느 교회든 부사역자는 바쁘다. 그런 그들에게 영상을 만들라는 것은 과중한 업무의 업무를 더하는 격이다.

영상을 한 번이라도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내용이 있다. 영상을 만드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번은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지인이 필자에게 영상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영상 회사에 영상 제작에 대한 견적서를 요청하였는데 ‘그 견적이 합당한 것인가?’에 관련 된 질문이었다. 영상 회사에서는 영상 제작의 단계를 아래와 같이 나누었다.

기획[대본에 대한 구성 작업 및 자료 수집] → 연출[촬영] → 음향, 편집[그래픽, 일러스트] → CG[합성, 자막, 도표, 그래픽, 인트로]

영상 회사의 견적서
영상 회사들은 위와 같은 기준에서 견적을 제시한다. 이는 영상 제작이 단순한 작업이 아님을 알려주는 지표이다.

실제로 필자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한 편의 영상을 만든다. 물론 필자는 영상 전문가가 아니기에 영상의 질(Quality)은 전문 회사와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전문가든, 아마추어든 대부분의 영상은 위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유튜브를 고집 하는 교회에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은 것이다.

“업무가 과중한 부 사역자에게 꼭 굳이 영상을 만들게 해야 하는 것인가요?”

유튜버로서 아동부 영상을 포기했어요 그 대신....

코로나가 성행하던 시기. 필자는 아동부(초등학생) 영상을 만드는 일을 포기하였다. 영상을 만들 줄 아는 필자는 왜 영상을 포기한 것일까? 대부분의 전도사들이 영상을 만들 때 왜 필자는 교회 영상을 포기한 것일까?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하나는 한 명의 유튜버로서 아이들이 보기 좋아할 영상을 만들 자신이 없었다. ‘내가 만일 교회 학교 학생이라면 교회 전도사님이 만든 영상을 볼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졌을 때에 필자 스스로에게서 긍정적인 답은 나오지 않았다. 아마 아이들이 호기심에 한 번 즈음은 볼 것이지만, 1분 안에 다른 영상을 보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필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미망이’에는 아이들도 볼 수 있는 만화 성경리뷰 영상이 있다. 그러나 필자가 맡고 있는 교회 아이들도 호기심에는 잠깐 보다가 1분 도 안 되어 종료시키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였다. 현 아이들 취향에 맞는 영상을 만들 수 없는 것. 그것이 유튜버 전도사가 아이들을 위한 영상을 만들지 않은 첫 번째 이유였다.

또 다른 이유는 아동부 영상을 만드는 것이 기회비용이 너무 낮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영상은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특히 아동을 위한 영상들은 각종 소품, 일러스트 등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영상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의 선택은 영상을 만들 시간에 아이들을 심방하는 것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교회 예배를 드릴 수 없던 기간,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여 드라이브 쓰루(drive-through) 형식으로 아이들을 심방하였다. 간단한 심방이었기에 장기 결석자들도 심방 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에게도 교회 전도사로서 인사를 드리며 교회에 대한 선한 이미지를 남겼다. 교사들은 장기 결석자를 심방하였다는 것에 만족하였으며, 아이들도 전도사가 찾아와 조그마한 선물을 준 것에 만족하였다. 전도사인 필자는 사역자로서 보람을 느꼈고, 피로감 또한 없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장년들을 위한 새벽 설교, 저녁 설교 원고를 가다듬었고 청중들에게 더 좋은 설교를 할 수 있었다.

이런 필자의 경험으로 살펴볼 때 ‘교회가 굳이 유튜브에 매달릴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물론 지금과 같은 시대에 예배 실황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을 제외하고서는 과연 교회가 유튜브에 매달릴 필요가 있는지는 다시금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찬양, 설교, 간증은 이미 교회 밖 찬양 팀, 기독교 방송국들이 선점하고 있다. 지역 교회가 그와 비슷한 컨텐츠를 낼 필요가 없을뿐더러, 낸다고 하더라도 영상을 만드는 사역자들은 영상의 전문가가 아니기에 그들보다 좋은 영상을 만들기 어렵다. 돈과 인력은 들어갔으나 그에 대한 성과는 너무 미미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필자는 이럴 때 일수록 교회가 조금 더 ‘고전적으로’ 돌아갈 것을 제안해보고 싶다. 유튜브 영상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과 인력, 재원(財源)을 교인들을 심방하고 그들의 기도제목을 받아 예배당에서 기도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혹은 그 시간에 보다 좋은 설교문을 쓰기 위해 성경을 연구하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우리가 냉정히 생각 해 볼 것이 있다. 과연 현대 교인들은 교회에 무엇을 요구할까?, 교회를 떠난 이들은 교회의 어느 부분을 보고 떠난 것일까? 아마 이 질문의 공통적인 답은 ‘교회가 교회다움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 현 교회가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는 ‘어떤 유튜브를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교회가 교회다움을 회복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자성적 반성이라고 생각한다.

*본 글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채널 ‘미망이’의 “교회팩폭5화 - 한국교회와 유튜브(스물여섯 대형 교회 유튜브를 리뷰하다)”, “교회팩폭6화 - 한국교회와 유튜브(추천 채널과 메타버스 교회)”를 참조 할 것.

염진호 전도사
강릉샘물감리교회
영동 CBS '민대염' 패널
성경 콘텐츠 유튜브 '미망이' 채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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