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 칼럼] 2030 세대와 교회 리더십
[데겔 칼럼] 2030 세대와 교회 리더십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22.02.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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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김승호 교수(영남신대)

지역교회에서 리더십에 해당하는 중직자 그룹은 보통 5060 세대가 주를 이룬다.

이 연령대가 다수인 교회에서는 40대라 해도 별 존재감이 없고, 2030 세대는 그야말로 교회물정(?) 모르는 햇병아리에 불과하다. 역사가 오래된 교회일수록, 가족 혹은 친족 중심의 교회라는 특징을 가진다. 이런 교회는 가족이나 친족이 교회 내의 작은 그룹이 되어 교회 전체 분위기나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족이나 친족은 수직적 인간관계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웃어른이 한 말씀 하면 상대적으로 서열이 낮은 이들은 토를 달지 않고 그대로 따르는 것을 당연시한다. 이런 분위기의 교회에 새 신자가 들어오면, 그 역시 기존의 수직적 인간관계라는 체계에 자연스럽게 편입된다.

문제는 이러한 수직적 인간관계가 고착된 교회에서는 교회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 해당 분야의 전문적인 견해나 합리적인 토론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미 상명하복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마당에, 여전히 교회가 전도와 부흥에 힘쓰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교회 내 폐단을 진리 수호라는 이름으로 미화시켜 폐쇄적인 구조를 강화한다면, 향후 교회는 더더욱 세상에서 고립된 외로운 섬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교회에서 이런 분위기를 주도하는 세력은 당연히 교회 리더십에 속하는 이들이다.

오랜 신앙경력에다 교회 문제에 있어서라면 전문가라 자처하는 소위 교회 베테랑들이다. 그들은 목사일 수도, 장로일 수도, 혹은 안수집사나 권사일 수도 있다. 교회 문제에 대한 그들의 전문성은 자신들의 오랜 목회 경험이나 신앙 경험에서 비롯된다.

그들이 보기에 ‘요즘 애들’이 어떤 사안에 대해 진지하게 말하면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그런거 우리 젊을 때 다 해 봤어! 쓸데없는 짓이야!” 그들은 이미 정답을 갖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요즘 애들’은 그들과 대화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대화 자체가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회 리더십이 자신들의 경험만을 의지한 채 젊은 연령대와 수평적 관계에서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면, 한국교회의 미래에 관해서는 더 논할 필요조차 없다. 흔히들 문화를 가리켜 복음을 담은 그릇이라고 말한다. 그릇은 계속 씻어야 한다. 씻지 않으면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미 형성된 교회 문화는 계속 건설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보존할 것은 보존하고, 수정할 것은 수정하고, 폐기할 것은 폐기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하여, 교회 문화는 더욱 복음을 밝히는 그릇으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고, 교회 전통의 발전적 계승을 이룰 수 있다.

이미 형성된 교회 문화에 대한 건설적 비판은 교회 내의 세대 간 대화에서 비롯된다. 아무리 중시하는 교회 전통이라 해도, 젊은 세대가 거기에 별 관심이 없다면, 머지않아 그 전통은 옛날얘기로만 남게 될 것이다. 최근 교회 안팎에서 2030 세대가 화두로 떠올랐다. 반면 교회에서 2030 세대는 점점 줄고 있다. 그들은 웬만하면 교회 어른들과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교회 어른들을 별로 환영하지도 않는다. 왜? 그들은 이미 가정에서 교회 어른의 일원인 자신들의 부모와 소통 불가능을 경험한 터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부모가 중직자일수록 이런 경향이 있다. 이게 바로 교회에서 세대 간 소통이 어려운 이유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교회 리더십은 2030 세대, 즉 ‘요즘 애들’이 교회에서 눈치 보지 않고 자신들의 생각을 피력할 공간을 허해야 한다. 다소 어설퍼 보이더라도, 때로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해도, 그들이 마음껏 세상과 교회와 신앙에 대해 건설적인 비판의 칼을 휘두를 자유를 허해야 한다.

그들은 어설픈 존재만은 아니다. 내일의 한국교회를 이끌어 가야 할 주역들이다. 그들이 교회에서 이성적 토론과 합리적 의사결정과정, 그리고 세대 간 소통을 몸으로 익히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를 선도하는 내일의 한국교회를 기대하기란 힘든 일이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2030 세대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핵심세대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들은 교회에서만큼은 여전히 주변인에 불과하다. 교회에서 그들은 양육의 대상이지만, 어떤 영역에서 그들은 교회 리더십의 선생이다. 코로나 시대에 5060 세대가 교회 온라인 사역의 주역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솔직히, 2030 세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한국교회는 더 큰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교회 리더십은 그들을 단지 양육의 대상만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협력의 대상이요, 때로 그들은 교회 리더십의 선생으로 수용해야 한다. 흔히들 말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2030 세대에 대한 이런 인식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김승호 교수 (영남신대,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김승호 교수 (영남신대,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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