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이오스]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하는 기도 운동
[텔레이오스]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하는 기도 운동
  • 김희룡 목사
  • 승인 2022.02.10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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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룡 목사(성문밖교회)

“아, 너희가 비참하게 되리라. 집을 연달아 차지하고 땅을 차례로 사들이는 자들아! 빈터 하나 남기지 않고 온 세상을 혼자 살듯이 차지하는 자들아! 만군의 야훼께서 내 귀에 대고 맹세하신다. "많은 집들이 흉가가 되어 제아무리 크고 좋아도 인기척이 없게 되리라. 포도밭 열흘갈이에서 술 한 항아리밖에 나지 아니하고 종자 한 섬에서 곡식 한 독이 가까스로 나리라.” (이사야서5:8-10)

구약성경 이사야서는, 마치 이 땅에 홀로 거주할 것처럼 집을 연이어 차지하고 땅을 끊임없이 사들여 빈틈 하나 남기지 않고 혼자만의 소유로 삼으려는 지주들을 비판합니다. 그들의 집은 흉가가 되고 그들의 땅은 황폐해질 것이라고, 지주들의 이와 같은 경제적 착취가 이스라엘의 멸망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역사가 피터 라인보우는 자신의 저서인 “마그나카르타 선언”에서 기독교 정신에 근거하여 일어난 인권운동이자 약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지주들의 횡포에 맞섰던 “케트의 반란”이란 역사적 사건을 소개합니다.

영국에서는 땅이 없는 민중들이 영국의 숲과 같은 공유지를 이용하여 생계를 꾸려가는 것을 하나의 권리로 인정해 온 전통이 있었는데, 16세기에 접어들면서 지주들은 민중들의 공유지 이용을 막기 위해 숲에 울타리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반발하여 영국 각지에서는 민중들의 공유지 이용을 통한 생존권 보장을 위한 반란이 줄을 이어 일어났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1549년 7월, 이스트앵글리아에서 일어난 케트의 반란이었습니다. 반란은 성공하지 못하고 곧 진압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반란자들은 마우스홀드Mausehold에 있던 한 오크나무 아래서 대안정부를 구성했으며 그들은 자신들의 소망을 기도의 형식으로 정식화 했습니다. 저자인 피터 라인보우가 소개하는 기도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우리는 그 어떤 사람도 더는 공유지에 울타리를 쳐서 독점하지 못하기를 기도한다. 셋째, 우리는 그 어떤 영주도 민중들의 공유지 이용에 관여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열여섯 번째, 우리는 모든 속박된 사람들이 해방되기를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소중한 피를 흘리시며 모두를 자유롭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자기만 세상에 존재할 것처럼, 집에 집을 이어 붙이고, 토지에 토지를 이어 붙이며 온 땅을 빈틈없이 소유하려는 자들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에게 그 세상의 관리를 맡기시며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누어 주는 진실한 청지기가 되라고 명령하신(누가복음 12:42) 신의 뜻을 거스르는 자가 된다는 성경이 가르침에 기반을 둔 약자들과 연대하는 기도운동의 전형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려는 기도 운동은 21세기에 이른 오늘 대한민국 서울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 꾸려진 농성장에는 국내 거대항공사 아시아나 기업의 하청의 하청기업 청소노동자로 일하다가 코로나 사태로 비행이 급감하자마자 해고로 내몰린 노동자들이 있고 매주 목요일 오후 5시면 이곳에서 기독교인들이 모여 해고자 복직을 간구하는 기도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매주 진행되는 기도회 주된 기도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우리는 해고를 회피하고자 하는 어떠한 노력도 없이 노동자들을 해고한 기업의 불법성에 맞선 법적인 승리를 기도한다. 둘째, 우리는 경영악화의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돌리고 자신은 여전히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보존하고 있는 기업의 비도덕성에 맞선 도덕적 승리를 기도한다. 셋째, 우리는 인간을 아무 때나 쓰다 버릴 수 있는 물건처럼 취급하는 이 시대를 지배하는 맘몬주의에 맞선 영적인 승리를 기도한다.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의 길거리 농성이 어느새 600일을 훌쩍 넘기고 있습니다. 6명으로 시작한 농성은 이제 겨우 3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는 기도 운동은 오랜 기독교의 전통입니다. 부디 기독교인들의 많은 관심과 기도가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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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룡 목사
성문밖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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