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복음] 이원론을 벗어나 진짜 ‘나’를 찾는 방법
[영화와 복음] 이원론을 벗어나 진짜 ‘나’를 찾는 방법
  • 임명진 목사
  • 승인 2021.12.29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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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체이탈자》

윤재근 감독의 영화 〈유체이탈자, Spirit walker〉는 기본 설정이 복합적이다.

기본적으로 장르영화에서 많이 채택하는 소재인 바디체인지를 바탕으로 빙의와 다중인격, 단기 기억상실증을 얼버무렸고, 이를 포장하는 방식으로 액션과 스릴러를 사용했다. 그래서 영화의 전개 방식이 매우 빠르고 변화무쌍하다.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자칫 헷갈릴 가능성도 있다.

영화적 완성도 자체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스태프와 배우들이 오랜 기간 함께 하며 합을 맞춰야 가능한 작품이다. 특히 1인 7역의 배우 윤계상의 헌신이 두드러진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깨어난 강이안(윤계상)은 자신이 누군지, 왜 이곳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 어렵사리 행려(박지환)의 도움으로 사건 현장에서 벗어난 그는 몇 가지 단서로 자신이 누구며 어떤 상황인지 추적해 나간다. 하지만 12시가 될 때마다 그의 몸은 또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하며 하나씩 퍼즐을 꿰어나가는 강이안. 마침내 그는 자신의 정체를 발견한다. 이전까지 몸담았던 정보기관 일부 요원들의 부정부패, 이를 은폐하기 위해 저지른 그들의 만행, 이로 인해 죽음의 목전에서 초자연적인 불가사의한 현상으로 유체 이탈(Out of body)이 발생했고, 자신은 그 피해자였다.

영화의 소재로 사용된 ‘유체 이탈’은 철저한 이분법 혹은 이원론적 사고에 기인한다. 기본적으로 영(혼)과 몸의 분리가 가능하며, 몸(body)은 영(spirit)에 의해 지배받는다는 구조를 전제로 한다. 주인공 강이안의 실제 육체는 병상에 누워 가사상태(假死狀態)에 있지만, 영은 범죄 현장에서 자신을 위태롭게 만든 자들의 몸으로 하나씩 빙의해 들어간다.

하나의 영이 순차적으로 7개의 몸에 들어가 7개의 인격체가 탄생한다. 각기 다른 몸으로 들어갔기에 그 몸의 경험과 영의 기억이 충돌을 일으키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진다. 이 혼동과 혼돈의 상태에서 진짜(real) ‘나’를 규정짓는 하나의 토템이 있는데, ‘핫도그’이다. 원래 강이안이 본능적으로 좋아했던 음식으로, ‘진짜 나’와 ‘가짜 나’를 구분하는 시금석으로 작용한다.

영화에서는 유체 이탈이 발생하는 원인을 다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강압적인 향정신성 약물(psychoactive drug) 투여가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여기에 초자연적인 빙의 현상이 추가되었다. 연인을 잃을 위험에 처한 극한 상황에서 강력한 인간 의지(will)가 영과 육을 분리하게 만들어 목숨을 유지하게 했다고 설명한다. 이후 모든 사건이 해결되고 자신의 진짜 몸을 찾았을 때, 비로소 평안과 정상성을 회복한다.

기독교적 관점으로 보면 어떨까? 두 가지 측면을 생각해보자.

먼저, 영(혼)과 육의 구분이다. 성경, 특히 바울서신에선 영(혼)과 육의 이분법을 말하는 것 같지만, 인간의 영(혼)과 몸(육)을 인위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몸은 가만히 있고 영만 따로 떨어져 나간다는 사상은 자칫 영지주의적 위험마저 안고 있다.

현대적으로 정의하자면, 일종의 정신분열이며 다중인격이다. 인간은 전인적인 존재다. 이를 둘로 나누려는 태도는 헬라식 사고방식의 영향이다. 오히려 히브리식 전통은 인간을 통전적으로 본다.

둘째는 자아를 찾는 방법이다. 영화에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육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거울을 보고 타인의 말을 듣고 여러 정황을 보고서야 비로소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역시 이원론이나 이분법에 근거한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런 이원론적 기준으로 자아를 찾는 경향이 농후하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 타인이 평가하는 내 모습, 주변에서 기대하거나 바라는 모습이 마치 진짜 자신인 양 착각하며 산다. 더불어, 그것을 이루는 것이 삶의 최고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전인격적으로 변화된 존재로서의 자아를 발견할 것을 주장한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 2:20)

임명진 목사
북악하늘교회 담임
문화사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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