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 제53회 국가조찬기도회 설교 전문 게재
김학중 목사 제53회 국가조찬기도회 설교 전문 게재
  • 엄무환 국장
  • 승인 2021.12.16 2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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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고비 때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국난을 이긴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절대로 망하지 않습니다. 사랑의 힘으로 다시 한번 일어서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지난 2일 서울 홍은동에 위치한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센센타에서 진행된 제5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시선을 모은 것은 여야 대통령 후보 인사말과 문재인 대통령의 격려사였다. 하지만 이날 기도회에서 최고의 시선을 끈 것은 단연 김학중 목사의 설교였다. 이는 기자 만의 견해가 아니라 이날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여한 대다수 사람들의 반응이다. 즉 김 목사의 설교가 큰 울림을 선사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본지는 김 목사의 설교 전문을 입수하여 이를 전제하기로 결정, 토씨하나 고치지 않고 그대로 게재한다. 

말씀을 전하는 김학중 목사
말씀을 전하는 김학중 목사

2021. 12. 2. 제53회 국가조찬기도회

성경본문 : 창세기 13:8-9 / 요한복음 13:34

설교제목 : 정답은 사랑이다

 

저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소박한 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부모님과 동생까지 네 식구가 단칸방에서 셋방살이를 할 때마다, 저는 “조그마한 땅에 우리 가족 모두가 지낼 수 있는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소원을 빌곤 했습니다.

어느덧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렇지만 어린 시절 제가 품었던 꿈은 현재 이 땅을 살아가는 청년들과 많은 이웃들에 의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금 뿐만 아니라 역사를 보면, 땅에 울고 웃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 아침 우리가 만날 구약성경의 이야기도 땅으로 인한 이야기입니다.

본문의 주인공인 아브람에게는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습니다. 대신 그는 일찍이 아버지를 여읜 조카 롯을 자식처럼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브람이 75살에, 가나안 땅에 이민 갈 때, 롯도 함께 갑니다.

너무도 낯선 가나안 땅 어느 한 곳에 자리 잡은 두 사람은 열심히 삽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두 사람은 당시 고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중 하나였던 목축업을 통해, 나름대로 성공을 거둡니다. 이제는 행복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에게 뜻밖의 문제가 터집니다.

가나안 원주민들 사이에서, 두 사람이 쓸 수 있는 땅은 제한적이었는데, 가축은 많아지다 보니, 땅이 모자라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아브람과 롯의 목자들이 생존을 위해 땅을 놓고 싸우기 시작합니다. 작은 다툼으로 시작된 싸움은 점점 극단적인 갈등과 대립으로 흘러갑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야 할까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해결하겠습니까?

방법은 많습니다. 법으로 풀 수도 있고, 당시의 상식으로 풀 수도 있습니다.

힘의 논리나 자본의 논리로 해결할 수도 있었습니다. 역사를 보면, 이러한 방법이 갈등을 해소하는 쉽고 보편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법이나 상식이나 힘이나 자본의 논리로 이 문제를 접근한다면, 절대적으로 유리한 사람이 아브람이었습니다.

아브람은 한 부족의 족장이고, 한 집안의 최고 어른으로서, 모든 일을 결정할 수 있는 ‘우선권’을 갖고 있었습니다. 또 아브람에게는 다른 부족과 싸워서 이길수 있는 군사력도 있었습니다. 아브람이 무엇을 하든, 사람들로부터 비난 받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성경을 보면, 아브람은 앞에서 살핀 쉬운 방법을 놔두고, 전혀 뜻밖의 방법을 씁니다. 롯을 부르더니 이렇게 제안합니다.

“우리는 가족이니, 가족끼리 다투지 말자. 네가 먼저 좋은 땅을 선택해라. 네가 좌하면 내가 우할 것이고, 네가 우하면 내가 좌할 것이다.”

당시 상황을 보면 이 제안은 정말로 말도 안되는 파격적인 제안이었습니다. 아브람은 왜, 모든 유리한 방법을 놔두고, 파격적으로 제안한 것입니까? 아브람에게 중요했던 것은 그저 내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나로 인해 상처받고 소외당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브람의 ‘섬김’과 ‘희생’을 통해, 이 분쟁이 단번에 해결됩니다.

그러나 그 대가로, 아브람은 산악지대로 밀려나면서 생존의 위기를 맞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의 중심을 보신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돌보셔서, 아브람이 오히려 더 부강하게 되는 것으로, 오늘의 성경 이야기가 끝납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가 나누는 이 이야기는 4천 년 전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저는 이 사건을 그저 듣기 좋은 전래동화나 도덕책의 가르침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오늘날 우리를 보게 하시고, 이 시대에 필요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주시기 위해 이 말씀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어떻습니까? 학생들은 입시 전쟁에 일찌감치 꿈을 잃었고, 청년들은 아무리 애써도 내 집 하나 마련할 수 없는 현실에,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심지어 인간관계도 포기하고 있습니다. 중년들은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의 책임 사이에 끼인 세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노인은 결국 노후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 앞에, ‘그동안 무엇을 위해 살아왔던가?’ 이런 허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명한 한류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에서 저마다 죽지 않기 위해 절박하게 남을 짓밟았던 것처럼, 우리도 계속된 생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절박하게 살아갑니다. 얼마나 절박한지, 세대 간의 갈등, 이웃 간의 대립, 심지어 가족 간의 갈등까지도 감수하며 내 것을 지키려고 합니다.

무엇 때문에, 절박하게 살아갑니까? 바로 행복한 삶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열심히 살수록, 정작 행복하지 못하는 모순의 덫에 놓였습니다.

이 모순의 덫을, 과연 무엇으로 끊어야 되겠습니까?

오늘 조찬기도회의 주제처럼, 어떻게 해야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는”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겠습니까?

오늘 성경은 우리에게 기초적이지만 근본적인 답을 제시합니다. 정답은 사랑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자본주의의 논리와 민주주의의 명분이 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던 논리와 명분도 근본적으로는 ‘사랑’에 근거하고, ‘사랑’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물론 여기서 필요한 사랑은 추상적인 명사로서의 사랑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자기희생’의 사랑, 아브람이 보여준 ‘먼저 섬김’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동사로서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지도자가, 누군가가 먼저 실천해주기를 바라서는 안 됩니다. 내가 먼저 ‘지금 이곳에서’부터 실천해야 합니다.

오늘 아침 이 식탁에, 현장과 줌과 메타버스를 통해 많은 분들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동일한 생각과 삶의 정황을 가져서 함께 모인 게 아닙니다. 진보와 보수, 청년과 기성세대 등, 각자 다른 생각과 상황에 계신 분들이 한 식탁에 모였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모이게 만든 것입니까? 사랑의 마음으로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마음이, 우리를 이렇게 한 식탁에 모이게 만든 것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사랑의 마음으로 한 식탁 공동체를 이룬 것처럼, 이런 마음이 점차 넓어지면 우리를 둘러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를 둘러싼 남북의 문제도, 갈등의 골이 깊은 보수와 진보의 대립도, 우리 앞에 다가온 환경과 난민 등의 국제 문제도, 심각해지는 양극화 문제도, 오늘 성경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사랑’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하나의 힘으로, 다른 힘을 누르는 ‘힘의 논리’로는 모두가 인정하는 ‘정의’나, 모두가 하나되는 ‘회복’을 이룰 수 없습니다.

결코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이 만나려면, ‘힘’을 빼고, ‘사랑’으로 구부려야 교차점이 생깁니다.

결코 만날 수 없는 직선의 양 끝도, ‘힘’을 빼고, ‘사랑’으로 구부리면 함께 안는 ‘원’이 됩니다. 그러므로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어른의 아량으로 먼저 이해하고 품어주며 사랑했던 아브람처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가슴에 담아, 각자의 자리에서 가까운 이웃을, 우리 국민을 사랑하고 섬깁시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다시 한 식탁에서 만났을 때, 사랑으로 안아주며, 서로 수고했다고 격려하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우리에게는 고비 때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국난을 이긴 역사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의 어려움도 결국 사랑으로 이겨낼 것을 굳게 믿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절대로 망하지 않습니다. 사랑의 힘으로 다시 한번 일어서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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