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이 아니라 갓질
갑질이 아니라 갓질
  • 김윤태 목사
  • 승인 2018.05.08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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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대한항공 조현아 부회장의 땅콩회항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물컵세례 사건으로 또 다시 갑질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외국 사전에도 등재된 '갑질(GAPJIL)'이란 단어는 갑을관계에서의 ‘갑(甲)’에, 부정적인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이 붙어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2009년 한 대기업 회장이 슬리퍼로 간부의 뺨을 때린 사건이 있고, 2010년 한 재벌가 2세가 매값 2천만원을 주고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폭행한 사건이 있다. 그 뒤로도 경비원 따귀사건, 운전기사 가혹행위사건, 등등 잊을만 하면 갑질사건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도대체 이런 갑질문화는 왜 생기는걸까?

 

혹자는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한국사회의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과연 그럴까? 갑을의 관계를 보다 수평적으로 바꾸면 갑을문화가 사라지는걸까? 최근에는 어느 한 업체에서 한국의 갑질문화를 청산하고자 계약서에 등장하는 '갑을'이라는 단어를 '동행'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갑과 을이 아니라 동과 행으로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 기사가 신문에 실리자 그 밑에 어떤 네티즌이 이런 댓글을 달았다. '이제부터 (갑질이 아니라) 동질이 시작되겠네요.' 그렇다면 갑을의 위치를 반대로 바꾸면 어떨까? 많은 분들이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인권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러다 최근에는 갑질에 이어 이제는 을이 횡포를 부리고 있다. 을질은 자신의 약자 지위를 역이용해서 갑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이다. 역갑질이라는 말로도 쓰이는데, 갑질과는 정반대로 상대적 약자 위치에 있는 을이 갑에게 갑질이라는 프레임을 이용하여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갑을 곤경에 빠뜨리는 경우를 말한다. '갑을'을 '동행'으로 바꾼다고 해서, '갑을'을 '을갑'으로 바꾼다고 해서 갑질 문화가 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갑질문화의 핵심은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힘을 숭배하는 세상 가치관의 문제다. 힘센 자, 가진 자, 우월한 자를 숭배하는 한 약한 자, 가난한 자, 열등한 자의 피해는 막을 수 없다. 세상의 갑질문화는 처벌이나, 구호, 운동, 혹은 혁명을 통해서 바뀌지 않는다.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접근한 공산주의자들이 혁명을 통해 귀족과 노동자의 갑을관계를 을갑으로 바꾸었으나 결국 공산주의는 역사적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왜곡된 가치관은 바른 가치관이 들어올 때 치유되고 회복된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의 갑질문화는 오직 천국 복음만이 바꿀 수 있다. 하나님 나라는 힘을 숭배하지 않는다. 하나님만 숭배한다. 그러니 가진 자라고, 힘이 있는 자라고 권세 부릴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역사를 보면 기독교 복음이 들어가는 곳곳마다 사회의 갑질문화가 사라졌다. 노예제도가 철폐되고, 여권이 신장되었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이 세상의 가치관을 몰아낸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통치 방식은 군림하고, 억압하고,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낮아지고 섬기는 것이다. 마태복음 20장25~26절에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방인의 왕들은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백성을 내리누른다. 그러나 너희들은 그렇게 하지 말라”(현대인의 성경). 세상에서는 권력자, 가진 자, 배운 자가 지배하고 군림하고 섬김받고 대접받지만, 너희들은 그렇게 살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시면서 하나님 나라는 섬기는 자, 종이 되려는 자가 오히려 으뜸이 되고 큰 자라고 가르치신다. 바로 여기에 우리의 선교적 사명이 있다. 1백20년 전 이 땅에 복음이 들어와 반상제도가 철폐되었다면, 오늘날 우리에게는 복음으로 갑질문화를 몰아내야 할 사명이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이 세상에서 낮아지고 섬기는 하나님의 통치방식을 살아낸다면 '갑질(GAPJIL)'은 물러가고 어느새 '갓질(GOD JIL)'이 우리 사회의 이슈가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김윤태 목사 (신성교회 담임 / 대전신대 선교학)
김윤태 목사 (신성교회 담임 / 대전신대 선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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