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문명전환기 시대의 마을 목회' 특별 좌담회 (3)
[연재] '문명전환기 시대의 마을 목회' 특별 좌담회 (3)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1.12.02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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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시대, 어떻게 마을목회로 전환할 것인가?
왼쪽부터 한국일 교수, 임종한 교수, 유미호 센터장, 이원돈 목사, 정재영 교수. / 최상현 기자.
왼쪽부터 한국일 교수, 임종한 교수, 유미호 센터장, 이원돈 목사, 정재영 교수. / 최상현 기자.

사회 이원돈 목사

패널 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임종한 교수(인하대의학대학원 학장),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 한국일 교수(장신대 선교학, 은퇴)

이원돈: 마지막으로 재난기의 한국 교회가 마주한 목회적 전환점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자. 특히 돌봄의 시대에 마을 목회는 어떤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할까?

임종한: 유럽 선진국이나 미국의 코로나 19 대응 사례를 통해 그들의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나라가 대응에 선방한 측면이 있지만, 한국 역시 효율 중심의 시스템에서 자유롭지 않다. 또한 한반도는 기후위기에 취약한 지역이기도 하다.

환경재난, 다시 닥쳐올 세계적인 바이러스가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기에 이제 지역 돌봄 및 의료복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사회구성원 전체의 안전과 건강, 생명가치를 더욱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우리 사회에 ‘은혜의 해’를 선포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교회가 가진 것을 내려놓고, 사회를 위해 어떤 헌신을 할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늘 그렇듯이 우리가 가진 것을 내려놓아야 하나님이 은혜로 채워주신다.

고령인구와 빈곤노인가구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커뮤니티 케어(통합 돌봄)’는 사회적 부담을 줄어주고, 건강불평등을 완화시키며, 감염병의 대응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지자체가 통합 돌봄에 직접 나서서 돌봄의 수요, 서비스의 내용 등을 조사하고 지역사회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도 교회와 지자체와 협력하여 커뮤니티케어를 구축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교회가 디아코니아 사역의 하나로 지역사회의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돌봄협동조합에 참여하는 것도 지역 돌봄의 좋은 방안이다.

유미호: 위기를 넘어가려면 공동체가 필요하다. 하나님은 공동체를 부르시며, 교회가 바로 그 공동체다. 교회가 지역 사회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결단이 필요하다. 이제 영혼 구원 뿐만 아니라 온 생명, 피조세계를 지키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하나님의 자녀가 누리는 영광의 자유를 피조세계와 함께 누려야 한다.

마을 숲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여 생태 감수성을 깨우쳐야 한다. 온실가스 줄이기, 절약 캠페인 등 교회가 먼저 나서서 환경 운동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성도들이 마을을 산책하며 우리 지역이 어떠한 환경에 있는지, 필요는 무엇인지 탐구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것도 좋다.

이는 거창한 일이 아니다. 교회는 이 일을 하는데 안성맞춤이다. 규모와 관계없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미 하나님이 주셨다. 마을 안에는 이러한 변화를 도모하는 주체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주목하면서 협력해야 한다. 희년상생의 가치와 함께하는 기업들, 주민들과 시민 조직들이 함께 연결되어 행동할 수 있도록 교회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재영: 한간에는 교회가 마을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에 이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마을 활동을 하면서 공동체의 사업, 사업적 접근과 성과에만 관심이 있고 사람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

교회가 지역에서 활동을 할 때 종교 단체라서 받는 제약이 있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진행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그래서 교회가 아니나 시설 또는 모임 단체를 만들어서 마을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좋은 예는 오늘 우리가 모인 ‘도서관’ 형태다. 이는 대표적으로 문턱을 낮춘 활동 중 하나다.

이제 교회도 사회적 차원에 눈이 열리고 인식이 전환될 필요가 있다. 한국 교회가 7만 여개로 추산되는데 이는 굉장히 큰 숫자이며 단일 업종에서 7만은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따라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다면 어떤 단체도 할 수 없는 안전망과 돌봄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안양의 한 교회는 작은 도서관을 마련하여 조손가정 아이들의 방과 후 학습지 공부를 도왔다. 그런데 공무원이 이것을 보고 프로그램으로 만들자고 제안하여 정규 사업으로 전환됐다. 이처럼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자연스럽게 하다보면 체계화되기도 한다.

오병이어의 기적. 픽사베이 이미지.

한국일: 지금까지는 중앙 집권적인 방식으로 변화를 이뤄냈다면 이제는 마을이 ‘기본단위’가 되어야 한다. 마치 풀뿌리 민주주의가 제대로 된 민주화를 이루어내듯 마을 단위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자. 실제로 마을 목회를 연구해보면 거대 담론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가능한 것, 지금 가지고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에서 시작했다.

마치 오병이어의 사건처럼 지금 가지고 있는 작은 것을 나누는 것에서 역사가 일어난 것과 같다. 주님은 “지금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라고 질문하신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보잘 것 없는 작은 도시락,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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