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우의 후예(26) -‘소통’이 먼저다!
아라우의 후예(26) -‘소통’이 먼저다!
  • 이철원 집사(전 아라우부대장, 예비역대령)
  • 승인 2021.12.01 0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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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문화를 공유한 집단 내에서도 '소통'이 어려운데 하물며 말도 통하지 않고 문화까지 다르다면 소통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한동안 정착해 살자면 거주민과 원활하게 소통이 되어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물며 일반인도 아닌 군대가 외국에 주둔해 장기간 생활하자면 현지 정부와 주민, 군과의 원활한 소통 없이는 생활 자체가 힘들다고 할 수 있다.

타나완 시장과의 복구계획 토의
타나완 시장과의 복구계획 토의

해외파병 부대가 주재국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 파병부대 활동을 현지인들에게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오해와 불신만 키우기 쉽고 파병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나는 현지 민·관·군과의 소통이 성공적인 파병활동의 핵심 요소라고 생각하였다. 파병초기에 지방정부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지방정부가 주관하는 각종 회의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그들의 요청사항을 지원하였고 개인적으로 주요 인사들과 친분관계를 유지하였다. 주민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각 마을 촌장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소외된 마을이 없도록 관심을 가졌다. 아울러 부대에 고용된 통역요원들과 주기적인 미팅을 통한 쌍방향 소통으로 주민과 아라우 부대원간에 부정적인 이슈가 없도록 관리하였다. 또한 언론을 활용하여 아라우부대 활동사항이 우호적으로 보도되도록 지방 언론사들과 기자들에게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우리의 활동사항이 매일 매스컴에 보도되어 주민들의 우호적인 여론 형성에 도움이 되었다.

필리핀군과의 정기적 회의
필리핀군과의 정기적 회의

군에서 작전 성공을 위해 각 부대는 상호간의 정보 교환과 유기적인 협조수단으로 연락장교를 운용한다. 특히 다수의 섬으로 이루어진 지역 특성상 조달과 보급을 위해서는 항공기의 활용이 많은 점을 고려하여 세부에 있는 필리핀군 중부사령부에 공군 소령을 연락장교로 파견했다. 또한 경계제공, 군·경과의 업무협조, 대민문제 해결을 위해 필리핀군 연락장교 뿐 아니라 경찰 연락관을 요청하여 부대 내에 상주시켰다. 군사작전이 중심인 타 파병부대와 달리 재해복구가 주 임무인 아라우부대는 민간인 접촉이 빈번하고 협조할 사항이 많았으므로 군보다는 현지 사정에 밝은 경찰이 더 효과적이었다.

사실 연락관들은 검의 양날과 같다. 이들을 통해 우리의 활동이 필리핀 정부, 군, 경찰에 자연스럽게 홍보되고 우리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반면에 우리의 세부적인 활동들이 모두 상부로 보고되기 때문에 그들의 눈과 귀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 장병들의 행동 하나하나 사소한 것까지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이들로 인해 우리의 행동을 조금 더 조심하고 삼가게 되는 효과도 있었다. 실제 필리핀 국방부장관이 부대 방문시“아라우부대가 무슨 활동을 하고 특히 지휘관인 내가 무엇을 하는지 보고를 다 받고 있다”고 얘기를 하였다.

요즘 어디서나 소통이 강조되어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정치권, 기업, 학교, 가정 할 것 없이 소통이 안 되어서 문제라고 한다. 소통을 위해서는 구성원의 의사가 잘 반영될 수 있는 구조적 장치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직간, 구성원간에 서로의 참뜻을 오해하지 않도록 진심을 담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아라우부대의 파병활동에 대한 진심이 필리핀 정부, 현지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어 우리가 떠난 뒤에도 여운으로 남아 있을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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