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벨, 청년지적장애인의 친구
희망벨, 청년지적장애인의 친구
  • 김지운 기자
  • 승인 2018.05.08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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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동 주민의 배려 속에 내일을 꿈꾼다

 

희망벨은 매주 원예치료를 통해 자립생활과 사회통합의 길을 열어간다.(사진=희망벨 제공)
희망벨은 매주 원예치료를 통해 자립생활과 사회통합의 길을 열어간다.(사진=희망벨 제공)

우리나라 인구 1백명 중 5명이 장애인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8년 3월 자료에 따르면 전체 장애인은 2백54만8천여명. 이중 지적 장애인은 약 8%에 해당하는 20만2천여명이다.

한동안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반대로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학부모가 지역 주민들에게 무릎을 꿇고 빌며 애원해도 소용이 없었다. 여전히 우리들 마음 가운데 장애인과 관련해 배척하는 마음이 존재한 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불편한 마음은 배척이 되고, 이질적인 존재로 여겨 함께 어울릴 수 없는 대상으로 만들어 버린다.

서울시 광진구 능동로 13길. 건대역과 어린이대공원역 사이에 있는 기다란 골목길 주민들은 ‘이웃’으로 장애인들을 맞아들였다.

“장애인 직업 복지시설 등록을 하는데 우려가 분명히 있었어요. 다행히 건물주나 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며 안된다고 반대하지는 않았습니다. 반대는 없지만 우려하는 마음들은 있어요. 그분들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사단법인 희망벨(hopebell) 대표 이해남 목사(52)의 말이다.

학생들의 직업을 돕기 위한 커피교실.(사진=희망벨 제공)
학생들의 직업을 돕기 위한 커피교실.(사진=희망벨 제공)

이 목사는 18년 전, 청년 사역을 위해 화양동으로 왔다. 초교파대학생선교단체인 제자들 선교회(DFC) 전임강사 경력을 가진 이 목사는 화양동이 청년사역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믿고 선택했다. 또 아내 유병숙 사모(52)도 대구 DFC 출신. 부부가 함께 협력해 청년사역의 부흥을 꿈꾸었다.

부부가 처음 세운 제자들 교회. 그리고 꿈나무지역아동센터는 교회다운 교회와 지역사회를 품겠다는 고민과 기도로 시작됐다.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 나눔과 재가복지사역, 학생들의 공부방 등을 진행해왔다.

공부방 사역은 놀라울 정도로 잘 됐다. 개척 후 얼마 안 돼 주일학교 재적이 65명. 뜻하지 않게 교회학교 부흥을 열었다. 또 지역주민을 섬기다 보니 2007년도에는 화양동 주민센터에서 화양동 자원봉사 상담캠프장을 제의해 왔다. 이어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지역 사회보장협의회위원장으로 지역을 섬겼다.

“지역의 가장 소외된 사람들이 보여요. 이것 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2년 전 이 목사가 잘되던 아동센터를 유 사모에게 맡기고 지적발달장애선교에 나선 이유다.

매주 진행되는 미술치료(사진=희망벨 제공)
매주 진행되는 미술치료(사진=희망벨 제공)

이 목사는 3년 전 우연히 자녀가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부모를 만났다. 그 때의 만남으로 이 목사는 발달장애에 관심을 갖고 사역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성인 발달장애인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학령기에는 공교육이기 때문에 교육기관에 다닙니다. 문제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갈 곳이 없어요. 청년들을 보살피고 도울 수 있는 기관이 없습니다”

이 목사는 발달장애가 주로 유아기에 발생하는데, 스스로 자립생활을 하는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족의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또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 목사의 고민은 2016년 3월에 화양동 주민센터 유효 공간에 희망벨교육센터를 개설하는 것으로 해결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기초학습과 사회적응훈련, 직업훈련, 심리음악치료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 사역은 완결이 없어요. 이곳을 거쳐 간 청년들이 다시 돌아옵니다. 반복의 연속이에요”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이다. 이 목사 부부도 한 때 사역에 대한 어려움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하나님이 인도하신 사역으로 믿었지만, 지속되는 어려움으로 하나님께 기도했다는 이 목사.

그 때 DFC 설립 대표이자 은사인 김석환 목사가 찾아와 “퇴임이 얼마 안 남았는데 마지막을 이 목사 교회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단다. 스승이 제자에게 전한 말. 그 한 마디로 갈등 가운데 흔들리던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

유 사모도 “목사님의 사역을 밀어주고, 결단하는 것에 대해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 반려자이자 사모의 역할이지 않겠느냐”며 이 목사의 결심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나눔장터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이 커피를 만들어 방문자들에게 제공했다.(사진제공=희망벨)
나눔장터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이 커피를 만들어 방문자들에게 제공했다.(사진=희망벨 제공)

“교회가 교회 주변 마을의 영혼을 품어야 합니다. 목사가 말씀을 전해야 한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빵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빵을 전해야 하는 것이 목사가 할 일이지 않겠습니까?”

이 목사는 이 일 외에는 할 일이 없다고 했다. 이 목사 눈에는 어려운 이웃만 보이기 때문이다.

이 목사의 18년간 진심어린 사역이 지역주민들 마음에 녹아든 것일까? 지역민들은 희망벨이 자리할 수 있는 공간을 거부하지 않았다. 또 어느새 자원봉사자들도 하나 둘 늘었다.

“희망벨이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의 전달자가 되고 이웃이 되어주는 희망의 끈으로 세워져 가고 있습니다”

이 목사가 환히 웃으며 내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화양동. 이곳에는 이미 희망의 소리가 골목 사이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비닐포장 실링기 작업 중인 봉사자와 학생들. 사진 중앙이 이해남 목사.
비닐포장 실링기 작업 중인 봉사자와 학생들. 사진 중앙이 이해남 목사.

서울시 광진구 능동로 13길 75(2층) 전화 02)4645-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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