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목회] 연극(놀이)로 만들어가는 하나님 나라를 꿈꾸며
[예술과 목회] 연극(놀이)로 만들어가는 하나님 나라를 꿈꾸며
  • 최지영 박사
  • 승인 2021.11.29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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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최지영 박사(Drama specialist, 한국교육연극학회 회장)
연극(놀이)를 통해 ‘말씀’이 ‘체험’으로 탈바꿈되는 예술 목회의 현장을 꿈꾸며. 최지영 회장.

어린 시절 마리아와 요셉, 동방박사가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연극을 기억하십니까?

교인들에게도 개인적으로 차이는 있겠으나, 주일학교 다니면서 연극 한번 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교회 속에서의 연극은 낯설지 않은 풍경입니다. 그러면서도 ‘연극’이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에게는 화려한 의상과 무대장치, 대본을 완벽하게 암기해서 연기하는 배우 등의 모습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우리가 ‘연극’이라고 통칭하는 세계에는 드라마(drama) 혹은, 씨어터(theatre)가 모두 포함됩니다. 드라마와 씨어터는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드라마는 문자로 쓰인 희곡을, 씨어터는 무대 위에 올려진 공연이라는 의미로 분리되어 사용되기도 합니다.

드라마란 ‘행해지는 것(a thing done)’, 즉 참여자들의 체험과 과정 그 자체가 중요시됩니다. 씨어터란 보이는 공간이라는 의미에 기원을 두고, 행위를 하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분리된 하나의 예술 양식으로서의 공연에 더 중점을 두고 발전해 왔습니다.

이 두 가지 개념은 모두 어린이들이 본래 가진 연극적인 성향인 ‘자연스러운 놀이’에 그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연극’의 세계 속에는 바라보기를 통한 공연예술의 영역뿐만 아니라, 우리가 직접 움직이고 체험하고 몰입해보는 세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극놀이(creative drama)는 이와 같은 개념을 바탕으로, ‘공연되는 연극’보다는 체험을 통한 ‘과정 중심의 연극’에 더 중점을 둡니다. 관객을 대상으로 한 무대 위에서의 공연 보다는 참여자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즉흥적인 활동에 기반을 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편안하지만 질서 있는 분위기 속에서, 전문리더는 몸짓 표현과 즉흥놀이 등의 요소를 제공하고, 그러한 체험은 참여자들의 생생한 상상을 끌어냅니다. 참여자들은 그들의 몸과 목소리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극화하기도 하는데, 이때도 쓰인 대본을 그대로 재현한다기보다는 이야기를 참여자들의 시각에서 재구성하고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드라마를 통해 다른 인물 또는 다른 무엇이 되어볼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점에서 미국아동극협회(CTAA: Children’s Theatre Association of America, 1978)에서는 다음과 같이 연극놀이를 정의합니다. “즉흥적이며 비공개적이고 과정이 중시되는 드라마의 한 형태로서 전문 리더의 지도 하에 참여자들은 인간의 경험을 반영시켜보고 실제로 체험하며, 그 이상의 것들을 상상하게 된다. 연극놀이이 주요 목적은 전문 배우를 훈련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참여자의 인성발달을 증진하고 체험을 통한 학습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의 아름다움은, 우리가 나 자신과 만나고 이웃들과 만나면서 이 세상과 만난 내용과 감흥들 속에 몰입해보고, 함께 나누어볼 때, 알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연극은 이처럼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 속으로, 그 아름다움 속으로 풍덩 빠지게 해주는 매우 효과적이고 아름다운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보는 연극’과 함께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연극의 세계를 ‘연극놀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하면서, 교회 학교에서, 성도들의 교제 속에서, 성탄절, 감사주일, 고난주일 등의 절기 속에서, 예배 시간에 등등, 연극놀이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체험하는 순간들이 많아지기를 꿈꾸어 봅니다.

이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 더 자세히 소개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순간들을 책임질 수 있는 전문가들을 초대 혹은 연계하거나 예술신학의 영역에서 양성하는 방안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연극놀이’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위니프레드 워드(WINIFRED WARD)는 참여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실제로 움직이게 함으로써 생생한 에너지를 쓸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행위를 하고, 주변과의 관계를 몸으로 익힘으로써 그들이 살아가는 삶을 체험하고 또한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게 된다고 했습니다.

우리도 한 명의 참여자로서, 공동체로서 하나님이 주시는 생생한 에너지를 체험할 기회를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하나님은 이 세상을 말씀으로 창조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매우 역동적인 에너지와 움직임과 관계로 구성되어 실현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시고 하나님께서는 “참 좋았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도 “참 좋았더라”의 감흥과 에너지와 세계를 느끼고 체험하고 싶습니다. 연극(놀이)를 통해 ‘말씀’이 ‘체험’으로 탈바꿈되는 예술목회의 현장을 꿈꾸어 봅니다.

최지영 박사
Drama specialist
한국교육연극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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