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목회모델] 최광순 목사(나무성찬기 제작자), “미래 교회, ‘성찬’으로 살아남을 것”
[미래세대 목회모델] 최광순 목사(나무성찬기 제작자), “미래 교회, ‘성찬’으로 살아남을 것”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1.11.1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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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목. 보고서18]
매월 일하는 목회자를 시리즈로 싣습니다.
나무 성찬기를 제작하면서 미래 목회를 준비한다는 최광순 목사와 그가 만든 나무 성찬기와 십자가. 최광순 목사 제공

예수님 같은 마음으로 선택한

미자립교회를 자립교회로 세워

박사학위 아닌 일터에서 얻은

목회 생존 능력으로 나눔까지

“나무 성찬기 보급에 전념”

“나무 성찬기 제작은 미래 목회를 위해 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이제는 전도를 해도 전도가 되지 않고 일하지 않으면 목회를 못하는 시대가 온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듣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일을 하기 위해 목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비량으로 목회해야지만 목회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 비대면으로 예배하는 시대가 됐는데, 더이상 전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목회자가 성도 없이 목회를 어떻게 할까.”

제주도에서 나무성찬기를 제작하고 있는 최광순 목사에게 미래교회 목회모델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이어,

“미래 목회는 교인들이 없는 상황에서 목회를 해야 된다. 핍박은 아니더라도 사회적 구조상 이제는 더이상 교회에 와서 교제를 할 수 없을 때 교회가 어떻게 유지가 될 수 있을까. 그렇게 연관될 수 있는 것이 성찬이다. 나무 성찬기를 제작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데 본인들이 왜 교회에만 얽매여 있었는지 후회스럽다고 했다. 코로나 때문에 더 다양한 설교들을 접할 수 있는게 좋다고 하더라. 작은교회가 대형교회의 영상예배 시스템을 못 따라간다. 그러면 어떻게 유지될까? 성찬이 있어야 된다.”

“초대교회를 보면 성찬 중심의 예전 예배다. 서구권 카톨릭은 설교가 없다. 성공회를 보면 설교가 15분이다. 그리고 예전이다. 즉 목회자가 설교에 많이 투자하는 것이나 아니라 핵심만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고 성찬을 통해서 예배가 이뤄지는 것, 설교를 못해도 성찬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감동과 임재가 느껴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게 금속이나 도자기보다는 나무 성찬을 통해 감동이 있을 것이다. 비대면으로 가정에도 이뤄질텐데 영상을 통해 예배를 드리고 집례가 이뤄지고, 가장이 아내와 아들, 딸에게 성찬을 부어준다면 그 남편 신앙이 별로일지라도 엄청난 감동이 있지 않을까. 그러면 이런 어려운 시대에 작은 교회들이 성찬을 통해서 살아남지 않을까.”

최 목사는 “미래 목회적 대안을 지금 하고 있는거다. 돈을 벌기 위해서 생존의 문제 때문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목회적 대안을 위해서 나아갈 뿐”이라고도 덧붙였다.

최광순 목사는 목원대학교 신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0년대 초반 대전지역에서 영상예배로 세미나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후 건축 및 교회 리모델링, 목공 등의 일로 일찌감치 일하는 목회자가 된 최 목사는 목회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10년 경, 동료 목회자들에게 스펙을 위해 박사학위를 받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신학교가 아닌 건축 현장에서 일을 하며 기술을 배웠다. 개척교회를 하며 일을 했지만 교회는 부흥하고 자립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10년 뒤, 새벽기도를 하며 응답을 받은 그는 스스로 미자립교회를 찾아가 교회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처음엔 자녀가 4명인 그를 미자립교회에서 거절했다. 책임질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수요예배 설교를 듣고는 5명의 성도만 남은 그 교회 담임 목회자로 부임했다.

이사하는 날, 한 후배 목사가 최 목사에게 물었다. 왜 자립교회를 두고 미자립교회로 가냐고. 그러자 최 목사는 “왜 예수님께서 하늘보좌를 뒤로하고 성육신하셨나? 십자가를 지기 위해서 가 아니었나. 정말 목사라면 좋은 환경을 내려놓고 안좋은 환경으로 가봐야 되지 않겠나. 그게 예수님의 길을 좇아가는게 아니냐”고 답했다.

미자립교회에 간 그는 “모자란 것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목공일을 하면서 부수입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게 교회에서 주는 것보다 더 많았고 생활이 안정이 되니 목회가 재밌었다. 내가 헌금을 많이 한 것도 아닌데 남은 성도들이 드리지 않던 헌금을 하기 시작하면서 교회가 1년 만에 자립했다”고 말했다.

나무 성찬기를 제작하면서 미래 목회를 준비한다는 최광순 목사와 그가 만든 나무 성찬기와 십자가. 최광순 목사 제공

교회가 자립하고, 박사학위를 같이 받자고 했던 동료 목회자가 최 목사에게 “넌 기술이 있어서 어디든 갈 수 있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기술이 있어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다? 재능이 있어서? 신앙적으로 얘기하면 하나님의 은혜인데 인간적으로 이야기하면 엄청나게 투자했다. 남들이 공부하고 열심히 목사로서 열심일 때 난 망치질하고 피스 박고 나무를 자르고. 그래서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최고의 수준까지 가버렸다. 10년이 지나고 나니 그분들이 나를 부러워하더라.”

최 목사는 한때 건축일로 한 달에 1억을 만지기도 했다. 현재는 목공으로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따로 판촉 활동을 하지 않고도 SNS를 통해 나무성찬기와 십자가를 판매 중이다. 그는 “중형교회 목사 이상으로 수익이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300점 이상의 나무 성찬기를 나눔했다.

“성찬기는 보통 스텐인데 부딪히는 소리가 싫어 나무 성찬기를 찾는 분들이 많다. 스텐 성찬기를 강대상에 올려놓지 않지만 나무 성찬기는 강대상에 전시해놓기도 한다. 금속은 차지만 나무 성찬기는 따뜻해서 성찬할 때 성도들의 마음도 따뜻해진다. 나무 성찬기를 한 점 한 점 가격을 치자면 핸드메이드기 때문에 고가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잘 모른다. 한 세트에 몇십만 원인데 나는 가격을 일당으로 매긴다. 그래서 20~25만원 정도 하는데, 목회자들이 마음은 있어도 잘 사진 못하더라. 특별히 갖고 싶지만 사지 못하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위해 작업하다 하자 나는 것을 더 손질해서 나눔을 한다.”

이렇게 나눔을 하면서도 늘 채워지는 은혜를 경험하고 있다는 최 목사. 이런 일을 하면서 그의 몸에도 많은 흔적이 남았다. 오른쪽 손가락 세 개가 절단 위기까지 가기도 하고 왼쪽 손도 무거운 물건을 드느라 변형이 일어나 수술을 했다. 일하다가 그라인더가 튀어서 바지가 찢어지고 무릎 나갈뻔하기도 하고, 직경 30센치 통나무가 기계에서 튕겨 나와서 가슴을 쳐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하기도 했다고. 그럼에도 목공일을 계속 하는 이유로 “미래 목회를 위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목공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장담 못한다. 주기가 있더라. 신학대 다닐 때 프로젝터를 준비해야 된다고 했었다. 개척해서 영상예배로 자립을 했다. 10년 지나서 건축을 86건 정도 했는데 그때 지금을 준비했었다. 지금 와서 목공을 하게 됐는데 10년 뒤에 이 일이 끝나고 다른 일을 하지 않을까. 목공이 좋다. 이 일을 많은 목회자들이 배워서 성찬기를 제작하면 좋겠다. 5년 안에 이 시장이 커질 거다. 저만 먹고 사는 게 아니라 같이 먹고 살면 좋겠다.”

나무 성찬기를 제작하면서 미래 목회를 준비한다는 최광순 목사와 그가 만든 나무 성찬기와 십자가. 최광순 목사 제공

최 목사에게 일하는 목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역으로 질문했다.

“지금 일목하는 분들이 왜 일터에서 일을 하고 있나? 일하는 사람은 철학과 가치가 분명해야 한다. 목회할 때 자립교회에서 일주일 내내 나가서 일했다. 늦게는 주일 새벽에 들어올 때도 있다. 교회를 못 돌봤다. 그런데 교회가 계속 부흥됐다. 일주일 내내 비웠는데도. 지금도 여기도 마찬가지다. 교회를 사임하고 목공일만 하는 나에게 사람들이 계속 찾아온다. 하나님의 뜻에 맞춰가면 된다.”

그리고 젊은 목회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며 “목회자들에게 자비량목회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목회가 즐거워지고 성도들에게 떳떳해진다. 일하지 않는 젊은 목회자들에게 일을 해야 될 필요성을 강조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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