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미디어의 외모지상주의 유감”
[데겔칼럼] “미디어의 외모지상주의 유감”
  • 김기태 교수
  • 승인 2021.11.1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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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모가 무기인 세상이다. 오늘날 남녀를 막론하고 수려한 외모는 사람을 평가하는데 매우 중요한 이점으로 작용한다. 그 사람의 진면목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서는 배경, 성격, 지식, 감성 등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평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드러난 외모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인은 없다. 외모가 가장 강력한 경쟁력인 시대이다. 문제는 그 정도가 과도하다는데 있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는 정도가 그 도를 넘고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점차 외모중심주의, 외모지상주의라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뿌리깊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도가 넘는 외모지상주의가 낳는 가장 큰 폐해는 인간 자체에 대한 몰이해 즉, 비인간적 사고와 인식의 사회적 확산이라는데 있다. 외모가 사람을 평가하고 호불호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임에는 분명하지만 어디까지나 부분적인 요인 또는 참고 요인이지 그 것이 절대 가치로 작용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인간 실종, 인간 파괴의 주범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확산하는데 방송을 비롯한 각종 미디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디어는 외모를 가장 중요한 출연의 전제 조건으로 활용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다른 어떤 조건보다도 미모가 TV출연의 전제 조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2.

물론 같은 조건이라면 인상이 좋거나 깨끗한 이미지의 외모가 사람들에게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의 외모 뿐 아니라 우리가 접하는 모든 정보 메시지들도 그 내용에 앞서 겉으로 드러난 외양이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이나 음반의 내용 못지않게 디자인이 판매고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히 디자인의 시대, 포장의 시대 즉, 외양이 내용을 지배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된 셈이다. 마찬가지로 각종 미디어 화면에 어울리는 외모가 출연조건의 하나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목소리로만 꾸며지는 라디오나 인쇄매체와는 다르게 영상 미디어는 이용자들에게 시청각 모두를 통해 전달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즉, 출연자의 외모 또한 미디어가 전하고자하는 의도의 하나라고 할 수도 있다.

3.

문제는 미디어의 이런 외모 중심 사고와 콘텐츠 제작 풍토가 외모 이외의 다양한 요소들을 지나치게 주변화시키고 심지어는 무시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외모지상주의라는 일종의 가치관까지 부추기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그려지는 이런 외모 중심의 인간 평가 풍토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정 수준을 넘어선 외모지상주의는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할 미디어가 겉으로 드러난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비인간적 행위와 관습을 앞장서서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외모가 아닌 총체적인 능력과 자질 그리고 성품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미디어의 깊은 성찰과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미디어 제작진들의 성찰과 반성 그리고 개선의 의지를 요구하고 싶다. 미디어를 통해 유포되고 확산되는 가치나 규범은 순식간에 전국민에게 영향을 주는 하나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로 자리잡는 현실에서 맹목적이거나 지나친 외모 중심의 미디어 콘텐츠 제작 풍토는 곤란하다. 미디어 속 인간의 모습이 각자의 고유성과 개성이 기반한 인간다움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런 외모지상주의는 오늘날 교회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교회야 말로 사람을 외모가 아닌 속사람으로 대하고 평가해야 할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김 기 태 교수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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