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청년의 눈으로 본 사회
[특별기고] 청년의 눈으로 본 사회
  • 선우태용 연구원
  • 승인 2021.11.19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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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몬의 축복 거부하고 하나님의 축복 받아야
청년들은 절망의 굴레는 자신의 대에서 끊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픽사베이 이미지.

그는 누가 죽였나

최근 한 사안을 두고 전혀 상반된 보도가 나왔다.

한 쪽에서는 중병 아버지를 굶겨 사망케 한 안면수심의 20대 아들을, 다른 한 쪽에서는 간병을 감당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떠나 보낼 수밖에 없었던 20대 아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해당 ‘간병 살인’의 2심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하고 존속살해 혐의로 징역 4년 원심을 유지했다.

이 사건을 두고 사회 각계에서는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제도라는 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지식과 시간, 노력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어느 대통령 후보는 “방임과 무관심 속에 이루어진 타살”이라고 평하기도 하였다.

종교의 자리는 어디에

이 사건이 그저 복지사각지대에서 일어난 사건이고 이번에 드러난 허점들을 잘 보완하기만 하면 되는 걸까.

하루 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사연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안타까운 지점이 많이 눈에 띈다. 휴대전화와 가스가 끊기고 쌀을 살 돈마저 없어서 2만원을 빌려 달라는 카카오톡 대화도 등장한다.

청년에게 종교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종교에 도움을 요청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 교회 성도가 아니기 때문에 도와줄 수 없었다는 말 대신에, 청년의 머릿속과 손이 닿는 지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사람들 머릿속에 있는 교회의 현재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 그 민낯을 보게 되어 회의감과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국가가 담당할 수 없는 회색지대, 사각지대일수록 종교가 그 자리를 감당해야 한다.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을 변화시킨 것은 기나긴 감옥생활이 아니라 훔쳤던 은식기를 선물하고 은촛대까지 내어준 미리엘 주교의 용서와 헌신이었다. 제도 차원에서만 본다면 요주의 인물인 장발장이 은식기를 훔치고 헌병들에게 잡혔던 순간 그의 회심도, 새출발도 모두 없는 일일 수밖에 없다.

0.84와 출산가족부

누군가는 위의 사안에 대해 교회는 사회복지를 위한 곳이 아니며 우리는 영혼과 내세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0.84라는 수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0.84라는 수치가 귀에 익다면 신문이나 뉴스를 매우 귀기울여 듣는 사람이거나 정부 정책 관련해서 일하는 사람일 것이다. 바로 2020년 '합계출산율 수치'이다.

저출산이라는 단어를 워낙 자주 듣다보니 그 심각성이 체감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정부는 출산율 올리기에서 고령화 시대에 맞는 삶의 질 개선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이는 어떤 노력도 추세를 바꾸는데 역부족임을 자인한 셈이다. 다시 말해 정부나 제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불가역적인 흐름이 바로 저출산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며칠 전에는 한 원로목사가 신문에 여성가족부를 출산가족부로 개편하자는 광고를 실기도 했다. 누군가는 전근대적이고 성차별적 발상이라며 폄훼했지만 그 진정성만큼은 높이 살 만하다. 국가도 두손두발을 다 들어버린 사안에 대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는가. 그 의도와 방법이 어떻든 교계가 나서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접근하는 건 바람직하다.

질서를 교란하는 그리스도인

저출산의 원인을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다.

양질의 일자리는 적고 그나마 일자리를 가지더라도 집을 살 형편이 도저히 되지 않는다. 서울의 명문대를 나와 유수 대기업을 다녀도 수도권에 집 한 채 장만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명문대를 가겠다고, 대기업에 입사하겠다고 주말도 방학도 없이 열심히 산 청년들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상위 10% 이상에 들어가는 청년들이 이럴진대 나머지에 속하는 대부분의 청년들은 어떠하겠는가. 이 절망의 굴레는 자신의 대에서 끊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이다. 저출산은 사회에만 국한되지 않아서 주일학교 학생수도 눈에 띄게 급감하게 만들어서 멀지 않은 미래에는 저출산으로 인해 믿음의 대가 끊어질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가지 방안을 제시해본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들었을 때는 분명 정신나간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하나님 나라의 신비를 품은 교회는 원래 세상에서 보면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의 모임이다. 우리 함께 부동산 시장 질서를 어지럽혀보자. 사람들은 갭투자니 프리미엄이니 부동산으로 돈을 벌려고 혈안이 되어 있지만 믿는 사람만큼은 부동산에서 손해를 보자.

아무에게나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다. 믿음의 대를 이어 나갈 수 있는 가정에 하자는 것이다. 맘몬이 주관하는 돈의 논리를 믿음의 가정에게 주장하지 말고 그들이 믿음의 자녀를 낳고 기를 수 있도록 물질로서 헌신을 하자.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전세를 주든지 월세를 올리지 말자. 정부 정책에 앞서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보자.

우상으로 돈을 벌던 데메드리오에게 미움을 받았던 바울처럼 우리도 부동산 신봉자들에게 미움을 받자. 그리고 내게 있는 모든 것이 주님의 것이라 말하면서 얼마를 감췄던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되지 말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주었던 초대교회 성도들이 되자. 그렇게 맘몬의 축복을 거부하고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우리가 되자.

학부에서 생명과학과 법학을, 대학원에서 목회학과 통번역학을 공부한 선우태용 목사(포항주안교회 부목사)는 예장합신에서 안수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법제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세상 안에서 기독교인됨에 대해 관심이 많다. 
학부에서 생명과학과 법학을, 대학원에서 목회학과 통번역학을 공부한 선우태용 목사(포항주안교회 부목사)는 예장합신에서 안수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법제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세상 안에서 기독교인됨에 대해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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