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목회모델] 정진 목사(천안 착한이웃교회), 트럭이 서는 곳, 아이들의 ‘교회’가 되다
[미래세대 목회모델] 정진 목사(천안 착한이웃교회), 트럭이 서는 곳, 아이들의 ‘교회’가 되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1.11.04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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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목. 보고서16]
매월 일하는 목회자를 시리즈로 싣습니다.
골목을 누비며 복음을 전하는 가스펠트럭의 정진 목사. 정 목사 제공

 

‘가족 같은 교회’ 일군 아버지

꿈꿨던 개척교회 이룬 아들

복음 싣고 골목골목 다니며

1대1로 복음 전하고 삶 나눠

동네 아저씨, 삼촌에서 목사로

“아버지가 굉장히 존경스럽다. 그래서 개척에 대한 부담감이 덜했다. 아버지가 36년 전에 개척을 하셨는데 목회 모습들이 좋아 보였다. 크게 부흥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좋아 보여서 따라하고 싶었다. 농담을 해도 받아줄 수 있는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요즘 교회는 서로 간에 말 실수로 상처받는 시대이지 않나. 가족 같은 모습 때문에 목회보다 ‘교회는 가족이구나, 어떻게 식구 같은 공동체를 만들까’ 생각해보니 개척교회 밖에 할 수 없더라. 대학교 다닐 때 여의도순복음교회 성가대를 했는데 결국엔 소그룹으로 나눠지는 것을 보면서 과연 그렇게 교회 생활하는게 맞을까 고민했다. 나중에 목회를 하게 되면 대형교회보다 개척교회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이기도 하다.”

36살의 정진 목사(천안 착한이웃교회)는 가스펠트럭으로 기독 언론에 주목을 받았다. 지난 여름 내내 찿아가는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한 정 목사에게 “개척교회 목사 아들이 개척교회를 꿈꾼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가스펠트럭이란 정 목사가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싣고 골목골목 누비며 복음을 전하는 트럭이다. 처음엔 카트에 장식장을 싣고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나눠줄 수 있는 잡동사니를 올려놓고 시작했다가 트럭으로 바꿨다.

“가스펠트럭은 오픈 룸이기 때문에 문을 내리면 딱 애들 가슴 높이다. 아이들을 만나면 아이컨택도 잘 되고 대화가 자유롭다. 교회에서는 강단에서 만나기 때문에 아이들도 올려줄 수 없지만 가스펠 트럭 예배당이 강단이라면 아이들이 문턱 없이 올라올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마치 대형교회 강단에 뛰어노는 느낌이랑 같다. 함께 말씀을 들으며 아이들 눈높이를 맞추고 심장 박동수를 맞춘다. 트럭에 4명까지 태우는데 나머지는 ‘미안하다. 30분 있다가 오라’면 온다. 2시간 뒤에도 온다. 내 수준이 초등학교 1학년이라 만만해서 오는 것 같다. 교회 문턱을 낮추는 게 아니라 만만해져야 된다. 여기가 교회라고 하면 다 놀란다. 그 자리에서 성경을 보여준다. 그러면 애들이 체험으로 받아들인다. 주님을 만난다.”

가스펠트럭 사역이 1년이 넘었다.

“단골손님은 약속하고 모이는 곳에 가고, 시간대를 약속하고 만나기도 한다. 만나면 인사하고 자기들끼리 논다. 난 그 자리를 지켜준다. 그 아이들끼리만 있을 때 비속어가 많이 나오는데, 그런 아이들을 앉혀서 힘드냐고 이것저것 대화를 나눈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아저씨, 삼촌이라고 했다가 이제는 목사님이 됐다. 한 명씩 불러서 인정해주면 아이들이 좋아한다.”

골목을 누비며 복음을 전하는 가스펠트럭의 정진 목사. 정 목사 제공

이렇게 만난 아이들을 착한이웃교회 성도들이 한 명씩 품고 기도하게 한다. 성도들은 아이들을 품으면서 제자양육하는 정 목사의 마음을 이해하기도 하면서 목자의 마음을 갖게된다. 시작은 목사가 하지만 양육은 성도들이 하는 것이다. 특별히 아이들의 사진을 보고 기도하는데 “아이들이 나가고 들어가도 복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정 목사의 요청이 있어서다.

“6년 동안 행사랑 기획 다 해봤는데 5년 지나고 나니 정말 중요한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제자가 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작년 10월부터 기획도 안하고 무조건 제자양육을 한다.”

많은 교회에서 제자양육을 하고 있지만 정 목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자의 제자 양육’이다.

“제자양육법을 연구하고 배웠는데, 대형교회는 성경공부, 지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도화되고 조직화 된 성경공부를 벗어나기 어렵다. 성경적으로 돌아가서 보면 초대교회를 세울 때마다 디모데와 누가를 데리고 다녔는데 봐야 되고. 항상 같이 먹고, 따로 부르시고 말씀 나누시고. 그게 말씀 양육이라고 생각한다. 주님이 가르쳐주신 방법대로 양육하는게 맞지 않을까. 제자는 기필코 제자를 생산해내야 한다. 증인이 되라고, 제자를 삼으라고 하셨는데 제자 훈련을 받는게 아니라 예수의 마음으로 제자를 세워야 한다.”

정 목사는 또 일하는 목회자다. 성악을 전공한 그는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유아성악을 특강하기도 한다.

“대학에서 성악과 작곡을 전공하고 신대원에 입학했다. 어느 날 지역 내 한 어린이집 원장님께서 아이들 유아성악 특강을 요청하여 수업을 나갔다. 첫 수업을 지켜보시고는 계약을 하자고 하셔서 신대원 수업에 지장이 없는 날을 정하여 일하기 시작했고, 다른 곳도 일이 들어오게 되어 세 군데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이 첫 번째 일터사역이 되었다.”

나눔에 대한 특별한 사명으로 정 목사는 3년 전 지역 내 목회자 평신도분들과 함께 사회적협동조합을 준비하며 이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사회적협동조합이 창단 되고 여러 국가보조금 사업에 응모하는 일도 하고, 청년 일자리 사업도 하게 되고, 카페도 하고, 마을재생 사업도 했지만 결국 지속되지는 못했다. 교회 카페도 오픈했는데 2년을 못 버티고 문을 닫았다. 정 목사는 그 원인을 시장조사 부족과 낮은 마진률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감사하게 카페에서 만난 청년과 이웃이 전도되었고, 청년은 현재 청년회장이 되었다.

젊은 목사의 눈에 한국교회는 어떻게 보일까. “감히 말하기 힘들지만”이라고 먼저 운을 뗀 정 목사는 “말씀에 벗어난 목회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수님이 섬김의 모습으로 낮은 자의 모습으로 제자들 양육했던 방식으로 초대교회가 세워졌는데 역사적으로 기독교가 공교회화 되고 가정교회가 무너지면서 건물이 교회가 됐다. 가정과 교회가 분립되면서 교회에서만 사랑하게 되는 이중성, 그게 1700년 동안 계속 되어진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공동체를 살려보려고 하는, 초대교회로 돌아가서 삶 속에서 마을이 교회가 되는 운동들을 하고있는 분들이 계시기에 희망이 있다고 본다.”

골목을 누비며 복음을 전하는 가스펠트럭의 정진 목사. 정 목사 제공

일하면서 목회하면서, 힘들지 않을까.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목사가 되었다는 것, 주의 길을 가겠다는 것 자체는 에스라 선지자가 말했던 것처럼 말씀을 준행하고 연구하며 가르치기 힘쓰는 예언자와 선지자의 사명인데 말씀을 연구하는 시간이 부족해지는게 사실이다. 목회자로서 목회에만 전념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게 가장 힘들다. 목회자로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부족한 시간은 잠을 줄여서 힘들고, 변화되지 않는 삶 속에서 변화되어야 하는 내면의 갈등이 힘들다.”

보람된 일로는 “시험이나 어려운 문제들이 있는 상황 속에서도 푯대가 바로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다. 세상에서 박해를 받고 어려움 당하더라도 진리의 길이신 예수님을 붙잡을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일하는 동료 목회자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는 “자신의 분야에서 프로페셔널한게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도 실패와 좌절을 경험했지만, 절대 주저앉지 마시고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갈고 닦아서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은 찾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일하는 목회자들이 어떤 일이든 전문성을 가지고, 10년은 해보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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